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심리카페·한의원·스타트업 운영하는 이채은 대표
심리상담·한의학·IT 융합한 최초의 기업 ‘마음스토리’
마음 건강 챙기는 ‘예담’, AI 데이터 활용한 ‘닥터앤유’
국내 넘어서 아랍 3국·베트남 등 해외 진출 준비
세상은 넓고 스타트업은 많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진흥원에 조사 결과, 2020년 기준 스타트업은 300만개, 매출액은 1000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스타트업 성공 사례로는 카카오, 당근마켓, 야놀자 등을 꼽을 수 있다. 앞으로의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이들이 스타트업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엔데믹 이후 찾아온 경제위기로 스타트업은 혹한기를 맞고 있어 이에 따른 지원과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이에 발맞춰 투데이신문은 한국여성스타트업협회와 함께 [K-스타트업 열전]을 선보인다. 해당 연재를 통해 용기와 도전으로 중무장한 스타트업의 남다른 비전과 스토리를 소개하고, 스타트업 성장 파트너의 역할을 하고자 한다.
【투데이신문 왕보경 기자】 ‘K-스타트업 열전’이 세 번째로 만나본 기업은 마음스토리(대표 이채은)다. 현직 한의사가 운영하고 있는 마음스토리는 정신 건강 영역과 한의학을 함께 다루는 국내 최초의 기업이다. 단순한 마음 진단을 넘어서 의료 플랫폼 영역까지 역할을 확장한 마음스토리의 시작과 성장, 그리고 이채은 대표의 창업스토리와 성공 전략을 소개한다.
-마음스토리에 대해 간단히 소개 부탁 드립니다.
마음스토리는 마음과 몸이 건강하고 행복해질 수 있는 서비스와 콘텐츠·상품을 제공하는 기업입니다. 마음스토리는 정신 건강이라는 키워드를 주제로 커머스와 서비스 두 가지 측면으로 운영됩니다.
마음스토리가 운영하는 ‘예담’에서는 쌍화차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정신 건강에 앞서 신체 건강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생각에서 수제 쌍화차를 판매하게 됐습니다. 정신 건강 진단이 가능한 ‘마음검사’ 서비스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심리검사를 통해서 스스로 심리 상태를 점검하고 결과에 따라 전문가의 필요성을 체크하고 조언해 주는 서비스입니다.
최근에는 심리 상담 결과와 진단을 마이데이터 형식으로 공유해 효율적인 상담과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형식)로 정신 건강 데이터 플랫폼 서비스 MVP(최소 핵심 기능이 담긴 서비스 제품)가 작년에 나왔고, 시장 출시 준비 중입니다.
-설립 계기 및 회사의 성장 과정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마음스토리는 심리검사를 할 수 있는 한방카페 ‘예담’에서부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막상 카페로 찾아오는 고객들이 가볍지 않더라고요. 당시 심리 진단에 대한 수요와 니즈를 깨닫고 심리 상담이나 병원 방문에 대한 문턱을 낮추는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사업을 확장하게 됐습니다.
예담을 2019년 10월에 인수했는데 이후 코로나가 유행하게 됐습니다. 영업 제한 등으로 예담을 운영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심리 상담 사업을 온라인으로 바꿔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온라인으로 전환해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당시 ‘코로나 블루’라는 말이 나올 만큼 사람들의 우울감이 극심했던 시기였죠. 심리 상담 시장도 커지고 비대면 서비스도 익숙해질 즈음이어서 비대면 상담은 어느 정도 무난하게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닥터앤유’라는 브랜드도 추가로 론칭하게 됐습니다. 예담이 심리 상담의 문턱을 낮춰주는 서비스였다면 닥터앤유는 전문적인 상담이 필요한 이들에게 더욱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의료·상담 플랫폼입니다.
-심리 상담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가 있다면.
어릴 적부터 사람들의 성향이 참 다르다고 느꼈어요. 가족들의 성향이 정반대여서 사람들의 심리에 대해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겼던 것 같습니다. 직업이 한의사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한의학은 기본적으로 신체와 사회적·심리적·행동적 요인의 관계를 탐구하는 ‘심신의학’입니다. 예를 들면, 한의학은 스트레스가 외부로 분출되는 사람과 내부로 향하는 사람에게 약재를 다르게 사용합니다. 진료를 보면서 스트레스가 신체적인 증상으로 나타나는 환자를 보는 경우도 있었고요. 한의학을 공부하고, 진료를 보면서 마음 건강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게 됐습니다.
-이채은 대표님이 걸어오신 길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이전부터 심리 상담에 대해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관련 공부도 하고 자격증도 따면서 대학 생활을 보냈습니다. 한의대 재학 당시에 정신 건강 관련 스타트업에서 일한 경험도 있고요. 졸업 후에는 한방 양방 협진 병원에 근무하게 됐습니다.
진료를 보면서 사람들이 민간요법과 한의학을 혼동한다는 것을 느끼게 됐어요. 예를 들면 한약인 ‘쌍화탕’과 일반 음료인 ‘쌍화차’를 같다고 알고 있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쌍화차 카페를 인수해 이런 부분을 제대로 설명하고 알리고 싶었어요. 여기에 심리적인 상담 요소를 더해 ‘한방 심리 카페’라는 새로운 영역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2019년 말에 부천에 위치한 한방 카페를 인수했지만 다음 해 코로나로 인해 영업 정지 방침이 생기며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후로는 온라인 영역으로 사업을 전환했습니다. 예담을 운영하며 한의학과 정신과 진료, 심리 상담 치료 세 가지 영역이 조화를 이루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세 분야가 협력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이후 B2C(기업과 소비자 간의 거래) 서비스를 시작하게 됐고, 이제는 B2B(기업 대 기업 사이의 전자 상거래)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하게 됐습니다.
-지금까지 달성한 사업적 성과와 앞으로의 전략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회사를 외부에 소개할 때 ‘데이터를 다루는 회사’라고 말씀드립니다. 추후 목표가 환자의 정신 건강 데이터를 병원에 공유하고 제공하는 것이다 보니 B2C와 B2B 전 영역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습니다. 데이터가 꾸준히 축적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사업적인 성과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랍 3국과 베트남 등 해외 국가 진출 준비 중입니다. 의료 관광하러 온 외국인이나 재외국민이 자국으로 돌아갔을 때 연속성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게 목적입니다. 온라인 일기 서비스를 통해 증상과 상태를 기록하고, 해당 국가의 한의사에게 연계할 수 있는 서비스를 해외 특허 출원낸 상태입니다.
현재 해외에 ‘빅데이터에 기반한 메타 인지 향상을 위한 일상 정보 피드백 방법 및 시스템에 대한 특허’ 서비스를 출원 요청 했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측면에 집중해 사업을 진행할 생각입니다.
-국내 상품이나 서비스 중 특허 승인을 받은 경우는 없나요.
현재 국내 특허 등록된 서비스는 3개가 있습니다. 먼저 빅 데이터를 기반으로 감정을 예측할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감정에도 사이클이 존재합니다. 어느 시점에 우울함을 느끼던 사람이 어느 기점으로는 회복이 되기도 하고요. 이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미래의 감정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빅데이터에 기반한 메타 인지 향상을 위한 일상 정보 피드백 방법 및 시스템에 대한 특허’입니다. 생활 패턴과 감정의 상관관계를 분석하고, 피드백을 주는 시스템입니다.
세 번째는 ‘인공 지능에 기반한 심리 맞춤 솔루션 제공 방법 및 시스템’ 특허입니다. AI를 기반으로 현재 심리 상태에 대해 분석 후 솔루션을 제시하는 서비스입니다.
추가로 B2B 사업인 닥터앤유에서도 국내 특허를 출원했습니다. 한의학에는 서로 다른 감정을 자극 시켜서 정신적인 문제점을 치유하는 ‘오지 상승 요법’ 이론이 있습니다. 이를 활용한 치료 관리 특허를 출원한 상태입니다.
-스타트업을 운영하며 정부로부터 받은 도움이 있으신가요.
‘예담’의 서비스를 진행하면서 데이터 바우처 사업에 AI 데이터 수요 기업으로 선정돼 감정 분석 데이터를 확보했습니다. 차세대 융합기술연구원에서도 관련 사업 지원을 받았습니다. 사업 지원을 받으며 상담 전문가·전문의의 필요성을 느끼고 내담자가 원하는 경우 마이데이터 형식으로 진료나 상담 내용을 공유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지난해 청년창업사관학교를 통해서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형식)으로 정신 건강 데이터 플랫폼 서비스를 개발하게 됐습니다.
-AI와 데이터를 상담과 한의학 분야에 활용하는 게 새롭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 한의학계에서도 데이터 기반 AI 분석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나요.
최근 한의학계에서도 빅 데이터나 AI를 도입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한의학은 ‘어떤 약재를 인체에 어떤 방식으로 활용했을 때 이러한 효과가 나왔다’라는 의학 역사를 담고 있기 때문에 일종의 빅 데이터라고 볼 수도 있고요. 한의학에 AI나 빅데이터 같은 최신 기술이 결합되면 유의미하고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현재 스타트업 운영 외에도 다양한 일들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원동력이 무엇인가요.
책임감입니다. 사업을 운영하면서 직원 월급을 주기 어려울 만큼 힘든 시기가 있었어요. 당시 ‘저지른 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정부 지원 사업도 찾아보고, 창업 지원 사업도 알아보고 사업이든 직원이든 모든 것을 책임지기 위해 노력해 왔던 것 같습니다.
제가 94년생이거든요. 사실 당시에 했던 모든 일들 전부 20대였기 때문에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체력, 의지, 정신적인 스트레스 등 모두 젊으니까 버틸 수 있던 것 아니었나 싶네요. ‘젊음’과 ‘체력’ 두 가지도 원동력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회사를 운영하면서 겪었던 고충이나 시행착오가 있다면
금전적인 부분과 사람, 특히 사람 간의 사이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사업을 진행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사람과의 갈등을 겪게 됩니다. 예를 들면 대표의 관점과 직원의 관점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갈등이 발생하기도 하고요. 갈등을 어떻게 풀어가면 좋을지, 상대와 내가 건강한 상태에서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지 고민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강의를 진행한 적도 있습니다.
-여성 스타트업 대표로서 고충은 없는지.
개인적인 고충이 있다면 결혼과 육아입니다. 두 가지 부분을 인생의 어느 지점에 넣어야 할지가 고민이에요.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도 일종의 비즈니스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업적으로는 외부에서 저를 대표가 아니라 비서 혹은 직원으로 보시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후에 대표라는 것을 알고 나서는 태도가 바뀌는 경우도 있었고요. 물론 여자 대표가 흔치 않다 보니 오히려 좋게 봐주시는 경우도 있었고요.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음스토리만의 경쟁력이 있다면
정신 건강 영역과 한의학, IT를 결합한 최초의 스타트업이라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음스토리가 내세우는 것은 단순한 한의학이나 심리 상담이 아니라 그들의 ‘융합’이라고 생각해요. 의료와 IT의 융합, 그리고 의료와 심리 상담의 융합까지 다양한 분야와 원만한 융합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독보적이고 경쟁력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마음스토리의 철학은
아무래도 정신 건강이라는 키워드로 사업을 운영하다 보니 윤리적 요소를 고려하고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스타트업 대표이기도 하지만 한의사이기도 하잖아요. 의료인으로서 사업에 접근해야 하는지, 기업인으로서 사업에 접근해야 하는지 고민했었습니다. 고민 끝에 정신 건강 영역만큼은 ‘의료인’의 입장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사업을 하고 기업을 운영하더라도 의료인으로서의 윤리성과 도덕성을 잃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이자 철학입니다.
-예비 스타트업에 조언 한 말씀 부탁드린다.
사업자 등록증을 이르게 내지 말라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네요. 정부에서 청년 창업을 장려하는 추세다 보니 예비 창업에 대한 지원이 매우 많습니다. 저는 비교적 빠른 속도로 사업을 진행하다 보니 이러한 지원을 받지 못했어요. 정부 지원 사업 같은 경우 대상이 신규 창업자나 예비 창업자로 한정된 경우가 많습니다. 예비 창업에 대한 정부 지원 사업, 교육 등을 충분히 듣고 준비해 나가면서 생태계에 진입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마음스토리’의 지향점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스타트업 특성상 변화를 겪을 수밖에 없어요. 세상도 빠르게 변하고 있고요. 초기에는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지만, 지금은 이런 추세와 변화에 적응한 상태입니다. 운영 중인 사업이 뒤처지지 않고, 변화에 잘 따라가며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Mentor Coaching(한국여성스타트업협회 임은정 협회장)
스트레스, 과도한 압박, 비대면화 등 다양한 요인이 현대인의 정신 건강 문제를 촉발하고 있다. 이는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가정·직장 등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로 인해 최근 정신 건강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 듯하다.
이러한 흐름에서 정신 건강 영역과 한의학을 함께 다루고 있는 마음스토리는 매력적인 서비스다. 대표자가 한의사라는 부분도 역량 면에서 강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모든 서비스가 IT와 융합되는 추세다. 마음스토리도 지속적인 데이터 축적 및 AI와 결합하면 비즈니스 모델이 고도화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락인효과 (Lock-in)만 좀 더 보완되면 더 좋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정신 건강 영역에서는 유사한 서비스들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데 선점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는바 이 부분을 잘 활용하고 정신 건강 영역에서의 브랜드화해 정신 건강 서비스하면 마음스토리라는 공식이 되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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