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서울 코어’ 인접해 ‘전초전’ 성격
낙후된 건물 리모델링해 상권 재구성
HDC현산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로”
포스코 “글로벌 랜드마크로 설계”
【투데이신문 심희수 기자】 지난 2001년 ‘국제업무지구’로 지정된 이후 2013년 좌초되는 등 24년간 부침을 겪은 ‘용산 서울 코어’ 사업이 활력을 되찾는 중이다. 본 사업의 ‘전초전’ 격인 용산정비창 전면 제1구역 재개발 정비사업이 시공사 입찰을 앞두는 등 시동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찾아간 현장은 기존의 낙후된 상가를 리모델링해 새로운 상권으로 발전시킨 ‘가로수길’이나 ‘용리단길’을 방불케 할 정도로 ‘힙한’ 공간이었다.
용산역 1번 출구에서 나와 도보로 5분 정도 걸으면, 기존 가정집을 개조해 만든 카페와 음식점이 눈에 띄었다. 다만 대로에서 멀어져 정비창 쪽에 가까운 건물일수록 인적이 잦아들고 낙후된 건물이 길게 늘어섰다.
또, 도보 5분 거리의 용산역 1번 출구와 신용산역 3번 출구, 인접한 한강대교 북단 교차로 등 뛰어난 교통접근성이 돋보였다.
한 공인중개사는 “전면 1구역은 ‘직주근접’을 넘어 ‘직주락(樂)’의 요건이 형성된 지역”이라며 “상가 건물주 조합원들과 점주들 중심으로 형성한 힙한 가게들과 상점, 인근의 용산공원 등 즐길 거리가 풍족하면서도 교통접근성이 뛰어난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현장에 찾아간 시각이 평일 낮 3시경이었음에도 카페 대부분이 만석이었다. 한적한 골목에 비해 한 카페의 내부는 손님으로 붐볐다.
중개사는 “지난 2021년 8월경엔 20평형 기준 150만원 정도 하던 월세가 지금은 500만원으로 상승할 정도로 상권이 잘 형성됐다”며 “일부 상가 주인 조합원은 개발이 천천히 진행됐으면 하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용산정비창 전면 1구역 재개발 사업은 용산구 한강로3가 40-641번지 약 7만1901㎡ 부지에 지하 6층~지상 38층, 12개 동, 아파트 777가구, 오피스텔 894실, 상업 및 업무 시설 등이 조성되는 대규모 복합개발 프로젝트다.
공사비는 평당 960만원으로 총공사비는 9557억6076만원에 달한다.
용산정비창 전면 제1구역은 ‘단군 이래 최대 개발 사업’이라고 일컬어지는 ‘용산 서울 코어’사업지와 맞닿아 있어 추후 국제업무지구로의 사업진출 등 사업성이 높다고 평가받는다.
중개사는 “‘용산 서울 코어’사업이 완공되면 사무실 상주 인원 6만, 이동 인원은 2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또 신분당선이 들어서 용산역과 신용산역을 지하로 연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사업성이 크고 추후 집값 상승이 유력한 지역인 만큼 양사는 각자의 전략을 홍보하며 치열한 수주전을 예고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전면 1구역에 글로벌 럭셔리 호텔 ‘파크하얏트(Park Hyatt)’를 유치할 계획이다. 파크하얏트는 하얏트 그룹의 최상위 호텔브랜드로, 국내에서는 서울 삼성동과 부산 해운대 두 곳에서 6성급 호텔로 운영 중이다. 두 호텔 모두 HDC현대산업개발이 개발하고 자회사인 호텔HDC를 통해 위탁 운영 중이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용산정비창 전면 1구역을 세계적인 설계·구조·컨설팅 기업들과 협업해 글로벌 상권이자 비즈니스 허브로 탈바꿈시키는 마스터플랜을 준비하고 있다”며 “본사와 더불어 HDC현대산업개발이 용산에서 추진하고 있는 개발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포스코이앤씨는 글로벌 건축설계사 유엔스튜디오(UNStudio)와 협업해 ‘맞춤형 특화 디자인’을 선보일 예정이다.
유엔스튜디오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본사를 중심으로 전 세계 30개국에서 120여 개 이상의 랜드마크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독일 메르세데스 벤츠 박물관, 두바이 미래 교통 허브, 싱가포르 복합업무단지, 압구정 갤러리아 백화점,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등의 프로젝트에 참가했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은 오랜 기간 준비한 포스코이앤씨의 전략 사업으로, 여의도 파크원, 송도 국제업무지구 등 초대형 복합개발 경험을 토대로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을 글로벌 랜드마크로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양사 모두 용산역 인근에 대단지 아파트 시공 경험이 없다는 것 역시 특징이다. 경쟁입찰이 성사된 다른 정비사업 조합의 경우, 주로 사업지 인근에 시공된 아파트의 품질이나 사후 관리 수준을 기준으로 시공사를 결정하는 일이 잦다. 그러나 이번 사업지 근처엔 양사가 시공한 아파트 단지가 없어 이 역시 개발 계획 홍보에 열을 올린 배경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용산정비창 전면 제1구역 재개발 정비사업 조합은 오늘 오후 2시에 시공사 입찰 공고를 마감하고 오는 6월 총회에서 시공사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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