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평택항 자동차 전용부두에 선적을 기다리는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다. [사진=뉴시스]
경기 평택항 자동차 전용부두에 선적을 기다리는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신문 문영서 기자】7월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설비투자가 동반 증가했다. 새 정부가 내수 진작을 위해 추진한 민생회복 소비쿠폰 등의 영향으로 소매판매는 지난 2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지만, 관세 영향이 두드러지지 않았음에도 반도체와 자동차 생산은 감소했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7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 생산은 전월 대비 0.3% 증가했다. 6월에 이어 두 달째 증가세다.

올해 들어 산업생산은 1월 -1.6%, 2월 0.7%, 3월 1.1%, 4월 -0.7%, 5월 -1.2%, 6월 1.5%, 7월 0.3%로 증감을 거듭하고 있다.

제조업 생산은 전월 대비 0.2%, 서비스업 생산은 0.2%씩 증가했고, 건설업 생산은 1.0% 감소했다. 공공행정이 2.8% 크게 증가하며 생산을 견인했다.

제조업종에서는 전자부품(20.9%), 기계장비(6.5%), 기타운송장비(5.9%) 등 생산이 전월 대비 늘었고, 자동차(-7.3%), 반도체(-3.6%), 전기장비(-2.5%) 등은 감소했다.

다만 제조업 출하는 전자부품, 기계장비 등에서 늘었으나 자동차, 전기장비 등에서 줄어 전월 대비 1.1% 감소했다. 내수 출하가 0.4%, 수출 출하가 1.7%씩 줄었다. 자동차(-7.1%), 전기장비(-10.1%), 반도체(-6.2%)의 출하 감소폭이 컸다.

미국 관세 발효와 여름 휴가 여파로 주력 수출 사업인 자동차와 반도체 등이 감소세를 보인 만큼 8월 이후 추가 감소가 불가피해 보인다. 

중앙대 경제학부 이정희 교수는 “소비 심리와 같은 것들이 살아나는 부분은 있지만 관세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아직 반도체는 관세가 부과되지 않았으나 관세나 트럼프 대통령 같은 변수는 늘 있기 때문에 대외 변수에 따라서 하반기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제조업 재고는 1.7% 감소했다. 재고/출하 비율(재고율)은 101.7%로 전월 대비 0.7%포인트(p) 하락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2.4%로 전월 대비 0.1%p 하락했다.

조성중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미국의 관세조치가 7월 제조업 생산에 미친 영향은) 두드러지진 않은 것 같다"며 "반도체는 아직 관세가 매겨지지 않고 있다. 자동차의 경우 7월에 좋지 않았던 것은 휴가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서비스업종에서는 도소매(3.3%), 정보통신(3.1%), 협회·수리·개인(8.4%) 등 업종에서 생산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2.5% 증가했다. 2023년 2월(6.1%)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소매판매는 3월(-1.0%)과 4월(-1.0%) 마이너스를, 5월(0.0%)에는 보합세를 나타냈다가 6월(0.7%)과 7월(2.5%) 두달째 플러스를 기록했다.

통신기기·컴퓨터·가전제품 등 내구재(5.4%)와 의복·신발·가방 등 준내구재(2.7%), 음식료품·서적·문구 등 비내구재(1.1%) 소비가 모두 늘었다.

소매업태별로 보면 백화점(0.8%), 슈퍼마켓·잡화점(1.9%), 편의점(3.8%), 승용차·연료소매점(1.3%), 전문소매점(4.7%), 무점포소매(2.5%) 등에서 판매가 늘었고, 대형마트(-1.6%)와 면세점(-13.3%)만 감소했다.

새 정부에서 추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내수 진작 조치가 소비 회복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두원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2차 추경에 포함됐던 소비쿠폰, 으뜸효율 가전 환급 사업의 영향으로 재화 소비는 물론 서비스업의 유통, 외식, 숙박, 미용 등 개인 서비스 이용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전(全)산업 생산은 전월 대비 0.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비투자는 운송장비(18.1%)와 기계류(3.7%)에서 투자가 늘면서 전월 대비 7.9% 증가했다. 올해 2월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전산업생산과 소매판매 설비투자가 모두 증가한 건 지난 2월 이후 5개월 만이다.

하지만 건설기성은 전월 대비 1.0% 감소했다. 토목(10.1%)은 3개월 만에 플러스 전환했지만 건축 부문(-4.8%)이 마이너스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1p 하락했다. 다만 향후 경기 흐름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5p 상승했다.        

기획재정부는 ‘2025년 7월 산업활동동향 및 평가’에서 7월 산업활동 주요 지표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등으로 소매판매가 29개월 만에 최대폭 증가하는 등 2개월 연속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짚었다.

8월 소비심리가 7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대미(對美) 관세협상 타결(7월 31일) 등으로 기업심리가 반등하는 등 경기 회복에 긍정적인 신호도 강화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어렵게 되살린 내수 회복 모멘텀이 확산될 수 있도록 추경 사업을 신속히 집행하고, 지방중심 소비·건설 활성화 및 추석연휴·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 내수 활성화를 적극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관세협상 후속조치에 만전을 기하고, 우리 기업 피해 지원을 위한 추가 보완 방안도 9월 중 마련할 방침이며, 인공지능 대전환(AX)·초혁신경제 30대 선도프로젝트 등 ‘새정부 경제성장전략’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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