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데이트 지연 등 불만 확산
개발사 ‘시황 악화 영향’ 호소
전문가 ‘소통 투명성’ 지적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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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변동휘 기자】 크립토 윈터가 이어지면서, *소프트 러그풀에 대한 논란이 지속 발생하는 모습이다. 투명한 소통을 바탕으로 홀더(투자자)들과 개발사 간 신뢰 회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프트 러그풀(Soft Rug pull): 그럴듯한 비전을 내세워 투자금을 모은 후 사업계획을 제대로 진행하지 않거나 방치하는 것.

러그풀 논란은 NFT(대체불가 토큰) 시장에서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현대건설 NFT를 비롯한 대기업 프로젝트도 예외없이 의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현대건설은 샌드박스네트워크의 PFP(프로필 이미지) 프로젝트 메타 토이 드래곤즈와 협업해 75주년 기념 PFP NFT 750여개를 발행했다. 국내 건설사 최초로 관련 사업에 나섰지만 이후 별다른 사업 진행이나 해명이 없어 투자자들의 항의와 환불 요구가 이어진 사례가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의 블록체인 전문 자회사 메타보라 역시 구설수에 올랐다. 이들의 시간 NFT 서비스 ‘투데이이즈’의 경우 지난해 2월 말 이후 사실상 방치돼 있다는 논란이 일었다. 같은 해 10월 출시된 블록체인 골프 게임 ‘버디샷’에서도 보라컵 대회 일정이나 구글플레이 론칭, 업데이트 등의 일정 진행이 이용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토크노믹스 역시 부실하다는 비판이 유저 커뮤니티에서 제기됐다. 

특히 ‘버디샷’의 경우 횡령 논란이 일어난 이후라 이용자들의 불안감이 더욱 큰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한 직원이 내부 정보를 입수, 무단으로 BID(게임 내 토큰)를 발행해 개인 지갑으로 송금한 뒤 이를 보라 토큰으로 전환해 현금화했다는 내용이다.

당시 메타보라 측은 해당 직원이 BID를 임의로 발행한 것이 아닌, 자신이 보유한 보라 토큰을 이용한 것으로 횡령은 아니라고 해명했으며, 홀더들의 신뢰 훼손 우려에 따라 해당 직원은 해고 조치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후속조치에 대한 설명이나 재발방지 대책 등이 없었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지 제공=카카오게임즈]
[이미지 제공=카카오게임즈]

다만 개발사 입장에서도 할 말은 있다. 시황이 얼어붙은 상태다 보니, 다소 조심스러워지는 측면이 있어 각종 계획들이 지연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루나-테라 사태와 FTX 파산 등 부정적 이슈들이 부각됨에 따라, 개발사 입장에서는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는 해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각종 악재로 인해 부정적 인식이 강해진 상태다 보니, 블록체인 프로젝트 개발사 입장에서는 적극적인 움직임을 취하기보다는 숨죽이며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메타보라 측 관계자는 최초 “내부 사정으로 일정이 다소 지연된 부분이 있지만, 계획됐던 내용들을 순차적으로 공개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가, 추후 “확인 결과 ‘버디샷’에서는 일정이 지연된 바 없다”고 정정했다.

관련업계 전문가는 토큰을 발행하는 게임사나 상장사들이 ‘투명한 소통’이라는 부분을 놓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블록체인 분야는 타 업계와 달리 커뮤니티와의 투명한 소통이 가장 중요하며, 이 때문에 많은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은 대표자가 직접 AMA나 각종 채널 등을 활용해 커뮤니티와 더욱 긴밀하게 만난다. 

하지만 전통적인 게임사들이나 상장사들은 이러한 방식으로 소통을 진행해온 전례가 거의 없다. 때문에 그들은 기존의 방식대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지만, 가상자산 투자에 익숙한 이들에게 이는 불투명성 혹은 ‘불통’으로 받아들여진다는 지적이다.

블록체인 액셀러레이터 디스프레드의 예준녕 공동대표는 “투명성은 블록체인의 가장 중요한 철학이다”라며 “모든 사항을 밝힐 수는 없더라도 공개할 수 있는 최대한의 정보를 커뮤니티에 투명하게 알려주며 소통하는 것이 블록체인의 기본 이념에도 부합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부정적 이슈가 크게 터져서 시장에 대한 시선이 곱지 못한 것도 사실이기에, 운신의 폭이 위축된다는 개발사들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가 된다”면서도 “오히려 그럴수록 더욱 투명하게 커뮤니티와 소통하고자 하는 태도를 보여줘야 홀더들도 회사에 대한 신뢰를 다시 갖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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