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CU·다방 등 이색 채널 확대…브랜드 노출이 관건
정체된 시장 속 가격 낮추고 채널 넓히는 전략…접점 확보 사활
【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정체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제약사들이 가격을 낮추고 유통 채널을 다변화하는 방식으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다이소와 편의점, 부동산 앱 등 이색 플랫폼과의 협업으로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려는 시도가 활발해지고 있다.
26일 제약 및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재 5곳의 국내 제약사들이 다이소에 건기식을 유통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대웅제약, 종근당건강, 안국약품, 디엑스앤브이엑스(DX&VX) 등이다. 보령의 경우 반려동물영양제를 판매하고 있다. 제품 가격대는 3000~5000원 대로 다른 판매 채널보다 비교적 저가에 팔리고 있다. 제품 용량과 불필요한 성분 등을 줄이는 식으로 입점한 것이다.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이하 건기식 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기식 시장 규모는 2020년 5조1750억원에서 2022년 6조1498억원까지 2년 만에 1조원 대나 성장했다. 하지만 이듬해부터 역성장이 시작되면서 2024년에는 6조440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 2019년 8만1559곳이었던 건기식 판매업체도 2023년 12만6804곳으로 급증했다.
시장 규모가 더 이상 폭발적으로 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건기식 사업을 영위 중인 제약사들은 판매 채널을 넓히는 등 점유율 확대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다이소 유통도 이런 배경에서 선택된 전략이다. 다이소에 입점한 한 제약사 관계자는 “제품 가격대를 고려해 생산하기 때문에 제품 마진률이 높지는 않다”면서 “다만, 소비자 접점을 더 늘릴 수 있는 이점이 있기 때문에 다이소 입점을 선택했다”고 했다.
이는 소비자 구매 패턴과도 맞물린다. 건기식 협회가 발간한 ‘2024 건강기능식품 시장 현황 및 소비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의 약 54%가 구매 시 가격을, 약 40%가 브랜드 인지도를 중요하게 고려한다고 답했다. 이 같은 경향은 저가 전략과 브랜드 노출을 동시에 노릴 수 있는 유통 다변화의 배경이 된다.
다이소뿐 아니라 편의점도 제약사들의 주요 유통 무대로 부상 중이다. 종근당건강, 대웅제약 등은 다이소와 함께 편의점에도 건기식을 공급하고 있으며, CU는 지난해 건기식 매출이 전년 대비 13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CU는 이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내 건기식 특화 매장을 5000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앞선 건기식 협회 조사에서 건기식 구매의 약 70%가 여전히 온라인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오프라인 구매 비율도 43%에 달한다. 업계는 단가 인하와 함께 오프라인 채널을 통한 ‘브랜드 접점 확대’가 경쟁력 제고의 핵심이라고 보고 있다.
마케팅 전략도 기존보다 다양화하는 모습이다. JW중외제약은 최근 부동산 플랫폼 ‘다방’과 협업해 공동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건기식 시장의 점유를 조금이라도 가져오기 위해 마케팅 경로를 다양화하는 것이다. JW중외제약은 “다방은 주로 대학생과 사회 초년생 등 20~30대 사용자 비중이 70% 이상 구성돼 있다”며 “이번 협업으로 2030 세대와 접점을 확대하는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했다.
제약사 한 관계자는 “건기식 시장이 뜨고 있다고 하지만, 워낙 플레이어가 많아 시장 자체가 많이 어렵다”면서 “진작에 레드오션으로 판단하고 있고, 유통 경로가 최근 다양화한 것도 어떻게든 시장 점유를 올리기 위한 하나의 전략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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