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투자 요구 겹치며 외환시장 긴장 고조
【투데이신문 양우혁 기자】미국의 금리 인하 지연 우려와 한·미 관세 협상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외환시장이 다시 긴장 국면에 들어섰다. 원·달러 환율은 두 달 만에 1400원을 돌파한 뒤 하루 만에 1410원대까지 치솟았다.
27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1.8원 오른 1412.4원에 마감하며 넉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5일 1400.6원을 찍은 지 하루 만에 1410원을 넘어선 것이다.
달러 강세가 직접적 원인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DXY)는 전날 97선 후반에서 이날 98선 중반까지 뛰었다. 미국의 금리 인하 지연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위험 회피 심리가 강화된 영향이다. 실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파월 의장의 신중론과 견조한 경기 흐름으로 10월 금리 인하 기대는 일주일 전 92%에서 85%로 낮아졌다.
여기에 한·미 관세 협상까지 불안 요인으로 작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선불로 요구하고 있고,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이를 소폭 증액해야 한다는 발언까지 내놨다. 정부는 사실상 외환보유액에 맞먹는 수준의 요구에 대해 무리하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달러 강세를 두고는 ‘경제 지표에 따른 일시적 잡음’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금리 인하 속도는 늦춰질 수 있으나 연준이 결국 연내 금리를 내릴 수밖에 없다는 전망 때문이다. 다만 원화는 상황이 다르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한·미 협상이 지체되거나 교착에 빠질 경우 환율 상단이 1450원까지 열릴 수 있다는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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