【투데이신문 조유빈 기자】 영화를 혼자 보는 ‘혼영족’이 늘고 있는 가운데 롯데시네마가 1인석 예매 관람객을 차별한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시네마가 1인석 예매 관람객에게는 다인석을 예매하는 관람객보다 한정된 좌석 선택권을 제공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같은 형평성 논란은 최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 ‘롯데시네마 혼영족 좌석 차별’이라는 글이 게재되면서부터 도마에 올랐다.
해당 게시글에는 같은 회차의 영화임에도 1인 관람객으로 설정하면 2인 관람객 예매 때보다 예약 가능한 자리가 한정된다는 주장이 포함됐다. 1인 예매자의 경우 비인기 좌석인 앞쪽 자리 위주로 배치도가 나왔다는 볼멘소리도 있었다.
실제 롯데시네마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살펴보면 인원수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좌석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롯데시네마 외 CGV나 메가박스 등 관련 업계에서도 1인 예매자일 때 제한된 좌석을 안내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이는 영화관 입장에서 혼영족이 인기좌석에 앉게 되면 커플이나 가족 단위의 손님을 놓쳐 손해가 날 수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가령 세 자리가 비었을 때 혼영족이 먼저 가운데 자리를 차지할 경우 2명의 일행은 함께 앉을 수 없으니 다른 곳을 알아보게 된다. 결국 1인분 가격을 지불한 혼영족이 사실상 3인분의 자리를 차지한다는 계산이다.
이에 영화관에서는 혼영족으로 인한 ‘죽는 자리’를 만들지 않기 위해 인원수에 따라 예약 가능한 좌석 배치도를 다르게 보여주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누리꾼들의 반응도 각각 차별이라는 주장과 이해가 간다는 주장으로 나뉘고 있다.
해당 게시물을 접한 누리꾼들은 “기분 나쁘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게 정당한 일은 아니다”, “가격은 똑같은데 차별하는 건 문제가 있는 것이 맞다” 등과 같은 반응을 보였다.
반면 “나 같아도 비인기석으로 배치할 것 같긴 하다”, “기업은 최대이익을 내야 되는 입장이니 좌석수를 더 많이 활용하는 것뿐이다”, “다른 영화관도 다 마찬가지다” 등의 의견도 존재했다.
롯데시네마 측은 이 같은 조치가 영화관을 찾는 2인 이상 관람객의 편의성과 효율성을 고려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실제로 영화 관람객 중에는 1인보다 2인 이상이 많다 보니 그에 대한 편의와 효율을 고려해 시스템적으로 로직(좌석 배치에 대한 별도의 법칙)이 돼 있다”며 “자리 개수, 예매 현황 등과 같이 영화관의 상황에 따라 예약 가능 좌석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인 관람객을 차별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 1인 좌석 관련해서 논란이 불거지기 전부터 내부적으로도 논의가 되고 있던 상황”이라며 “다만 아직 현재로선 정확히 말씀 드리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 영화산업 관계자 또한 “1인 관객은 양옆이 비워져 있는 것을 선호하며 중간 좌석을 띄엄띄엄 배치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에 따라 2인 관객들은 1인 관객 때문에 떨어져 앉거나 영화 관람을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고 토로했다.
다만 이는 업체 측에서 이익 중점으로 바라본 관점인만큼, 소비자 입장에선 불이익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소비자시민모임 이수현 실장은 “영화관의 이 같은 결정은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약하는 사례다. 이와 관련해 불만을 가진 소비자가 많다”며 “2인 좌석만 된다고 특별히 지정돼 있는 것도 아니며, 동일한 금액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공급자의 이익 측면에 맞춰 해당 차별을 받는다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 납득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