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 최근 전 세계적으로 비만 치료제가 주목받으며 제약바이오 업계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와 미국의 일라이 릴리가 잇따라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며, 글로벌 제약사들은 물론 국내 기업들의 개발 붐이 이어지고 있다.
23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비만 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비만치료제 시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모건스탠리는 오는 2030년까지 세계 비만치료제 시장이 770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토록 시장 규모가 큰 건, 비만 인구가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과 관계한다. 비만을 ‘21세기 신종 전염병’이라고 명명한 세계보건기구(WHO)는 세계 비만인구가 지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020년 약 9억8880만명에 달하던 비만인구는 오는 2035년 19억1400만명 수준으로 뛸 것이라는 분석이다. 80억 세계 인구의 약 20%가 비만이 되는 셈이다.
비만은 만병의 근원으로 꼽힌다. 대한비만학회는 비만의 동반질환으로 제2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지방간, 관상동맥질환(협심증, 심근경색증), 뇌졸중, 통풍, 골관절염, 대장암, 유방암 등을 꼽고 있다. 비만인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관상동맥질환 1.5~2배, 고혈압 2.5~4배, 당뇨병 5~13배 발생 위험이 높다.
비만에서 기인한 사회경제적 손실 우려가 커지면서 최근 국내에선 비만을 체계적으로 관리하자는 내용이 담긴 ‘비만법’ 제정 논의도 시작되고 있다.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은 “비만은 그 자체로 암, 심뇌혈관질환, 당뇨병 등 수많은 질환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영국, 미국, 호주 등에서는 국가 정책을 통해 비만 대응에 대한 적극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비만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도 이 거대한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인식하고 본격적 경쟁에 뛰어들었다. 국내 기업들은 기존 비만치료제의 단점을 보완하고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시하기 위해 활발히 연구개발(R&D)을 진행 중이다. 차별화된 기술과 안전성 확보를 통해 시장을 파고들겠다는 전략이다.
한미약품은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기반 비만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와 GLP-1·글루카곤 이중 작용제 에피노페그듀타이드를 개발 중이다. GLP-1 유사체 성분 치료제는 우리 뇌에 포만감을 안겨 식욕을 억제하는 원리로 작동한다. ‘조금 먹어도 배부르게 느끼게’ 만드는 것이다. 두 약물 모두 회사의 독자적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가 적용돼 약효의 지속 시간을 높이는 특징을 가졌다.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경우 오는 9월 임상 3상을 마무리 짓고 2026년 출시하겠다는 목표다. 차세대 비만치료제로 개발 중인 후보물질 HM17321의 경우 이중·다중 기전을 활용해 체중 감량 외 근육 증가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기존 비만치료제들의 근감소 문제를 극복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일동제약은 자회사 유노비아를 통해 GLP-1 계열의 경구용 비만·당뇨 치료제 ID110521156을 개발 중이다. 이 약물은 인슐린 분비 촉진, 혈당 감소, 식욕 억제에 관여하며, 주사제의 불편함을 극복한 먹는 약(경구용) 형태로 개발되고 있다. 저분자화합물 기반으로 대량생산이 용이하다. 상용화 목표는 2030년이며, 기술수출 전략도 노리고 있다.
대웅제약은 GLP-1과 GIP 수용체를 동시에 자극하는 이중 작용제를 발굴해 국내 특허를 출원했다. 이 물질은 식욕 억제와 지방 연소를 동시에 촉진해 체중 감량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특히 저분자 기반 경구용 의약품으로 개발 중으로, 기존 주사제의 한계를 극복하고 복용 편의성과 치료 지속성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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