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후 지음 | 356쪽│155×215│2만원│자유언론실천재단
“긴급조치는 국가 위기 등 긴급사태에만 발동되어야 하는 인위적인 것이지만 언론자유는 하늘이 내려주신 것입니다. 인간은 자유언론적 동물입니다. 따라서 자유언론은 긴급조치 이전의 것입니다. 구치소에 있어 보니 듣고 보고 말하고 하는 것은 인간의 존재양식 바로 그 자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람은 듣고 보고 말하지 못하면 미치고 맙니다. 사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유언론이 보장되지 않으면 썩고 미치고 맙니다.”_ 본문 <긴급조치 9호 법정에서> 中
【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언론에 대한 검열과 탄압이 극심했던 유신 정권 시기, 언론의 독립과 진실 보도를 위해 앞장섰던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이하 동아투위) 2대 위원장 고(故) 안종필의 삶을 조명한 평전이 출간됐다.
안종필 위원장은 1974년 10·24 자유언론실천선언에 참여하고 동아일보 편집국에서 벌어진 해직 사태 당시 한국기자협회 동아일보 분회장을 맡아 제작거부 농성을 이끌었다. 이어 1977년, 유신 정권의 탄압이 정점에 달하던 시기에 동아투위 2대 위원장을 맡아 자유언론 운동을 주도했다.
저자인 기자협회보 김성후 선임기자는 <언론사 디지털 혁신(2016)>, <기자는 무엇으로 사는가(2023)> 등 서적에 공동저자로 참여했다. 그는 언론계의 알려지지 않거나 잊힌 역사, 그 틈에서 분투한 기자들의 삶을 기억하고 기록하려고 애쓰는 인물이다.
저자는 안 위원장이 ‘주류 기자’가 아니었다고 말한다. 그는 공채 출신이 아닌 경력직으로 동아일보에 입사한 인물이었고, 기명 기사를 만드는 취재기자가 아닌 신문을 제작하는 편집기자였다. 그럼에도 그는 타협하지 않는 위인이었다. 자유언론을 위해서라면 어떤 압력도 견딜 수 있었다.
저자가 안종필 위원장을 처음 접한 것은 45년 전 기자협회보를 통해서였다. 이후 세상을 떠난 그의 흔적을 따라가며 안 위원장의 유년 시절부터 기자 생활, 동아투위 활동과 수감 생활까지 함께하게 된다. 이는 안 위원장의 삶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20여명의 인물들의 증언을 통해 가능했다.
그렇게 완성된 <동아투위 안종필 평전>은 안 위원장이 다정하고 선한 사람이자 신념을 꺾지 않는 정의로운 인물이었음을 입증하는 한 편의 일대기로 거듭난다.
동아투위 이부영 현 위원장은 발간사에서 “안 위원장의 기자로서의 신념과 의지는 재판 반대신문과 최후진술, 그리고 수감 중 동료들과의 대화와 토론에 분명히 드러나 있다”며 “피할 수 없었던 유신독재 정권과의 투쟁과 그에 따른 탄압과 수감까지 각오하셨을 것이다. 그 속에서 안 선배의 통찰은 그 깊이를 더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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