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개찰구를 통과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지난 21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개찰구를 통과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서울시가 오는 8월부터 지하철 1~8호선 첫차·막차 시간을 30분 앞당기겠다고 발표한 데 대해 서울교통공사(이하 서교공) 노동자들이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23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1일 서울 지하철의 첫차 시간을 30분 앞당겨 오전 5시부터 운행한다는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서울시는 교통 수요 분석 결과 지하철 운행 시간을 30분씩 앞당길 경우 지금보다 더 많은 인원이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번 지하철 운행 시간 조정은 환경미화원, 경비원 등 새벽 시간대 근로자의 대중교통 편의 증진에 목적을 두고 있다. 서울시는 지하철이 다니지 않는 오전 5시~5시 30분 지하철 탑승 예상 수요는 2만3097명으로 추정했다. 

서울시는 해당 수치가 막차가 당겨져 오전 12시 30분~새벽 1시 지하철을 탈 수 없게 되는 6986명의 인원의 3배에 달하기 때문에 운행 시간을 당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막차 단축으로 인해 지하철을 타지 못하는 인원은 일반 시내버스나 심야버스 등 대체 이동수단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서울시의 입장이다.

하지만 이 같은 서울시의 발표 이후 노동계에서는 즉각적인 반발이 터져나왔다. 이들은 운행 시간이 앞당겨지면 근무시간 변동이 일어남에도 서울시가 근로자들과의 사전 합의를 일체 이뤄내지 않고 운행 변경 방침을 발표했다는 것이다.

이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산하의 서교공 노동조합인 제1노조, 서교공 통합노조인 제2노조, 청년 세대가 모인 올바른노조(제3노조)는 서울시의 방침에 일제히 유감의 목소리를 표하며 반대하고 나섰다.

제1노조인 서교공 노조는 전날 성명을 통해 “서울시의 행태는 서울지하철을 설익은 정책 실험과 정치적 홍보의 노리갯감으로 여기는 짓이나 다름 없다”며 “첫차 시간 조정 여론은 열차 운행, 심야 시설·전동차 보수·점검, 역사 안전관리 등 업무 전반에 적지 않은 변화가 뒤따르는 문제이기에 다방면으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울시가 이번 방침을 일방적으로 시행할 시 노사와 서울시 간 충돌은 불 보듯 뻔한 일임을 지금이라도 깨닫고 거둬들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성명문에서 ▲노조와 시민이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 및 타당성 조사 ▲노동조건 변동에 대한 보완·개선 대책 수립과 이의 노사 합의 시행 ▲심야 연장운행 등 지하철 운행 전반에 대한 재검토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제2노조인 서교공 통합노조도 “이번 열차 시간 조정이 ‘약자와의 동행’을 위한 교통편의 제공 때문이라면 장애인 단체 교통편의에 대해서는 왜 그렇게 모질게 굴었느냐”며 “허울뿐인 약자와의 동행의 포장이다. 노동조건 변경으로 새벽 시간 노동강도가 증가하는 노동자들은 강자인지 묻고 싶다”고 날을 세웠다.

올바른노조는 운행을 앞당길 수송 수요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수요 분석이 선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운행 시간을 조정할 시 불필요한 인력과 에너지가 낭비돼 공사 재정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수도권 지하철 기본요금이 이르면 다음달 28일부터 1400원에서 1550원으로 150원 오를 예정이다. 청소년은 800원에서 900원으로, 어린이는 500원에서 550원으로 각각 100원, 50원씩 인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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