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기현 변호사<br>- 법무법인대한중앙 대표변호사<br>- 서울지방변호사회 기획위원<br>- 제52회 사법시험합격<br>-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법률고문
▲ 조기현 변호사
- 법무법인대한중앙 대표변호사
- 서울지방변호사회 기획위원
- 제52회 사법시험합격
-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법률고문

“바람피운 사람이 왜 재산까지 달라고 해요?”

이런 질문, 너무나 자주 받습니다.

상대의 외도로 혼인이 깨졌다면 최소한의 도의적 책임은 져야 하지 않느냐는 거죠. 그래서 상대방이 재산분할까지 요구할 때 억울하다는 마음이 드는 건 당연합니다. 하지만 법의 판단은 때때로 우리의 감정과 다르게 작동합니다.

이 글에서는 외도한 배우자도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는지, 그 법적 근거와 실제 재판에서의 판단 기준은 무엇인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Q. 외도한 배우자도 재산분할을 받을 수 있나요.

받을 수 있습니다. 재산분할 제도의 핵심은 혼인 중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을 공평하게 나누는 것에 있습니다. 혼인의 파탄 사유가 누구에게 있든지 간에, 혼인 기간 동안 경제적·비경제적으로 협력한 부분이 있다면 재산분할은 원칙적으로 인정됩니다.

서울가정법원은 1991년 심판(91느4431)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습니다.

“재산분할은 혼인 중 부부가 협력해 이룩한 공동재산의 청산과 이혼 후 경제적 곤궁을 겪게 되는 당사자에 대한 부양을 목적으로 한다.”

결국 혼인관계의 파탄 책임이 있다고 해서 재산분할 청구권이 부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Q. 그러면 외도한 사람도 똑같이 5:5로 나눠 가지나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외도와 같은 유책행위는 재산분할의 ‘비율’을 정할 때 참작됩니다.

즉 재산분할 청구 자체는 가능하지만 상대의 외도가 혼인파탄의 주된 원인이라면 법원은 유책성을 고려해 분할 비율을 낮출 수 있습니다.

또한 혼인기간, 자녀 유무, 각자의 직업과 소득, 이혼 후의 경제상태 등도 함께 판단 요소가 됩니다.

Q. 유책배우자의 재산분할이 실제로 인정된 사례도 있나요.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다음과 같은 판결이 있습니다. 간통한 배우자가 이혼 후 재산분할을 청구한 사건에서, 법원은 이를 인정하되 상대방의 위자료 청구권과 상계해 차액만 지급하도록 판단했습니다.

또 다른 사례에서는 혼인 파탄의 책임이 있는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가 받아들여졌고, 그에 따른 재산분할 역시 상대방의 기여도와 유책성을 고려해 결정됐습니다.

Q. 재산분할은 어떻게 계산되나요.

재산분할의 대상은 주로 혼인 중 형성한 공동재산입니다. 이에는 명의와 관계없이 형성된 재산이 포함됩니다. 다만 아래와 같은 경우는 제외됩니다.

혼인 전부터 보유한 고유재산

상속·증여 등 특유재산

명의는 있지만 실질적으로 부부 협력이 없는 경우

분할 방법은 다양합니다.

현물 그대로 나누는 현물분할

금전으로 정산하는 금전분할

이 둘을 섞은 혼합분할

가정법원은 각자의 재산형성 기여도, 혼인기간, 이혼 사유, 자녀 양육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재산분할 액수와 방법을 정하게 됩니다.

정리하며: 외도한 배우자의 재산분할, 인정되지만 감경 가능

재산분할 제도는 혼인 중 공동노력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전제로 합니다. 그래서 외도를 한 배우자라 하더라도 재산형성에 기여했다면 분할청구가 가능합니다.

그러나 유책행위는 분할 비율을 줄이는 사유가 될 수 있으며 상대방이 위자료 청구를 통해 금전적으로 별도의 보상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 재산분할과 위자료가 상계되기도 하지요.

결국, 재산분할과 위자료는 구별되지만 때로는 교차되고, 각자의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은 달라집니다. 혼인 기간 중 어떤 재산이 있었는지, 누가 얼마만큼 기여했는지, 상대방의 잘못은 어느 정도인지 등을 두루 고려해야 합니다.

“외도했으니 재산은 한 푼도 못 가져간다”는 감정만으로 대응하시면 곤란합니다. 법원은 ‘잘잘못’보다 ‘기여도’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하지만 유책배우자의 재산분할 청구에도 분할 비율을 조정하거나 위자료와 상계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으므로 감정적 대응보다 전략적 법률 검토가 먼저입니다. 억울한 이혼, 허탈한 재산분할을 피하려면 재산분석, 증거정리, 위자료청구 전략을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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