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명 높은 희대의 살인마 ‘잭 더 리퍼’. 잔혹한 범행 수법과 엽기적인 사체 훼손 행각으로 19세기 말 영국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그가 뮤지컬 속 주인공이 되어 무대에 섰다. 신원을 알 수 없는 연쇄 살인범은 급격한 산업화로 인해 혼란했던 당대 사회를 더 큰 혼란에 빠트리며 사건을 끝내 미궁으로 남겨두었다. 무대 위에 오른 그의 행적을 좇다 보면 우리는 과연 어떤 진실과 마주하게 될까.뮤지컬 ‘잭 더 리퍼’가 개막 소식을 전했다. 지난 12월 3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한전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린 공연은 오는 2022년 2월 6일까지 이
과학 기술은 문명의 꽃을 피우는 데 커다란 역할을 해왔다. 덕분에 우리는 상상을 실현할 수 있게 됐을 뿐 아니라 감히 꿈꾸지도 못했던 일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일례로 20세기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사건 중 하나라 기록된 복제 양 돌리의 등장은 인간 복제 가능성을 열었고, 나아가 우리 삶을 더욱 넓은 범주로 확장할 수 있으리란 희망을 품게 했다.하지만 자연의 섭리를 거스른 대가는 반드시 뒤따르는 법이다. 요약하자면 불완전한 성공이었다. 윤리적 난제와 부딪힌 과학은 앞으로 인간이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어쩌면 우리가 미처 알 수
시간을 뛰어넘어 오래도록 사랑받는 작품이 가진 비결은 무엇일까. 아마도 내포된 인류의 역사를 거울삼아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도약할 디딤돌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고전의 가치가 바래지 않는 이유 역시 같은 맥락에서 조망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지금에 와서는 좀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좋은 작품을 통해서라면 날 세운 비판 대신 변화를 위한 지향점으로 삼게 된다. 빅토르 위고가 쓴 프랑스 대표 고전 문학으로부터 출발한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도 마찬가지다. 격변과 혼동으로 가득한 시대를 그린 작품에는 언제나 변치
노래가 가진 힘은 위대하다. 오로지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몇 가지 행복 가운데 하나인 노래는 아름다운 선율에 위로를 담아 지친 마음을 달래주고, 때때로 삶을 지탱할 에너지가 되어 용기를 북돋운다. 또 잊고 있던 추억을 되살려 얼어붙었던 마음을 녹이기도 한다.뮤지컬 ‘하데스타운(Hadestown)’에도 이런 노래의 위력이 잘 나타나 있다. 음악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뮤지컬에서 노래가 작품을 풀어가는 도구였다면, 이 작품에서만큼은 확실히 좀 더 특별한 의미를 내포한다. 신과 인간이 함께 부른 노래는 그 어느 때보다 황홀한 위안을
‘언니’가 돌아왔다. 붉게 칠한 입술, 아찔한 속눈썹에 과장된 가발, 반짝이는 의상까지 어느 하나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화려하다. 도도한 자태로 객석을 둘러보며 걸어와 무대에 이른 그는 이츠학과 디 앵그리인치 밴드를 향해 잠시 시선을 주곤, 쓰고 있던 마스크를 다소 신경질적으로 벗어 던졌다. 순간 그 모습이 어찌나 통쾌하게 느껴졌는지 모른다. 이때 동시에 스친 찰나의 표정 또한 예사롭지 않다. 왠지 쓸쓸해 보이는 모습에 궁금증이 일기 시작할 무렵, 마이크를 잡은 그는 이내 부드러운 목소리로 관객들을 위로하기 시작한다. 스테디셀러
‘어쩌면’이란 말엔 참 다양한 의미가 담겼다. 확신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어떤 가능성을 이야기하고 싶을 때, 우리는 이 표현을 꺼내 든다. 무수히 많은 가능성에는 불가능성 역시 포함돼 있다. 하지만 그 불확실한 뜻을 품은 표현 속에 일말의 희망을 품으며 미래를 그린다. ‘그들은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마치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 읽어봤을 법한 동화처럼 말이다.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도 마찬가지다. 불안과 희망이 공존하는 그 어디쯤에서, 우리는 과연 어떤 마지막을 꿈꾸고 있을까.웰메이드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과연 이게 가능할까?’상상 속 공간이 현실에 완벽하게 구현됐을 때 느껴지는 감정이란 벅찰 만큼 특별하다. 게다가 ‘저세상 세계관’에서 금방이라도 튀어나온 듯한 캐릭터들이 살아 움직이는 모습을 본 순간, 더할 나위 없이 짜릿한 기분에 저절로 어깨가 들썩인다. 머릿속에 떠오른 물음표를 단번에 느낌표로 바꿔 준 작품, 바로 뮤지컬 이야기다.뮤지컬 가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관객들과 만났다. 오는 8월 8일까지 이어질 예정인데, 당초 계획보다 조금 늦게 막을 올리게 돼 아쉽게도 공연 기간이 길지 않다. 브로드웨이
낯설지만 신선하다. 흔치 않은 공연, 그래서 더 매력 있다.라이선스 뮤지컬 ‘그레이트 코멧’ 한국 초연이 연일 뜨거운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사실 개막 소식이 들려온 후로 가장 시선을 끌었던 뮤지컬 중 하나였다. 그러나 지난 2020년 9월에 첫선을 보이려던 작품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개막을 연기해야만 했고, 당초 계획보다 조금 늦은 2021년 3월이 돼서야 비로소 관객들과 만날 수 있었다. 다행히도 이번엔 무사히 궤도에 올라 반가운 개막 소식을 전한 ‘그레이트 코멧’은 오는 5월 30일까지 서울 유니버설 아트센터에서 상연될
꿈꾸는 자는 언제나 아름답다고 했던가. 어디선가 우연히 마주한 문장은 책상 위 한구석을 꽤 오랫동안 차지했다. 언제 떼어버렸는지조차 까마득하지만, 꿈으로 가득했던 그 시간이 조금도 헛되지 않았음을 안다.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Man of La Mancha)’가 전한 메시지 역시 다르지 않았다.요즘을 살아가는 모두에게 빛이 되는 이야기,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가 서울 샤롯데씨어터에서 힘찬 막을 올렸다. 안타깝게도 개막일이 수차례 미뤄져 지난 2월 2일에야 비로소 시즌 첫 공연을 올렸고 오는 3월 1일까지 공연될 예정이었다. 그
요즘은 ‘K’라는 수식어 하나가 곧 브랜드이자 국가적 자부심을 의미한다. 작년 초엔 K-방역 덕분에 한국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팬데믹에도 안전한 공연을 펼칠 수 있는 나라로 주목받았고, 각종 문화 콘텐츠들은 탄탄한 온라인 매체를 기반으로 도약할 준비를 하며 수준 높은 퀄리티를 인정받았다.또한 해외 제작자들이 한국에서 공연할 수 있는 방법을 적극 모색할 정도로 K-문화는 가능성 있는 시장이면서 동시에 대체하기 어려운 존재감으로 자리하게 됐다. 이런 변화의 흐름 속에 곧 한국 뮤지컬도 ‘K-뮤지컬’이란 독창적인 장르로 우뚝 설 수 있으리
최근 들어 우리 역사 바로 알기에 대한 대중적 관심과 애국 의식이 날로 고취되고 있는 가운데 주목할 만한 작품이 올라왔다. 바로 오랜만에 새로운 옷을 입고 찾아온 뮤지컬 ‘명성황후’ 이야기다.뮤지컬 ‘명성황후’가 지난 1월 19일과 20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반가운 인사를 전했다. 이번 공연은 뮤지컬 ‘명성황후’ 탄생 25주년을 기념해 1995년 첫인사를 올렸던 장소에서 상연돼 더욱 의미가 깊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틀에 걸친 단 3회의 프리뷰 공연만을 마치고 곧바로 공연을 중단해야만 했다. 애당초 1월 6일 개막 예정
“이제부터 우리는 영원한 적(敵)입니다!”간절히 바랐던 신의 선택이 자신이 아니었음을 확인한 남자. 그는 높은 곳에 있는 신을 향해 날 선 전쟁을 선포한다. 돌아선 뒷모습, 울분에 가득 찬 목소리엔 말로 다 하지 못할 만큼 복잡한 감정이 담겼다. 음악의 신동을 뛰어넘지 못한 범재로 기억된 자. 바로 안토니오 살리에리(1750~1825)다.연극 ‘아마데우스’가 지난 2020년 11월 17일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개막했다. 오는 1월 17일까지 공연될 예정이었으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연장 실시로 인해 지난 12월 8일부터
시대의 흐름과 관계없이 유행을 타지 않고 오래도록 사랑받는 곡들엔 그만의 이유가 있다. 귓가에 속삭이는 듯한 멜로디에 마음을 대변한 가사는 누구나 공감할 만한 감성으로 완성돼 짙은 울림을 남긴다. 주옥같은 노래들은 많은 이들로부터 계속해서 불리며 꺼지지 않는 생명력을 부여받는다. 추억의 명곡이 눈앞에 생동하는 장면들로 펼쳐지는 순간, 심장은 더 빠르게 뛰기 시작한다. 대한민국 대표 창작 뮤지컬 ‘그날들’ 이야기다.뮤지컬 ‘그날들’이 돌아왔다. 2013년 초연 이후 올해 다섯 번째 시즌을 맞이한 작품은 지난 11월 13일부터 2021
드디어 ‘광주’의 막이 올랐다. 어두운 무대 위에 일렬로 선 배우들의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 비장했다. 그중에 유난히 반가운 얼굴이 보였다. 바로 민우혁이다. 무대에 설 때면 그는 늘 강한 힘이 담긴 눈으로 관객들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그런데 이번 작품에선 뭔가 느낌이 다르다. 어떤 확신이 담긴 눈. 아마 ‘박한수’를 연기하기로 마음먹은 순간부터 그의 눈빛은 또 다른 빛깔로 선명하게 빛나기 시작했을 것이다. 달라진 이유가 궁금했다. 뮤지컬 ‘광주’로 또 하나의 새로운 여정을 시작한 뮤지컬 배우 민우혁을 지난 12일 오후 서울 삼청동
오페라 하우스를 빛내던 유령의 배턴이 이제 젤리클 고양이들에게 넘겨졌다.뮤지컬 ‘캣츠’가 당초 예정대로 서울 샤롯데씨어터에 무사히 상륙했다. 지난 9월 9일에 시작해 오는 12월 6일까지 이어질 이번 내한공연은 뮤지컬 ‘캣츠’ 40주년을 기념한 공연이기도 해서 더욱 의미가 깊다. 위드 코로나 시대에 만난 ‘캣츠’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다시 한국을 찾았을까. 놀랍게도, ‘캣츠’가 달라졌다. 그것도 아주 창의적이면서도 또 한 번 새롭게 변화했다.뮤지컬 ‘캣츠’는 히트작 메이커인 작곡가 앤드류 로이드 웨버와 제작자 캐머런 매킨토시가 처음
꿈을 위해 도전하는 사람의 모습은 언제나 아름답다. 하지만 말 그대로 도전이기에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때로는 주저앉고 싶은 순간이나 포기하고 싶은 상황과도 마주해야만 한다. 그런데 여기, 끝 모를 꿈길을 따라 걷다 운명처럼 만나 한 팀을 이룬 네 명의 청년들이 있다. 치열하게 경쟁해야만 하는 순간에도 서로 같은 꿈을 그렸기에 무엇보다 응원이 앞섰던 그들이다. 이번 인터뷰의 주인공은 항상 진심을 담아 노래하는 팀, 레떼아모르(Letteamor)다.8월의 끝 무렵, JTBC 프로그램 ‘팬텀싱어3’를 통해 결성된 크로스오버 그룹 레떼
【투데이신문 최윤영 칼럼니스트】 행복한 사람의 얼굴에선 환한 빛이 난다. 그리고 그 빛은 자연스레 주변마저 화사하게 밝히기 마련이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배우 김소향의 얼굴에는 햇살처럼 밝은 기운이 가득했다.뮤지컬 ‘마리 퀴리(연출 김태형, 제작 라이브(주))’로 다시 한 번 무대에 오르며 자신만의 캐릭터를 완벽히 구축한 그는 연이은 무대에도 불구하고 조금도 지친 기색이 없었다. 한 번도 타기 어려운 노벨상을 2회나 수상한 최초의 과학자이자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과학자로 손꼽히는 마리 퀴리지만, 일찍이 퀴리 부인으로 더 널리 알려졌던
“우리, 현실감 있게 살자. 좀!”시끌벅적한 교실 안. 제이미를 향한 헷지 선생님의 말 한마디는 어느새 메아리가 되어 내내 머릿속을 맴돌기 시작했다. 과연 현실감 있게 산다는 건 어떻게 사는 걸까. 그런데 이 어려운 질문에 제이미가 놀랍도록 통쾌한 대답을 보여준다. 열쇠는 다름 아닌 바로 나 자신에게 있었다. 2020년 최고의 기대작이자 웨스트엔드 히트작으로 손꼽혔던 뮤지컬 ‘제이미((원제 : Everybody’s Talking About Jamie)’가 초연으로 확실한 존재감을 알렸다.지난 7월 4일에 시작해 오는 9월 11일까지
‘‘유령’은 여전히 건재했다.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 서울 공연이 지난 3월 14일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개막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인해 공연 진행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지만 유령은 변함없는 모습으로 극장을 지켰다. 일찍이 한국에서는 이미 많은 공연들이 중단되거나 취소되는 아픔을 겪었고, 좀처럼 꺼질 줄 몰랐던 브로드웨이의 화려한 불빛도 지난 3월 13일(미 현지시간 기준)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지사가 500명 이상의 모임을 금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이래 기약 없는 셧다운이 결정된 상황이었다. 오랫동안 유령의 무대
맨덜리 저택의 문이 다시 열렸다. 누구도 거부할 수 없을 만큼 강렬한 매력, 바로 ‘레베카’의 귀환이다. 뮤지컬 ‘레베카’가 2년 만에 반가운 개막 소식을 알렸다. 지난 11월 16일 시즌 첫 공연을 시작으로 내년 3월 15일까지 이어지는 일정이다. 게다가 카이, 신성록, 알리 등이 새롭게 합류한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며 관객들의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서스펜스의 여제’ 대프니 듀 모리에의 동명 소설(1938년 작)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레베카’는 오스카상 수상작인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대작 영화 ‘레베카(1940년 작)’와 유사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