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이종우 칼럼니스트】 사대(事大)라는 말을 한자 그대로 번역하면 ‘큰 것을 섬긴다.’는 뜻이다. 네이버 국어사전에 따르면, ‘약자가 강자를 섬긴다’고 나온다. 국학자료원의 『문학비평용어사전』에 따르면, 사대는 『맹자(孟子)』 「양혜왕장구(梁惠王章句) 하(下)」에서 제(齊) 선왕(宣王)이 맹자(孟子)에게 “웃 나라와 교린을 맺는 데에도 도(道)가 있습니까?”라고 묻자, 맹자가 대답해 이르기를 “(도가) 있습니다…오직 지혜로운 사람만이 작은 나라 임금으로서 큰 나라를 섬길 수 있습니다.(齊宣王 問曰交隣國 有道乎.
【투데이신문 이종우 칼럼니스트】 여기 있으면 그냥 촌놈 되는거잖아요!오늘 강의 시간에 한 학생이 울음 섞인 목소리로 외쳤던 말이다. 그 학생의 말에 따르면 자신이 가고 싶었던 학교는 수도권에 있는 모 대학교인데,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망치면서 우리 학교에 오게 됐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학생의 아버지께서 자신이 이름도 모르는 이 학교에 다니는 것을 매우 싫어하셨고, 지금 토익 공부를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을 올리고, 가고 싶은 학교에 편입학을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대2병(중2병과 비슷하게 대학교 2학년생이 겪는 병. 자신감이 줄어들
【투데이신문 이종우 칼럼니스트】 요즈음 필자가 강의하는 교양 과목명은 각각 ‘다문화와 역사발전’, ‘세계문명사’다. 두 과목 모두 제목과 소재 자체의 범위가 너무나 넓어서 처음 강의를 배정 받고 무척 당황했다. 그러나 ‘교양과목’인만큼 대학 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갖출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는 내용들을 중심으로 강의를 진행 중이다.필자는 개념에 대한 내용을 꼭 강의하는 편이다. 두 과목 모두 역사, 혹은 사(史)라는 단어가 들어있어서, 역사라는 것에 대한 개론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다. 또한 각 과목에서 ‘문화’라는 단어와 ‘문명’이라는
【투데이신문 이종우 칼럼니스트】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가 부모님이 살고 계신 곳과 가깝고, 그 학교가 개강을 한 관계로 필자는 요 며칠 부모님 댁에서 묵었다. 저녁식사 때 부모님과 식사를 하면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던 중 부모님께서 결혼 이야기를 하셨다. 결혼 이야기를 하면서 부모님이 하신 말씀은 ‘결혼 하려면 돈 모아야 되지 않겠냐?’라는 것이었다.이런 대화 속에서 문득 예전부터 고민하던 칼럼 소재가 생각났다. 그것은 바로 80년대에서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열쇠 세 개’, 즉 집 열쇠, 자동차 열쇠, 사무실 열쇠로 대표되는 신
【투데이신문 이종우 칼럼니스트】 도날드 트럼프(Trump. Donald J.)가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지구촌이 조용한 날이 별로 없다.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과 그 이후 그가 펼치는 정책은 세계 역사를 크게 흔들고 있다. 트럼프가 미국의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고, 제45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면서 등장한 용어가 하나 있다. 바로 ‘샤이 트럼프’라는 말이다. 자신이 트럼프를 지지한다는 사실을 겉으로 표현하지 않는 지지층이나 지지자를 일컬어 샤이 트럼프라고 지칭했는데, 이들이 선거 때 대거 트럼프에게 투표했고, 이로 인해 트럼
【투데이신문 이종우 칼럼니스트】 필자가 참여하고 있는 역사 팟캐스트(podcast)인 《이이제이》에서 “윤금이씨 살해사건 사건”을 다루기로 했다. 이 사건의 주요 내용은 1992년 10월 28일에 동두천에서 미군을 상대하는 술집종업원인 윤금이씨가 미군 병사에 의하여 살해당했다는 것이다. 팟캐스트 녹음 준비를 위해 자료를 조사하던 중 필자는 문득 “화냥”이라는 단어가 궁금해졌다.사전에서 “화냥”이라는 단어를 찾아보면 “서방질 하는 여자”라는 뜻이라고 나온다. 보통 여성을 비하해서 부르는 “년”이라는 접미사를 붙여서 “화냥년”이라고 부
【투데이신문 이종우 칼럼니스트】 “도깨비”라는 드라마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오늘 칼럼의 제목인 “쓸쓸하고 찬란하神 도깨비”는 그 드라마의 원래 전체 제목이다. 이 드라마를 방영한 tvN 측의 프로그램 설명은 간단하다.불멸의 삶을 끝내기 위해 인간 신부가 필요한 도깨비, 그와 기묘한 동거를 시작한 기억상실증 저승사자. 그런 그들 앞에 ‘도깨비 신부’라 주장하는 ‘죽었어야 할 운명’의 소녀가 나타나며 벌어지는 신비로운 낭만 설화.이 드라마는 역사와 설화를 아우르면서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드라마이다. 도깨비(공유 분)가 영원불멸의 존재
【투데이신문 이종우 칼럼니스트】 이번 칼럼은 필름의 역사 이야기로 시작하겠다. 개인적으로 한 때 사진 촬영에 취미를 붙인 적이 있었다. 종교사 전공이라 그런지 자료 획득을 위해서 사진 촬영은 필수였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사진 촬영에 취미도 붙이게 됐다. 그에 따라 비싼 돈을 들여서 자연스럽게 카메라와 렌즈를 구입하게 됐고, 이런 저런 조작을 통해서 더 좋은 품질의 사진을 찍으려고 노력했다.사진 촬영에 취미를 붙이고, 장비를 구입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소위 ‘장비병’에 걸리게 됐다. 한 때는 매일 온라인 쇼핑몰을 들락거리면서 렌즈와
【투데이신문 이종우 칼럼니스트】1216년(고려 고종 3), 거란족이 당시 고려 영토였던 강동성(江東城)에 들어간다. 고려와 거란의 관계는 많이 알려져 있다시피 매우 좋지 않았다. 고려는 발해를 계승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발해를 멸망시킨 거란족에 대하여 적대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었다. 이로 인해 작게는 거란족이 그들이 멸망시킨 발해 땅에 세운 요(遼)에서 친선 우호의 의미로 보낸 낙태를 다리 밑에 묶어놓고 굶겨 죽이기도 했다. 크게는 건국 초부터 고려는 요나라 사이에 크고 작은 전쟁을 많이 치렀다. 강감찬 장군의 귀주대첩
【투데이신문 이종우 칼럼니스트】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혁명’이라는 단어는 조금 두렵고 낯선 단어일지도 모른다. 아마 한국전쟁이라는 동족상잔의 비극과 이로 인한 사회 불안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지난 11월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춘천을 지역구로 하고 있는 새누리당 소속의 김진태 의원의 ‘무슨 혁명 하겠다는 거예요. 공산주의 혁명, 사회주의 혁명, 두 가지 말고 또 뭐가 있어요?’라는 발언도 아주 약간은 이러한 두려움에서 비롯됐을지도 모른다.그런데 ‘혁명’이라는 단어는 유학의 고전인 『맹자(孟子)』에서 비롯됐다.
【투데이신문 이종우 칼럼니스트】 6.8 혁명은 1968년 5월에 프랑스에서 파리대학 학생 및 청년 노동자를 중심으로 한 프랑스 사람들이 드골정부에 항의해 벌인 사회변혁운동이다. 1968년 5월에 시작됐기 때문에 다른 말로 5월 혁명이라고 일컬어진다.(사전에서 6.8 혁명을 ‘운동’으로 간주하는 것은 그 의미를 많이 축소하는 것으로 보인다. ‘운동[movement]’과 ‘혁명[revolution]’은 엄연히 그 의미가 다른데, 표제에는 ‘혁명’이라는 단어를 쓰면서, 풀이에서는 “운동”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은 잘못된 설명이다. 필자 주
【투데이신문 이종우 칼럼니스트】 트라우마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외상성 신경증(外傷性神經症)을 뜻한다고 나온다. 영어사전에는 정신적 외상, 충격적인 경험, 부상, 외상을 뜻한다. 이를 종합한다면, 트라우마는 몸에 심각한 충격을 받거나, 충격적인 무엇인가를 경험했거나 느낀 이후 그것에 대한 공포를 가지고 계속 두려워하고 회피하는 것을 뜻한다.트라우마는 심리학에서도 매우 중요한 논제(論題) 중 하나이다. 서동욱은 그의 글에서 트라우마가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 기본 개념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사르트르의 “우리 의식의 배후에서 우리
【투데이신문 이종우 칼럼니스트】아, 그리고 늦게 가담하긴 했지만, 공신 자리는 꼭 부탁하오만······.위의 인용문은 영화, 『간신』에 등장하는 유자광이 중종반정의 순간에 반정 세력에 가담하면서 반정의 수장이었던 박원종에게 한 대사이다. 『간신』은 폭군(暴君)으로 평가되는 연산군이 여색(女色)을 탐하다가 중종반정으로 인해 왕위에서 쫓겨난 과정에서 등장하는 간신배와 충신들, 그리고 복수를 꿈꾸는 사람 등에 관한 이야기를 주된 내용으로 한 영화이다.영화에서 등장하는 대표적인 간신은 임사홍-임숭재 부자(父子)와 유자광이다. 영화 속에서
【투데이신문 이종우 칼럼니스트】 막강한 힘을 가진 사람이 세상에 본인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경우가 있다. 자신의 힘을 악하게 드러내는 사람이야 악행을 숨기고 싶기 때문에 그렇다고 바로 이해가 되지만, 선하게 발휘하는 사람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지 않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슈퍼맨과 배트맨이다. 이러한 경우는 스스로가 공명심이 없고, 세상의 시선을 받고 싶지 않거나, 그 역시도 숨기고 싶은 것이 있기 때문이다. 권력을 가진 사람이 어떤 방식으로 권력을 휘두르건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는 것은 숨기고 싶은 무엇인가가 있을 확률이
【투데이신문 이종우 칼럼니스트】 성종 6년(1475), 주원이라는 사람이 죽은 사건이 성종에게 보고된다. 『성종실록』 56권, 성종 6년(1475) 6월 9일 병술 7번째 기사에 사건의 정황이 자세히 나오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범인은 양인(良人) 여성인 석을금과 건리였는데[이름을 봤을 때는 양인이 아닌 노비인 것으로 보이는데, 『성종실록』에는 양녀(良女), 즉 양인 여성이라고 밝혔다.], 시장 가운데에서 주원(朱元)과 서로 싸워, 한 사람은 주원의 옷깃을 눌러 잡고, 한 사람은 머리로 주원의 가슴팍을 들이받아, 주원을 그날
【투데이신문 이종우 칼럼니스트】 지진 때문에 온 나라가 공포에 휩싸였다. 지진이 시작된 경북 경주에서 멀리 사는 사람들도 불안감을 호소하는데, 경주 지역 주민들의 공포심은 짐작하기 힘들 정도로 클 것이다. 언론에서도 우리나라가 지진 위험 지역이 됐다는 것과 우리나라의 지진 대비가 너무나 허술하다는 것을 앞다퉈 보도했다.여기에서 재미있는 것은 우리나라 역사상 지진의 횟수도 많이 보도한다는 사실이다. 『삼국사기』 기록에 경주 지역에서 있었던 지진으로 1000여명이 사망했다는 기록을 인용해서 보도하고, ‘조선왕조실록’의 기록을 참고해서
【투데이신문 이종우 칼럼니스트】 작년 이맘때 칼럼에서 필자는 본 지면을 통해 「누구를 위하여 축문(祝文)은 읊히나!」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한 적이 있다. 해당 칼럼을 통해 필자는 무리한 차례는 결국 돌아가신 조상을 추모하기 위한 것이 아닌, 살아있는 사람들이 섭섭함을 풀기 위한 것이며, 이것은 때로는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의견을 전달하고 싶었다. 즉 성하지 않은 몸상태나 차례상을 차릴 수 없는 경제 상황인데 무리하게 차례상을 차리는 것은 순전히 산 사람들의 이기심에서 비롯된 것이며, 조상들이 과연 달갑게 받을는지
【투데이신문 이종우 칼럼니스트】사화(士禍)의 사전적 정의는 “조선시대에 조정의 신하와 선비들이 반대파에게 몰려 화(禍)를 입은 사건”이다. 조선시대 신하 집권층은 흔히 훈구(勳舊)와 사림(士林)으로 구분되고, 보통 훈구가 사림세력을 제거한 것을 사화라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구도는 조금 단순하다. 반대파에 단순히 훈구 세력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고, 훈구세력 전체가 사림 탄압에 참가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사화는 훈구세력이 왕에게 요구해 일어난 것이 보통이다. 무엇보다도 훈구세력 사이의 갈등으로 인해서 일어난 사화도 있다는 점
【투데이신문 이종우 칼럼니스트】고사성어(故事成語)의 사전적 정의는 말 그대로 “옛 이야기에서 유래되어 생긴 말”이라는 뜻이다. 보통 네 글자의 한자로 이루어진 단어들이 많아서 사자성어(四字成語)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옛 이야기”는 보통 중국과 우리나라의 역사와 그 이야기를 담은 역사서, 그리고 『논어(論語)』나 『맹자(孟子)』 같은 고전들에 등장하는 기록들이 많다. 즉 고사성어는 그냥 네 글자를 대충 이어붙인 것이 아니라, 엄연히 근거가 있는 이야기들이 많다는 의미이다.조삼모사(朝三暮四)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조삼모
【투데이신문 이종우 칼럼니스트】어떠한 것을 비교할 때 보통 사람들은 공통점을 확인하면서 유대감을 가지고, 차이점을 확인하면서 상대방을 적대시 하는 경우가 많다. 학계에서도 비교는 매우 중요한 연구 방법 중 하나인데, 학계에서의 비교에는 공통점과 차이점을 모두 중요시 여기면서, 비교의 궁극적인 목적이 있어야 된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이러한 사실은 단지 학계에서 해당되는 전제조건은 아닐 것이다.신돈과 홍국영. 이 두 사람의 차이점은 명확하다. 시대적으로 신돈은 고려 말의 인물이고, 홍국영은 조선시대 인물이다. 또한 신분상으로 신돈은 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