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중 20대가 50.3%로 가장 많아…남성도 25.8%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지난해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이하 디성센터)가 성인사이트와 SNS 등에서 삭제한 디지털성범죄 피해 영상물이 전년 대비 15%가량 증가한 24만5000여건으로 파악됐다.
피해자 중 상당수는 20대 이하로 조사돼 디지털성범죄로부터 저연령층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이 요구된다.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와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은 2일 이 같은 내용의 ‘2023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디성센터에서 지원받은 피해자는 총 8983명으로 전년 7979명 대비 12.6% 증가했다. 상담, 삭제지원, 수사·법률·의료지원 연계 등 총 지원 건수는 27만5520건으로 전년(23만4560건)과 비교해 17.5% 늘었다.
디성센터 전체 지원 건수 가운데 삭제 지원 건수는 24만5416건으로 전년과 비교해 14.9% 증가했다.
플랫폼별로 살펴보면 성인사이트가 11만4672건(46.7%)으로 가장 많았고, 뒤이어 검색엔진 7만3245건(29.9%), 소셜미디어 3만5599건(14.5%) 순이었다.
성인사이트의 경우 대부분이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 피해영상물 삭제지원에 다소 어려움을 겪었지만, 국외 유관기관들과의 협업 창구 발굴 등을 통해 신속한 삭제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 여가부의 설명이다.
검색엔진 삭제지원은 전년 대비 97.8%(3만7025건→7만3245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디성센터는 피해자 관련어(키워드) 검색을 통해 검색엔진 플랫폼에 관련 정보 삭제를 상시 요청하고 있는 상태다.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및 수사기관 요청에 의한 영상물 등 당사자 등의 요청 없이도 삭제 지원한 사례는 전체 삭제 지원 건수 24만5416건 중 5만2992건(21.6%)으로 집계됐다.
피해자 총 8983명 중 여성은 6663명(74.2%), 남성은 2320명(25.8%)인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대별로는 10대와 20대가 각각 24.6%, 50.3%로 전체 74.9%를 기록했다.
피해자와 가해자 관계는 채팅상대·일회성 만남 등 일시적 관계가 3391명(37.8%)으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으로는 미상 2059명(22.9%), 모르는 사람 1868명(20.8%), 친밀한 관계 870명(9.7%), 사회적 관계 766명(8.5%), 가족관계 29명(0.3%) 등이 뒤를 이었다.
피해 유형을 살펴보면, 디성센터에 접수된 1만4565건 중 유포불안이 4566건 (31.3%)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으며, 불법촬영 2927건(20.1%), 유포 2717건(18.7%), 유포협박 2664건(18.3%) 등의 순으로 드러나 피해자 1인당 평균 1.6건의 중복피해를 경험하고 있었다.
지난해 개인정보가 함께 유출된 피해영상물의 삭제 지원 건수도 전체 삭제 지원 24만5416건 중 5만7082건(23.3%)이었다. 개인정보 동반 유출 피해는 전년 대비 45.3%가 증가해 피해자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여가부는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지원 강화에 나설 전망이다.
우선 피해영상물이 피해자를 식별할 수 있는 개인정보와 함께 유포된 경우 2차 피해 등 방지를 위해 해당정보의 삭제 지원을 강화할 수 있도록 관련 법·제도 개선사항을 검토하고 관계부처와 협의해 나간다.
오는 7월에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지원을 위한 국제사회 협력을 촉진할 수 있도록 유엔여성기구(UN WOMEN) 성평등센터와 함께 디지털 성범죄 대응을 위한 국제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 국내법이 적용되지 않는 성인사이트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응을 위해 디성센터와 해외 피해자지원 기관 간 업무 협약을 지원한다.
이와 함께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한 캠페인은 물론 디성센터 등 피해지원 기관 이용 방법도 적극 알려나갈 예정이다.
여가부 신영숙 차관은 “디지털 성범죄 예방과 피해자 ‘잊힐 권리’ 보장을 위해 국내외 관계기관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주요기획: [남녀편견지사],[존폐 기로에 선 여가부], [내 이웃, 이주민]
좌우명: 꿈은 이루어진다 다른기사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