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문영서 기자】 기업 체감 경기가 두달 연속 개선되며 비상계엄 직전인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반등했다. 한·미 관세 협상 지연에도 반도체 수출 호조와 민생회복 소비쿠폰 영향으로 소비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10월 기업 심리 전망은 미국 관세 협상 불확실성과 추석 연휴에 따른 영업일수 감소 등의 영향으로 다소 악화됐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전월보다 0.6포인트 오른 91.6을 기록했다. 두달 연속 오름세로, 지난해 11월(91.6)이후 최고치다.

CBSI는 기업 심리의 종합적 판단을 위해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중 주요지수(제조업 5개, 비제조업 4개)를 산출한 심리지표로 지난해 6월부터 신규 편제됐다.

장기평균치(2003년 1월~2023년 12월)를 기준값 100으로 해 이보다 크면 낙관적,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제조업 기업심리지수는 93.4로 생산과 신규 수주가 주도하며 전월보다 0.1포인트 올랐다. 다만 제품재고가 하락해 상승폭을 제한했다. 비제조업심리지수는 채산성 상승이 주요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며 1.1포인트 올라 90.5를 기록했다.

9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중 제조업 실적은 전자·영상·통신장비가 크게 개선됐으나, 화학물질·제품, 고무·플라스틱 등 다수 업종이 악화되며 상승폭을 제한했다.

전자·영상·통신장비에는 반도체 수출 호조와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효과가 반영됐다. 화학물질·제품은 중국발 공급 과잉이, 고무·플라스틱은 자동차 부품 및 타이어 업체 업황 악화가 영향을 미쳤다.

비제조업 실적은 명절 수요와 민생회복 쿠폰 등의 영향으로 도소매업이 개선됐고, 공공부문 수주가 늘며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 등을 중심으로 개선됐다.

반면 10월 전망은 악화됐다. 다음달 기업심리 전망은 전월대비 3.3포인트 내린 88.5로 조사됐다. 하락폭은 올해 1월(-7.2포인트) 이후 최대 낙폭이다.

제조업이 전월대비 2.7포인트 하락한 89.4로, 비제조업은 전월대비 3.6포인트 하락한 87.9로 조사됐다. 제조업 전망은 올해 2월(89.1)이후 최대 수준이다.

9월 제조업 전망은 제조업 전망은 1차금속과 화학물질·제품, 고무·플라스틱 등을 중심으로 악화됐다. 비제조업은 운수창고업, 건설업황 등을 중심으로 하락했다.

기업경기실사지수(BSI)와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성한 9월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에 비해 3.3포인트 하락한 91.3을 기록했다. 순환변동치는 92.3로 전월에 비해 0.6포인트 올랐다.

한은 이혜영 경제심리조사팀장은 “제조업 심리는 반도체가 유독 좋았고, 비제조업 심리는 명절 수요와 소비쿠폰 등을 중심으로 도소매업 개선이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어 “전망 하락은 미국 관세 협상 불확실성에 다음달 추석 연휴에 따른 영업일수 감소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10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는 96.3으로 2022년 4월(99.1) 이래 43개월 연속 기준선인 100을 하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