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미선
▶ 스토글 대표이사
▶ 경찰교육원 외래교수 / 교보문고 독서코칭 전문강사 / 아동문학가

【투데이신문 윤미선 칼럼니스트】이솝우화에 나오는 ‘개미와 베짱이’는 우리들에게 너무 익숙한 이야기이다.

당장은 고생이더라도 미래를 준비해야 추위에 떠는 겨울날의 베짱이 신세를 면할 것이라는 ‘유비무환’의 교훈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의 행복을 담보로 현재를 희생하라는 것은 이 시대의 상식에 불과하다.

레오 리오니의 동화에 나오는 <프레드릭>은 들쥐이다.

다른 들쥐들이 겨울을 위해 먹이를 모을 때 프레드릭은 겨울 햇살을 모으고 예쁜 꽃의 색을 모으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모은다. 겨울에 먹이뿐만이 아니라 다른 요소들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겨울이 되자 들쥐들은 돌담 속에 들어가 여름철 내내 모았던 먹이를 먹으며 처음에는 행복해 한다.

그러나 겨울이 길어지면서 먹이가 부족해지자 싸움이 시작되고, 캄캄한 굴속에서 오래 있다 보니 우울증을 앓는다. 식량 외에도 필요한 것이 겨울에 필요한 것이 식량만은 아닌 것이다.

그 때 프레드릭은 자신이 여름내 모았던 햇살과 색깔 얘기를 해 준다. 그저 이야기이지만 모두들 프레드릭의 시를 음미하고 이야기를 들으면서 긴 겨울의 추위와 외로움을 이겨낸다는 이야기이다.

우리는 먹을 것만 주면 군말 없이 사는 존재가 아닌 것이다. 우리에겐 꿈이 필요하고 사랑이 필요하고 위안이 필요하다. 먹을 것이 풍부하다고 해서 마음까지 풍부해지진 않는다.

하지만 먹지 않고도 마음까지 풍부해지는 경우가 있다. 바로 말이다. 절망에 빠졌을 때 위안의 한 마디가 힘을 불끈 솟게 한다.

타임지가 선정한 ‘20세기 4大 名 연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루즈벨트, “우리가 두려워 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이다.”
마틴 루터킹, “나는 꿈이 있습니다.
처칠, “나는 땀과 눈물과 노력밖에 없습니다.”
존F. 케네디, “국가가 여러분을 위해 무엇을 해 줄 것인가를 묻지 마십시오. 여러분이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물으십시오.”

이처럼 삶이 힘들 때, 국가가 위기에 처할 때 리더들은 한결같이 상대방에게 감동을 주고자 하는 진실한 마음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얻을 수 있었다.

그렇다면 상대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어떻게 말을 해야할까?

먼저, 상대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마음에 주파수를 맞추어보자.

상대가 관심을 갖는 분야나 상황에 맞춰 이야기를 이끌어 가면 분위기가 좋아진다.

A씨는 보험회사 영업사원이다. 그는 3년 연속 보험왕이다. 동료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는 A씨의 영업하는 방식을 보면 그가 왜 판매왕인지 알 수 있다.

A씨는 모 중소기업 회사 사무실을 방문했다. 뵙기로 한 고객이 이 회사 과장님인데 마침 과장님이 사장님의 호출을 받아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직원들은 점심식사를 마치고 차를 마시며 수다를 떨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00보험회사에 000입니다.”
“네.. 근데 제가 지금 좀 바쁘거든요.”
“아..네 그러세요. 저희 회사 팜플렛인데 시간 되실 때 읽어봐 주세요.”
“네 거기 놓고 가세요.”

직원은 동료와 계속해서 대화를 하고 있다.

“이번 주말에 용문사에 가려고 하는데..”
이 때 A씨가 끼어든다.
“아, 용문사요? 지금 가면 은행나무가 정말 좋죠.”
“용문사 가보셨어요?”
“그럼요. 제 할아버지 댁이 용문사 근처인데요.”
“그럼, 그 곳 지리는 잘 아시겠네요?”
“그 곳 은행나무가 천년이 넘었는데 볼만하죠. 여행을 좋아하시나봐요. 그래서인지 인상이 참 좋으시네요”

A씨는 용문사를 가기 위한 교통편과 그 주변에 더 둘러볼만한 정보를 주면서 직원과 유쾌한 대화를 나눈 뒤 다시 들리면 또 보자는 친밀감을 얻어 냈다.

A씨는 대화를 시작하는 법을 알고 있는 것이다. 상황을 잘 파악하여 상대방의 관심분야에 대해 도움을 줌으로써 분위기를 한결 부드럽게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상대의 관심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다방면의 지식을 쌓아야 한다. 지식이 있어야 의사소통이 잘 이루어는 것이다. 자신이 알고 있는 세계가 넓어야 폭넓은 지식을 쌓을 수 있다. 지식을 쌓기 가장 좋은 방법은 독서이다.

하지만 커뮤니케이션에서 가장 좋지 않은 것은 잘 모르면서도 아는 척하는 태도이다. 잘 알지 못하는 분야임에도 관심을 얻기 위해 내뱉은 말이 오히려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현대는 말이 신분증인 시대이다. 세상을 이끄는 힘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이다.


필자 소개 (윤미선)
스토글(스피치, 토론, 글·논술) 대표이사인 윤미선은 경찰교육원 외래교수이자 교보문고 독서코칭 전문강사, 아동문학가로 활동하고 있다. 10여 년간 전국 곳곳에 있는 기업, 학교, 관공서 등에서 스피치 관련 강의를 했다. 국내 최초로 스피치, 토론, 글쓰기 연계 프로그램을 개발했으며, 태권스피치 교재를 만들어 태권도 관장, 사범, 학부모, 학생들에게 전파했다. 스피치와 토론 시 특성화사업 강사 과정을 총괄 지휘했으며 전국 최초로 실버 감성 스피치를 개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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