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HV·HV 시장 수요 증가 따른 해외 기업 실적 상승세
LS전선·대한전선, 해외 수주 성과…수익성 개선 청신호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미중 경쟁 반사이익 효과”
【투데이신문 최주원 기자】 글로벌 전력망 확충과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 확대에 따라 전력케이블 수요가 증가하며 국내 주요 업체들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 특히 유럽과 미국의 해상풍력 및 재생에너지 투자가 확대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전력케이블 수요가 증가하며 국내 기업도 해외 경쟁사와 격차를 좁히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Prysmian, NKT, Nexans 등 글로벌 전력케이블 기업들은 2024년 3분기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초고압(EHV) 케이블 수주잔고 확대와 북미·유럽 시장의 활황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EHV 케이블은 전기를 지상 철탑 대신 지하로 송전하는 방식으로, 주로 신도시 지역, 발전소 및 변전소 네트워크, 터널, 지중관로, 매설 회로 등에 사용된다.
EHV 부문에서 이들 3사의 평균 매출은 전년 대비 27% 증가했으며 Prysmian과 NKT는 EBITDA 마진율 15% 이상을 유지하며 수익성을 고려한 선별 수주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에서는 LS전선과 대한전선이 글로벌 흐름에 맞춰 수주잔고를 확대하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3분기 기준 LS전선의 수주잔고는 5조7000억원, 대한전선은 2조3000억원에 달한다.
한편 LS전선은 자회사 LS에코에너지와의 협업을 통해 유럽 중심의 EHV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북미 시장에서 UTP 케이블 매출 확대에 힘입어 수익성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또 LS전선은 지난 6일 LS마린솔루션과 함께 국내 최초의 전압형 고압직류송전(HVDC) 해저 전력망 구축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전남 완도와 제주를 잇는 90km 구간의 ‘제주 3연계 사업’은 약 2300억원 규모로, LS전선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HVDC 해저케이블 상용화 역량을 입증했다.
전압형 HVDC 기술은 양방향 송전이 가능해 신재생에너지의 안정적 연계가 지원 가능하다. LS전선은 국내 유일의 HVDC 해저케이블 상용화 기업으로서 글로벌 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LS전선 관계자는 “HVDC 해저케이블 사업은 LS마린솔루션과 협력해 통합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며 “국내 해상풍력 산업 발전과 글로벌 시장 선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전선은 저마진 사업 비중 축소로 점진적인 이익 확대를 노리고 있다. 수주 물량이 본격적으로 매출로 전환되는 2025년 하반기부터 수익성 개선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또 2027년 완공 예정인 해저케이블 2공장도 진행 중이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글로벌 전력망 시장 호황에 힘입어 올해 미국과 싱가포르 등에서 대규모 수주를 달성했다”며 “미국에서 초고압 케이블 및 전력망 사업으로 약 7300억원, 싱가포르에서 최대 약 8400억원 규모의 수주를 추가로 확보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올해 6월 해저케이블 1공장 1단계 가동을 시작했으며 2단계 증설도 진행 중”이라며 “최근 2공장 건설부지도 확정하며 생산 역량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증권업계는 LS전선과 대한전선이 해저케이블 설비 증설 및 신규 공장 가동을 통해 수익성을 더욱 개선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해상풍력용 해저케이블의 경우 유럽 시장의 수요 증가만으로도 현재 공급 능력을 초과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공급 부족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해상풍력 프로젝트 확대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 미중 갈등 심화와 글로벌 전력 수요 증가에 따른 수급 불균형이 국내 전력케이블 업체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했다. 대규모 설비 투자가 필요한 상황에서 이러한 수급 불균형이 지속될 가능성이 커 국내 업체들이 해외 경쟁사와의 격차를 점진적으로 좁힐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NH투자증권 이민재 애널리스트는 “노후화된 케이블 교체 수요와 AI 데이터센터 확장으로 인한 전력 수요 증가가 맞물리면서 전력케이블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이라며 “미국 시장에서는 중국산 케이블보다 자국산이나 중국 외 국가의 케이블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국내 업체들이 반사 수혜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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