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바이오텍 조기폐경 치료제, 임상 1상 톱라인서 월경재개 확인
【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 줄기세포 치료 기술이 난임 치료의 새로운 접근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여성 가임력 저하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조기난소부전’(조기 폐경)을 대상으로 한 줄기세포 치료제가 국내 임상 1상에서 초기 회복 가능성을 보이며, 기존 호르몬 요법 중심의 치료에서 생식 기능 회복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주목받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차바이오텍은 최근 조기난소부전 치료제 ‘코드스템’(CordSTEM)의 국내 임상 1상 톱라인 결과를 공개했다. 탯줄 유래 줄기세포 기반 치료제인 코드스템은 조기난소부전 환자 6명을 대상으로 단회 정맥주사를 투여한 결과, 심각한 이상반응 없이 투약이 가능했고 일부 대상자에게서 난소 기능 회복의 초기 신호도 관찰됐다고 밝혔다. 특히 임상 참가자 중 한 명은 투약 18주 뒤 수년간 멈췄던 월경이 재개됐고, 또 다른 참가자에게서는 성숙한 난포가 새롭게 관찰됐다. 올해 3분기 중 더 구체적인 임상 결과보고서(CSR)가 나올 예정이다.
줄기세포 치료제는 염증 조절, 조직 재생 등의 기전을 바탕으로 난소 기능 회복을 유도한다. 지금까지 조기난소부전은 에스트로겐 기반의 호르몬 치료로 관리돼 왔지만, 유방암 등 부작용 우려로 장기 투여가 제한돼 근본적 치료제가 부재한 상황이다. 40세 이전에 난소가 기능하지 못하는 조기난소부전은 국내 가임기 여성의 약 1%에서 나타나며, 이 중 90% 이상은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현재 국내에서 줄기세포를 활용한 난임 치료제 임상에 진입한 사례는 차바이오텍이 유일하다. 다만 호르몬 조절 등 다른 방식으로 생식기능 개선이나 보조생식술(ART)을 지원하는 약물 개발은 일부 기업에서 진행되고 있다.
희귀난치질환 전문 신약개발회사 티움바이오는 자궁내막증 치료제 ‘메리골릭스’에 대해 중국 파트너사 한소제약과 함께 ART(시험관아기시술 등) 보조 용도로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메리골릭스는 경구형 약물로 황체형성호르몬(LH)의 조기 상승을 억제해 배란을 조절하고 임신율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기존 주사형 성선자극호르몬(GnRH) 대비 투약 편의성과 비용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도 재생의료 기술을 ‘차세대 국가전략산업’으로 지정하고, 관련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2021년부터 ‘첨단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을 통해 세포치료제 연구에 자금을 투입 중이며, 차바이오텍의 코드스템도 해당 사업의 지원 과제에 포함돼 있다.
난임 인구 증가는 이러한 기술 개발의 배경이 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초혼 평균 연령은 남성 33.9세, 여성 31.6세로 여성의 경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연임신 가능성이 급감하는 40세 전후에 첫 출산을 시도하는 사례도 증가하면서, 생식 기능을 보존하거나 회복하려는 수요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차바이오텍 남수연 R&D총괄 사장은 “코드스템은 현재 구축 중인 글로벌 세포주인 CHAMS-201 세포치료제로 변경하고 국내와 일본을 포함한 해외에서 임상개발을 진행해 최적의 투여 횟수 및 경로 등을 확립해 나갈 예정”이라며 “조기난소부전 환자들의 미충족 의료수요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난소의 호르몬 기능을 유지시켜 난임으로 인한 저출산·고령화 등의 사회적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주요기획 : [OLDs⑧] 코로나19 백신 피해자는 아직 터널 안에 있다
좌우명 : 진실에 가까이 다른기사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