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일까지 관세 협상 마치지 못하면 다시 1400원대 갈 수도”
【투데이신문 문영서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내달 1일부터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서한을 보낸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다시 1370원 선까지 등락하고 있다. 이에 금융시장에서는 글로벌 무역 불확실성 심화와 외국인 자금 이탈이 겹치면 단기적으로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서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8월 1일부터 한국에 25%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서한을 공개했다. 지난 4월 보편관세 10%를 발효하고 상호관세 25%를 유예한 데 이은 조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교역 상대국이 환율 조작과 과도한 부가가치세 등 정책을 실시해 지속적으로 대규모 무역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국가 비상사태에 이르렀다고 주장하며 관세 부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에 국내 증시와 외환시장은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실제로 4월 관세 충격 당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87원까지 치솟으며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날짜에는 변경이 없으며 앞으로도 변경되지 않을 것”이라며 관세 납부 개시일을 확정지었다. 그러나 같은 날 기자들과의 문답에서는 “8월 1일이 100% 확정된 날짜라고 말하진 않겠다”며 “만약 (해당 국가들이) ‘우리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하고 싶다’고 연락해 온다면 우리는 열려 있을 것”이라며 유예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8일(현지 시각) 트럼프 대통령이 반도체와 의약품, 구리에 대한 품목 관세를 언급하며 구리엔 5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뒤 구리 가격은 13% 급등하는 등 사상 최고치를 돌파했다.
iM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현재 환율이 1370원대인데 8월 1일까지 관세 협상을 마치지 못한다고 하면 다시 1400원대로 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흐름으로 봐서는 아직은 박스권 안에서 움직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KB국민은행 이민혁 연구원은 “이번에 관세율이 더 이상 높아지지 않고 연장되긴 했지만 협상이 남아있어 불확실하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시장의 불확실성 같은 경우 원화에는 안 좋은 자료기 때문에 지금 수준에서 조금 더 오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상반기에 1400원을 넘었던 이유는 관세에 대한 불안감도 있었지만 그와 동시에 탄핵 심판이 계속 지연되고 6월 전까지 대선이 치러지지 않는 등 국내 정치적인 불확실성이 상당히 컸기 때문이었다”며 “하반기 들어서는 그런 정치적인 이슈가 상당부분 해소됐고 관세 충격이 컸던 4월과 달리 어느정도 예상도 하고 있었고 시장 역시 학습효과가 있기 때문에 불확실성으로 환율이 조금 높아질 수는 있겠지만 1400원 선은 조금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