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53만명 중 남성 간호사 6.76%, 지난해 3만명 넘어서
女 환자, 男 간호사 꺼려…꼼꼼하지 않다는 편견 시달리기도
힘쓰는 업무 전가·기피 부서 배치·승진 누락 등 차별 존재
男 증가, 의료 환경은 물론 간호사 업무 환경에도 긍정적 영향
한 부자(父子)가 교통사고를 당했다. 아버지는 사망하고, 아들은 중상을 입고 응급실로 이송됐다. 응급실에 도착한 의사가 아들을 보고 “난 수술 못합니다. 이 소년은 내 아들입니다”라고 말했다.
이 글을 읽고 의아함을 느꼈다면 의사는 당연히 ‘남자’일 것이라는 고정된 편견 하에 일종의 편향적 사고를 행한 것이다. 사실 이 의사는 ‘여성’이자 ‘아이의 어머니’였다. 이처럼 특정한 직업, 인종, 성별 등에 대한 고정된 기대나 선입견 때문에 올바른 판단을 제한하는 사고의 오류를 ‘마인드버그’라고 말한다.
이제는 세상이 바뀌었다고들 말하지만, 실제 일터에서는 금남금녀의 벽과 임금 차별, 성차별로 가득차 있다. 실제 <투데이신문>이 현장에서 만난 보육교사, 간호사, CEO, 메이크업 아티스트, 대리운전 기사, 플로리스트, 자동차 정비사, 소방관 등은 우리 사회에 뿌리깊게 자리잡은 성별에 따른 고정관념과 편향적인 관점을 지적했다.
이에 연재 기획 [남녀편견지사]를 통해 성별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직업을 택한 이들의 목소리에 주목하고, 더 나아가 성평등이 우리 사회에 자연스럽게 뿌리내릴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 관련 전문가들의 제언을 담아냈다.
【투데이신문 박효령·왕보경 기자】 남자 간호사는 지난 1936년 서울위생병원 간호원양성소에서 처음으로 배출됐다. 이후 1961년까지 총 22명의 남자 간호사가 양성됐지만, 이들은 ‘정식’ 간호사로 인정받지 못했다. 당시 간호 면허는 오직 여성에게만 허용됐기 때문이다. 남자 간호사가 정식으로 면허를 인정받은 것은 1962년 조상문씨가 최초다.
이후 수십 년이 흘렀지만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편견이 남아 있다. 병원에 가면 남성 의료진을 ‘의사’로 여성 의료진을 ‘간호사’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마인드버그’의 대표적인 예시라 할 수 있다.
남성 간호사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들을 들어보니, 우리 사회에 여전히 편견과 차별이 존재한다는 것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남자 간호사가 증가하고, 여성 의사가 늘어나 의료계에 금남금녀의 벽이 허물어졌다고는 하지만 실제 현장에는 아직 그 벽이 존재하는 듯했다.
허드렛일 도맡고, 탈의실은 저 멀리
남자 간호사 이제원(27)씨도 이를 실감하고 있다. 이씨는 지난 2022년 2월부터 간호사로서 종횡무진 활약 중이다. 같은 해 11월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에 입사해 정형외과 병동에서 2년간 근무했다. 최근에는 외과계 중환자실로 파견 근무를 나와 있다.
그는 어린 시절 장래 희망이 초등교사였을 만큼 누군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일, 남을 돕는 일에 관심이 많았다. 고등학교 시절 파주병원 간호과에서 큰 도움을 받게 된 이씨는 간호사라는 직업에 매력을 느꼈다.
어린 시절 장래 희망이 초등교사였던 이씨는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남을 돕는 일에 관심이 많았다. 헌신적이고, 이타적인 일로 남을 도우며 자아실현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그는 간호학과로 진학했다.
이씨가 졸업한 대학교의 간호학과는 한 해 약 100여명의 신입생을 모집한다. 이씨가 입학했던 2016년에는 남자 입학생이 전체 신입생의 약 30%을 차지했지만, 선후배 학번을 통틀어 평균적으로 전체 인원의 10% 정도만이 남성이다.
대학시절 이씨는 여성이 대다수인 대학 동기, 선후배들에게 스스럼없이 먼저 다가가며 원만한 교우관계를 유지했다. 다만, 남성이 적었던 학과 특성상 힘쓰는 일을 항상 도맡아 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여초 현상은 병원에 입사한 후에도 지속됐다. 현재 이씨가 근무 중인 정형외과 병동 전체 25명 가운데 이씨만 홀로 남자다. 올해엔 신규 남성 간호사 1명이 입사하면서 총 2명으로 늘었다.
간호사로 근무할 때도 여성이 대다수인 환경이다 보니 이씨는 조직 내에서 궂은 일이나 험한 일을 도맡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졌다. 환자를 들어야 하거나, 허드렛일을 해야할 때도 항상 솔선수범했다.
그 누구도 남성인 이씨에게 여성 동료들보다 먼저 나서서 힘든 일을 해야 한다고 직접적으로 이야기하거나 강요하진 않았다. 다만, 사회가 남성들에게 강인함을 요구했고, 이에 따라 이씨가 부담감을 느껴 이같이 행동했을 뿐이다.
남성 간호사들은 종종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여성 간호사 대비 상대적으로 열악한 근무 조건을 경험하게 된다. 예를 들어, 휴게실이나 탈의실 같은 기본적인 시설조차도 남성 간호사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씨가 근무 중인 병원도 그렇다. 여성 탈의실은 모든 병동마다 마련돼 있지만, 남자 탈의실은 지하 2층에 하나만 구비돼 있다. 이씨가 현재 파견을 나와 있는 근무지도 마찬가지다. 남자 탈의실은 11층에 단 하나 있다.
담당 병동의 위치와 관계없이 모든 남성 간호사는 한 곳에서 옷을 갈아입는다. 이씨는 11층까지 올라가서 환복한 뒤 근무지인 3층까지 내려가 출근해야 한다. 병동 근처에 탈의실이 있는 여성 간호사들과는 다르다.
이씨는 “사실 근무 병동 근처에 탈의실이 있는 것과 다른 층에 있는 것은 차이가 크다”며 “많이 불편하지만 저 하나 쓰자고 탈의실을 만들어 달라고 할 수도 없어 불편함을 감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툴다”, “믿음이 안 간다”... 남자라서 듣는 말들
이씨가 일을 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 중 하나는 남자라서 ‘꼼꼼하지 않다’는 이야기다. 환자에게 약 한 알을 건네고, 주사 한 번을 놓더라도 두 배는 더 친절하고 세심하게 행동했지만 ‘남자라서 행동이 서툴다’라거나 ‘믿음이 가지 않는다’는 말들을 들어왔다. 특히 나이가 지긋한 환자들은 유독 더했다.
이씨는 그런 이야기를 들을수록 환자 한명 한명을 더욱 세심히 살피고 꼼꼼하게 그들을 돌보려 했다. 그러나 애초에 선입견을 품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노력이 통하지 않았다. 이씨는 “여성 동료들과 같은 일을 해도 제가 하면 남자라서 꼼꼼하지 않다고 이야기하는 환자분들이 계셨다”며 “소독약이 몸에 묻어 닦아드리면, 남자가 잘 닦겠냐고 말하는 환자도 있었다”고 말했다.
비뇨기과의 특성상 소변과 관련된 검사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이씨가 해당 과에서 근무했던 당시 여성 환자들은 치료 목적이라 하더라도 남성 간호사가 소변 줄을 교체하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이를 반영해 남성 간호사가 소변 줄을 교체할 때 사전에 고지하는 방침을 취했지만, 이후에도 여성 환자 중 일부는 여성 간호사를 요청하는 경우가 있었다.
이씨가 간호사 생활을 시작하며 가장 많이 들은 말 중 하나는 ‘의사 선생님’이다. 혹은 병원에서 근무하는 방사선사, 물리치료사로 오해하는 경우도 많았다. 아직까지도 남자 간호사를 어색하고 낯설어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때로는 ‘남자가 의사를 해야지 왜 간호사를 하고 있냐’는 이야기를 하는 환자들도 있었다. 취재를 위해 만났던 또 다른 남성 간호사들도 이씨와 비슷한 경험을 토로했다.
의료인이지만 ‘남자’여서 불편하다
〈투데이신문〉은 남성 간호사에 대한 편견과 인식을 파악해 보기 위해 의료계 종사자 및 일반 시민 24명을 대상으로 취재를 진행했다.
간호사라는 직업을 떠올렸을 때 어떤 이미지가 생각나는지 묻는 질문에 전체 취재원의 12%(3명)가 ‘여성’의 이미지를 떠올렸다. 응답 중 ‘깔끔하게 차려입은 젊은 여성’, ‘누나 같은 이미지’, ‘20대 여성으로서 주변 친구들이 많이 취업해 친근한 느낌이 든다’ 등의 답변이 있었다.
남성 간호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 중 20%(5명)가 긍정적인 응답을 했다. ‘실제로 만나본 적은 없지만 꼭 필요하다’, ‘친절할 것 같다’, ‘여성 간호 인력이 하기 어려운 일을 담당하기 좋을 것 같다’, ‘주변에서 반대하는 의견이 있었을 텐데 이 직업을 택한 게 긍정적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듬직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 외에는 남성 간호사는 생소하다거나, 본 적이 없다고 하는 답변이 대다수였다.
병원 진료 시 남성 간호사가 본인을 담당하게 된다면 어떨 것 같은지 묻는 질문에는 부정적인 답변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까지 경험해 본 남자 간호사가 친절하지 않았기 때문에 꺼려진다’는 대답한 응답자도 있었고, 여성의 경우 대다수가 남성 간호사보다 여성 간호사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한 응답자는 ‘여성이기 때문에 신체적 증상을 이야기하고 보여줄 때 여성 간호사가 더 편하다’라고 답했다. 또 다른 여성 응답자는 ‘신체적 접촉이 있는 경우 의료인이라고 해도 신경 쓰인다’고 이야기했다. 대다수가 신체 접촉이나 노출 면에서 거부감을 느꼈다.
전체 취재원(24명) 중 의료 종사자(11명)에게 남성 간호사와 함께 근무하면 어떨 것 같은지 묻는 질문에는 10명이 우호적인 답변을 했다.
실제로 남성 간호사와 근무 경험이 있는 여성 간호사들은 ‘무거운 물건을 들 때 남성 간호사를 우선적으로 찾았다’, ‘든든하다. 남성의 힘이 필요할 때 도움을 많이 받을 것 같다’ 등의 답변을 했다.
해당 답변들을 통해 이씨의 이야기처럼 실제로도 남성 간호사들에게 체력적인 부담이 있는 업무가 편중되는 경향이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 다른 응답에는 ‘모든 직업군에 남녀가 함께 근무해도 이상하지 않은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거나 ‘남녀 각자의 장점을 가지고 같이 일하면 더 큰 시너지가 발휘됐다. 불편한 점은 없었다’는 내용이 있었다.
아직도 6%대, 갈길 먼 남자 간호사
아직까지 남자 간호사에 대한 인식과 처우는 열악하지만, 그 숫자는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04년 간호사 국가시험에 합격한 남성은 단 121명으로 전체 합격자의 단 1.1%만을 차지했지만, 이듬해 남자 합격자 수는 244명으로 두 배가량 증가했다. 이후로 남성 간호사의 숫자는 계속해서 크게 늘어나고 있다. 2009년에는 한 해 배출 인원이 처음으로 500명을 넘겨, 617명의 남성 간호사가 탄생했다.
2013년에는 1019명, 최초로 한 해 1000명이 넘는 남자 간호사가 배출됐다. 남자 간호사 연 배출 인원 1000명 시대가 열린 것이다. 2017년에는 2134명으로 한 해 배출 인원이 2000명을 넘겼을 뿐 아니라, 전체 합격자 중 남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최초로 10%를 넘어섰다. 2020년에는 한 해 배출 3179명을 달성했다.
2004년 1.1%를 차지했던 남성 합격자 비중은 20년 동안 매년 평균 1%씩 증가했다. 남성 간호사의 한 해 배출 인원과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물론 전체 간호사 중 남성 간호사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도 증가하고 있다.
2023년도 제63회 간호사 국가시험을 통해 배출된 남자 간호사의 수는 3769명으로, 전체 합격자(2만3359명)의 16.1%를 차지했다. 같은 해 전체 남성 간호사의 숫자는 60년 만에 3만명을 넘어섰다. 전체 간호사 50만9000명 가운데 남성의 숫자가 3만1963명으로 6.28%의 비중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
올해에는 그 숫자가 더 증가했다. 2024년도 제64회 간호사 국가시험 합격자 수는 총 2만3567명이며, 이 중 남성 합격자는 4050명으로 전체의 17.2%를 차지했다. 2024년 남성 간호사의 숫자는 총 3만6013명으로 전체(53만2567명)의 6.76%를 차지하고 있다.
간호사의 전문성에 대한 인식 변화, 일종의 성 고정관념에서 탈피해 소신 있게 직업을 선택하는 최근의 경향과 더불어 고용 불안정 등 경기 침체의 여파로 직업적 안정성이 보장되는 간호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다.
금남의 구역이던 간호업계에서 남자 간호사의 숫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고, 남성의 입지도 높아지고 있다곤 하지만 간호업계에서 남성은 지금도 소수에 불과하다. 전체 간호사 인원 중 고작 7% 정도만이 남성 간호사다.
이와 함께 간호사가 여성의 직업이라는 성 고정관념도 여전히 우리 사회에 잔재하며, 남성 간호사가 겪고 있는 고충들도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고 있다.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남성 간호사의 수와는 달리 우리 사회와 간호업계에서는 이러한 변화를 맞이할 준비가 되지 않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수성대학교 간호학과 오화경 교수는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 남성 간호사에 대한 보이지 않는 편견이 남아있다”며 “남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본인의 선택권이 배제된 채 응급실, 중환자실 등 특수 부서에 배치되기도 하고, 여성이 대다수인 임상 현장에서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조사에서도 남성 간호사들이 겪고 있는 고충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대한남자간호사회가 지난 2021년 남자 간호사 237명을 대상으로 취업실태 기초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35%가 근무 중 성차별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인 사례에는 ‘힘쓰는 일을 전담시키는 행위’, ‘병원 내 탈의실 및 화장실 부재’, ‘보건휴가와 같은 별도 휴가가 없는 점’, ‘여자 간호사 그룹에서의 의도적 따돌림’, ‘승진 누락’ 등이 있었다.
설문에 참여한 남성 간호사들은 ‘남자 간호사 편의시설 마련’,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개선하고 남자 간호사 진급에 대한 안정성 확보’, ‘군복무 기간 경력 인정’, ‘남자 간호사 간 네트워크 구축 필요’ 등을 성차별 개선 방안으로 제시했다.
아직까지 존재하는 남성 간호사에 대한 부정적 인식, 임상 현장에서의 처우 등으로 임상 현장을 떠나거나 간호직 소방 공무원 등으로 이직을 고려하는 남성 간호사들도 상당수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로 인한 남성 간호사들의 롤모델 부재도 업계에서 문제점으로 여겨진다.
한 국립대 병원에서 근무 중인 15년 차 남성 수간호사 A씨는 “지금은 많이 증가하고 있지만 과거에는 여성이 대다수인 환경이다 보니 남성들이 롤 모델이 될 선배를 찾기 어려웠다”며 본인도 롤모델 부재로 인한 어려움을 겪었다고 덧붙였다.
오 교수의 〈교대근무 남자간호사의 실무 적응 경험(2024)〉에 따르면, 남성 간호사들은 신체적 힘을 요구하고 높은 수준의 업무 실력을 요구하는 응급실이나 중환자실 등 특수 부서에서 교대 근무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 교수는 “남자이기 때문에 대부분 부서 배정이 선택의 여지 없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그로 인해 신체적, 정신적 소모로 업무상의 어려움을 겪을 뿐만 아니라 심신까지 지치게 된다”고 현 상황에 대해 우려했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남자 간호사 중 36% 정도가 이직 경험이 있거나 이직을 고려했다. 남자 간호사의 이직률은 간호사 전체 이직률에도 영향을 미친다. 전체 간호사 이직률의 상승은 간호 조직 사기를 떨어뜨리는 등 양질의 간호를 저해하는 부정적 요소가 된다.
이로 인해 간호 인력 확보에도 적지 않은 비용이 발생한다. 남성 간호사의 안정적인 정착을 돕는다면 전반적인 간호의 질이 올라가고 간호 전문직에 대한 인식 개선도 보다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오 교수는 “의료 대란이 일어난 현 상황에서도 알 수 있듯, 의료계에 어떤 문제나 갈등이 발생할 때 가장 먼저 피해를 겪는 것은 환자다. 남성 간호사에 대한 차별적 시선이 지속된다면 그들의 수가 감소하고 이는 의료 서비스의 질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남성 간호사들의 이탈은 환자들의 의료 서비스 질을 악화할 가능성이 있고, 성차별적인 시각을 개선하고 남성 근무자들이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男 간호사 증가, 의료업계·환자에도 긍정적 영향
남자 간호사의 증가는 다양한 간호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간호 인력의 확충을 가져오고, 더 나아가 간호 전문직의 직업적 위치 확보에도 기여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사회의 직업별 성 고정관념을 해소하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대한남자간호사회 모형중 협회장은 “과거 여성이 대부분이었던 의료팀에서 해결하기 어려웠던 일들이 성별 다양성을 통해 개선될 수 있으며 팀워크와 문제 해결 능력 향상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남성 간호사의 업계 진출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어 “남성 간호사의 증가는 성별에 따라 직업이 제한된다는 고정 관념을 깨뜨리는 데 도움이 된다. 이는 다른 직업군까지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오 교수도 “임상 현장에 머무는 남성 간호사의 숫자가 늘어나고 유지된다면 간호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는 것은 물론 의료의 질 또한 개선돼 환자들에게도 도움을 줄 것”이라 말했다.
이처럼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는 남성 간호사들의 수를 늘리기 위해 남성들의 간호업계 진입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이들이 장기간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영국에서는 간호사 부족 문제가 심각했을 당시 이를 해소하기 위해 남성 간호사들을 미디어에서 대대적으로 홍보하기도 했다. 대중들에게 남성 간호사에 대한 노출을 늘리고 이들의 필요성을 강조함으로써 사회적 인식 개선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우리나라도 다양한 홍보 매체에서 남성간호사에 대한 노출을 늘리고, 의료 기관 내에서는 남성과 여성을 구분 짓기보다는 공평한 기회를 제공하는 등 근본적인 변화를 시도해야 할 때다.
“중요한 건 성별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여자인지, 남자인지 따지지 않고 그냥 ‘간호사’라고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희를 ‘남자’ 간호사가 아니라 간호사로 생각하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간호사 이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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