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 연세대학교가 수시 최초 합격자 발표일 나흘 전인 오는 12월 8일 자연계열 수시전형 논술 재시험을 치르기로 결정한 가운데, 추가 시험 실시에 따라 2027학년도 신입생 모집 인원이 감축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8일 교육계에 따르면 연세대는 전날 오는 12월 8일에 치러질 자연계열 수시전형 논술 추가시험 시행 일정을 공개했다. 연세대는 보도자료를 통해 “여러 수험생 및 학부모님들께서 느끼실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우리 대학과 타 대학의 수시모집 전형 일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교육부와 협의 후 이 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추가시험에는 지난달 12일에 시행된 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이 응시할 수 있고, 지난 1차 시험에 선발이 예정돼 있던 기존 261명의 합격자는 예정대로 선발된다. 1차 시험 합격자 발표 예정일은 다음 달 13일이다.
이번 추가시험은 지난달 연세대 자연계열 수시전형 논술 시험 당시 감독관의 실수로 시험지가 시험 시작 시각보다 일찍 배부되면서 발생했다.
감독관은 뒤늦게 시험지를 회수했으나 이 과정에서 수험생이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자연 계열 시험 문제지와 인문 계열 시험의 연습 답안 사진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됐다. 이에 수험생 일부가 해당 논술시험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고, 지난 15일 법원에서 이를 받아들여 논술시험의 효력이 정지됐다.
해당 자연계열 논술시험에는 1만444명이 지원해 9666명의 수험생이 응시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세대는 이번 추가시험의 배경에 대해 “법원의 판단을 통해 진실을 밝히는 것이 본교뿐만 아니라 시험에 응시한 수험생의 이익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현실적으로 단기간 내에 법원의 판결을 받는 것이 어렵게 됐다”고 설명했다.
새로 치러지는 추가시험에서는 261명의 합격자를 선발해 다음 달 26일 이전에 발표할 방침이다. 이로써 2025학년도에는 1차 시험과 추가시험을 거친 총 522명의 논술 합격자가 배출된다.
하지만 추가 시험 실시에 따라 2배가량 늘어난 입학 인원만큼 2027학년도 신입생 모집 인원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입시계에서는 현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입시에 불리한 위치에 놓일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교육부는 연세대의 추가 합격 조치에 대해 “2027학년도 모집 인원 감축 명령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종로학원은 “현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가장 큰 피해자”라며 “이번 수능 제도의 마지막 대상 학년으로 불안감 발생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더불어 종로학원은 연세대의 이번 결정으로 상위권 수시 합격선이 낮아지고 수시 추가합격이 전년보다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종로학원은 “연세대가 수시에서 261명을 추가적으로 더 선발하기 때문에 상위권 학생이 수시에 뽑혀나가 정시에서는 상위권 대학 합격선이 낮아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연세대는 1차 시험 합격자 발표 예정일인 다음 달 13일부터 추가시험에 대한 합격자 발표도 진행해야 수험생 혼란을 방지할 수 있다. 2025학년도 수시 1차 등록기간이 다음 달 16일부터 18일까지이기 때문이다.
추가시험 합격자 발표가 수시 1차 등록기간 이후 이뤄지게 되면, 이미 1차 합격한 대학에 등록을 한 수험생들은 연세대 추가합격으로 등록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연세대가 다음 달 26일 수시 추가합격 최종 발표일이 임박해 추가시험 합격자를 발표한다면 수험생 입장에서는 매우 짧은 시간에 중복합격을 확인하고 등록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 경우, 이미 등록을 한 학생들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타 대학에서도 수시 입시 진행에 피해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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