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R114, 수도권 아파트 전세갱신계약 중 40% ‘보증금 감액’
【투데이신문 홍기원 기자】 부동산경기 침체와 전세사기 여파가 겹치면서 서울지역 비(非)아파트 매매 및 전세거래량이 크게 줄어든 모습이다. 수도권 아파트 전세 갱신계약은 10건 중 4건이 보증금을 낮춘 거래로 나타났다.
24일 부동산 정보제공업체인 경제만랩은 지난 1월~4월까지 서울지역 연립·다세대, 단독·다가구 등 비아파트의 매매 및 전세거래량이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경제만랩이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을 조사한 결과, 이 기간 동안 비아파트 매매거래량은 6840건, 비아파트 전세거래량은 3만6278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비아파트 매매는 2006년, 비아파트 전세는 2011년) 가장 적은 거래량이다.
비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지난해 같은기간(1만4175건)과 비교해 51.7% 감소했으며 특히 강서구는 거래량이 1737건에서 600건으로 떨어져 전년동기 대비 65.5%나 줄었다. 비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지난해 동기간 역대 최고인 5만3326건을 기록했으나 1년 만에 최저 거래량을 갱신하게 됐다.
이에 반해 서울 아파트 매매 및 전세거래량은 지난해보다 증가한 상황이다. 지난해 1~4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역대 최저인 5085건이었으나 올해는 동기간 9957건으로 지난해 대비 95.08%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량은 1~4월 5만5172건으로 2011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비아파트는 아파트와 비교해 환금성과 가격 상승 가능성이 떨어지는데다 최근 전세 세입자를 구하기 어렵게 되면서 역대 최저 거래량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경제만랩 황한솔 리서치연구원은 “전세사기 영향으로 비아파트 전세 기피현상이 생겨나면서 갭투자도 사라지고 매매 거래량도 얼어붙었다”라며 “비아파트와 아파트의 주거선호도와 가격 격차는 더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수도권 아파트 전세시장은 전체 갱신계약 중 감액갱신 비율이 40%대까지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날 부동산R114는 이달 수도권 아파트 전세 갱신계약 10건 중 4건 이상이 보증금을 낮춘 거래라면서 갱신 보증금은 종전 대비 1억여원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부동산R114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달 22일까지 체결된 수도권 아파트 전세 갱신계약은 4004건으로 추정되며 이 가운데 1713건(42.8%)이 보증금을 내린 감액갱신으로 집계됐다. 보증금을 증액한 갱신계약은 1572건에 그쳐 39.3%에 머물렀다. 지난해 7월 보증금 증액 갱신계약 비중이 92.5%였던 점과 비교하면 크게 낮아진 수준이다.
부동산R114가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전세계약을 감액갱신한 수도권 아파트(1만 6275건)의 보증금을 살펴본 결과, 평균 갱신보증금은 4억4755만원으로 종전 5억4166만원에 비해 9411만원이 내려갔다. 지역별 감액폭은 서울 1억1803만원, 경기 8027만원, 인천 7045만원 순이다. 서울 강남권과 경기 분당·하남 등 일부 지역은 대형면적에서 보증금이 3억원 넘게 내려간 거래도 나타나 감액폭을 키웠다.
전세 감액갱신 계약을 했는데도 신규계약보다 보증금이 높은 사례도 상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동산R114은 1월부터 5월까지 수도권 동일단지 동일면적에서 전세 감액갱신과 신규계약이 각각 1건 이상 체결된 7271건의 사례 중 4172건은 신규계약 보증금(최고가 기준)이 갱신 보증금보다 낮았다.
부동산R114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신규계약보다 보증금이 상대적으로 높은 갱신계약이 이어진 데에는 이사비, 중개보수, 대출이자 등 전셋집 이동에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으로 판단된다”라며 “일부 지역에서는 갱신과 신규계약 사이에서 고민하는 입차인이 눌어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전셋값 약세에도 증액한 갱신계약이 있는 점에 대해서는 “최대 5% 임대료 증액 제한으로 시세 대비 보증금이 낮은 임대사업자 매물도 포함됐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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