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동력 설계로 작업 부담 감소
【투데이신문 양우혁 기자】 현대자동차·기아가 착용 로봇 ‘엑스블 숄더’를 공개하며 웨어러블 로봇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현대차·기아는 전날인 27일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현대 모터스튜디오’에서 열린 ‘웨어러블 로봇 테크데이’를 통해 엑스블 숄더를 처음 공개하며 웨어러블 로봇 사업화 계획을 발표했다고 28일 밝혔다.
엑스블은 무한한 가능성을 의미하는 ‘X’와 무엇이든 가능하게 한다는 뜻의 ‘able’을 결합한 현대차·기아의 착용 로봇 브랜드다. 이번에 공개된 엑스블 숄더는 팔을 들어 올리는 작업에서 상완 근력을 보조해 어깨와 팔꿈치 관절의 부담을 줄이는 산업용 착용 로봇으로, 자동차 산업뿐만 아니라 건설, 조선, 항공, 농업 등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의 활용 가능성이 기대된다.
엑스블 숄더는 전력 없이 작동하는 ‘근력 보상 모듈’을 통해 작업자의 근골격계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크랭크 축, 인장 스프링, 멀티링크로 구성된 이 모듈은 사용자가 팔을 들어 올릴 때 스프링의 탄성 에너지를 회전력으로 전환해 상완 근력을 보조한다. 이를 통해 어깨 관절의 부하를 최대 60%, 삼각근 활성도를 최대 30%까지 줄일 수 있다. 현대차·기아는 무동력 설계를 통해 가볍고 유지 관리가 편리한 로봇을 개발했으며, 고성능 차량에 사용되는 탄소 복합 소재와 내마모성 소재를 적용해 강도는 알루미늄 대비 3.3배 높이고 무게는 40% 경감했다.
2018년부터 연구를 시작한 엑스블 숄더는 2022년부터 현대차·기아 국내외 공장에서 시제품으로 테스트를 거쳤으며, 약 300명의 작업자 피드백을 반영해 완성됐다. 이 제품은 작업 환경에 따라 최적화가 가능하도록 설계되었으며, 모듈화된 본체와 착용부를 통해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조정이 가능하다. 무게는 약 1.9kg으로 가벼우며, 어깨 관절의 가동 범위는 0°에서 180°까지 구현돼 착용 중에도 팔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기본형과 조절형 두 가지 라인업으로 제공되며, 기본형은 다양한 작업에서 범용적으로 활용 가능하고, 조절형은 특정 자세에서 최대 보조력을 제공한다.
현대차·기아는 엑스블 숄더의 상담과 판매를 시작해 내년 국내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이후 2026년까지 유럽과 북미 등 글로벌 시장으로 판매를 확대할 예정이다. 구매 희망 기업은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 홈페이지를 통해 상담을 받을 수 있으며, 기업별 맞춤형 데이터 기반 컨설팅도 제공된다. 이 컨설팅은 작업자의 동작 데이터를 분석하고 작업 부하 경감 정도를 예측해 기업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데 목적이 있다.
현대차·기아는 엑스블 숄더를 시작으로 허리 근력을 보조하는 ‘엑스블 웨이스트’와 보행 재활을 돕는 의료용 로봇 ‘엑스블 멕스’ 등 다양한 제품군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향후 AI 기술을 접목한 산업 안전 솔루션도 선보이며 웨어러블 로봇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할 방침이다.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장 현동진 상무는 “엑스블 숄더는 현장 근로자들의 피드백과 로보틱스랩의 기술을 융합해 개발한 착용 로봇”이라며 “더 많은 사람들이 착용 로봇의 가치를 누릴 수 있도록 제품군 개발과 보급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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