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혜성 부정 대출 중 최대 158억원 손실
임종룡 회장 “환골탈태 계기 삼을 것”
조병규 행장 “‘원 스트라이크 아웃’ 도입”
【투데이신문 박중선 기자】 우리금융지주 임종룡 회장이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 특혜성 부당대출과 관련 “절박한 심정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임직원 대규모 횡령에 이어 전 지주회장 친인척까지 대형 금융사고에 연루되면서 은행의 근간인 신뢰성에 타격이 불가피해지자 우리은행은 향후 ‘원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도입한다는 강수를 뒀다.
12일 우리금융그룹에 따르면 이날 아침 임종룡 회장 주재로 우리은행 조병규 행장을 비롯해 지주사 및 우리은행 전 임원이 참석한 긴급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임 회장은 “부당한 지시와 잘못된 업무처리 관행, 기회주의적인 일부 직원들의 처신 등 여전히 허점이 있는 내부통제시스템이 이번 사건의 원인”이라며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을 이끌고 있는 모든 경영진의 피할 수 없는 책임으로 철저히 반성하고 절박한 심정으로 지금의 상황을 하나하나 짚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 행장도 “은행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과거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인식하고 조치를 취해야 할 부분은 반드시 명확하게 규명하고 다시는 이런 일일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규정과 원칙을 준수하지 않는 임직원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에 기반한 ‘원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통해 정도경영을 확고하게 다져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은 우리금융그룹 손 전 회장의 친인척(처남댁 및 처조카 등) 관련인이 회사의 전·현 대표 또는 대주주로 있거나 원리금 대납 등 자금거래가 있는 20개 업체에 616억원(42건)의 대출을 실행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 중 350억원(28건)에 달하는 대출에 대해 특혜성 부당대출 혐의를 받는다.
지난달 19일 기준 대출잔액은 총 304억원이며, 이 중 269억원이 단기 연체 상태거나 부실화가 진행 중이며 검사종료 이후인 지난 9일 기준 대출잔액은 총 303억원이다. 단기연체 및 부실대출 규모는 198억원으로 담보가용가 등 감안 시 실제 손실예상액은 81억원~158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우리은행의 내부통제부실 이슈가 지속되는 가운데 그룹의 전 수장마저 대형금융사고에 연루되면서 우리금융의 신뢰성은 큰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앞서 우리은행은 2022년 본점 기업개선부 차장이 회삿돈 700억원을 횡령하는 대규모 금융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이에 우리금융은 내부통제 강화를 약속했지만 올해 다시 김해지점 대리가 180억원대의 횡령 사고가 발생했다.
우리금융 측은 향후 직위에 상관없이 임직원들이 부당한 업무지시에 대해 내부제보를 할 수 있도록 업무처리 절차를 대폭 개선하고 금감원 검사 결과를 적극 반영해 리스크를 공유하고 있는 차주에 대한 여신심사 절차를 강화, 여신 감리 강화 등 추가적인 제도개선을 조속히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조 행장은 이날 오전 은행 전 임직원에 메일을 통해 “이 사건의 관련인에 대한 면직 등 인사조치는 마쳤고, 관련 여신에 대한 회수 조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