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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1397.5원)보다 5.5원 오른 1403.0원에 출발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신문 김이슬 기자】 원·달러 환율이 넉 달 만에 1400원을 넘어섰다. 미국 물가와 통화정책 불확실성, 한미 통상 협상 리스크가 겹치며 달러 강세와 위험회피 심리가 확대된 영향이다. 단기적으로는 1400원 선 돌파에 따른 변동성이 이어질 수 있지만, 연말에는 완화 요인이 부각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5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 야간 거래에서 장중 1400원을 넘어선 뒤, 새벽  2시 1403.8원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 8월 1일(1401.4원) 이후 처음이자, 야간 종가 기준으로는 5월 16일 이후 4개월 만의 1400원 돌파다.

달러 강세 배경에는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있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음에도 제롬 파월 의장은 “고용과 인플레이션을 함께 주시할 필요가 있다”며 추가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 역시 선제적 인하에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에 달러인덱스는 97선 후반대로 올라섰다.

여기에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 가능성과 유럽 주요국 재정 불안, 일본은행의 금리 인하 지연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달러 강세를 뒷받침했다. 한미 간 관세 협상도 불확실성을 더했다.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찾은 이재명 대통령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3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 패키지를 논의했으며, 같은 날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환율 협력을 포함한 통화스와프 협의를 진행했다.

외국인 자금 흐름도 원화 약세에 영향을 미쳤다. 전날 코스피에서 외국인은 2016억원을 순매도하며 환율 상승 압력을 더했다.

한국투자증권 문다운 연구원은 “대내외 원화 약세 압력이 중첩되면서 24일 야간거래에서 환율이 1405원까지 급등했다”며 “심리적 저항선이었던 1400원을 넘어선 만큼 단기 상단은 1420원이 될 수 있지만, 환율이 이미 하반기 적정 범위 상단에 근접한 만큼 상승 속도는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화투자증권 최규호 연구원은 “미국 물가와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만큼 환율이 단기간에 하락세로 돌아서긴 어렵다”며 “다만 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되고 통상 협상 리스크가 줄어들면 연말에는 원·달러 환율이 1350원까지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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