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현대·LG엔솔 배터리 공장 한국인 직원 300여명 체포
정부, 미 이민당국과 교섭해 ‘자진 출국’ 방식 송환 합의
트럼프, 추후 합법 입국 방안 마련...“한국과 관계 좋다”
【투데이신문 심희수 기자】 정부가 미국 조지아주에 구금된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 직원 300여명을 무사 송환을 위해 전방위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근로자들이 ‘자진 출국’을 통해 귀국하는 방안이 유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구금 문제의 근본적 원인인 ‘취업 비자’ 발급 문제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대미 투자 기업 인재의 합법적 입국을 신속히 가능케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 이민당국이 조지아주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에서 벌인 단속으로 한국인 300여명을 포함한 총 475명이 체포·구금됐다. 체포된 이들은 대부분 비자면제 프로그램의 일종인 ESTA(전자여행허가제)나 상용·관광 비자인 B1, B2 비자를 통해 미국에 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비자의 경우 관광이나, 9개월 미만의 짧은 비즈니스 일정, 세미나를 위한 목적으로 발급되는데,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B-1, E-2 등 정식 취업 비자 발급을 조이자, 우리 기업들이 일종의 ‘편법 취업 수단’으로써 사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는 구금된 국내 인력을 송환하기 위해 전방위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강훈식 비서실장은 지난 7일 서울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관련 부처와 경제단체 합동으로 구금된 근로자 석방 교섭을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강 실장은 “다만 아직 행정적 절차가 남아있으나,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전세기가 우리 국민을 모시러 갈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조기중 총영사와 애틀랜타 총영사관 당국자들로 현지에서 꾸려진 현장 대책반은 이민세관단속국(ICE)과의 교섭에서 일괄적으로 ‘자진 출국’ 절차를 통해 구금자들을 석방하면 이들을 전세기에 태워 귀국시키겠다는 의사를 전달했고, 이를 ICE가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에 따르면 구금된 한국인 근로자들은 이르면 오는 10일께 귀국길에 오를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우리 근로자들이 ‘자진 출국’을 선택하면 불법행위에 대한 인정으로 간주, 향후 미국 입국 과정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조현 외교부 장관도 이르면 8일 미국을 방문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을 만나 한국 업체 관계자들의 미국 입국 비자 문제에 대한 근본적 해결책 마련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투자한 기업 근로자들의 합법적인 입국을 신속히 진행하겠다고 전해지며 추후 한국 기업 관계자들의 정식 미국 취업 비자 발급에도 물꼬가 트일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현지시간) US오픈 테니스대회 남자 결승전을 관람하기 위해 뉴욕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번 사태로 한미 관계가 긴장될 거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 우리는 한국과 훌륭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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