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벽원미술관서 다채로운 불교미술 작품 선봬

[사진=한국불교미술협회]
[사진=한국불교미술협회]

【투데이신문 김지현 기자】 한국 불교미술의 전통과 현대, 그리고 미래를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뜻깊은 전시가 열린다.

한국불교미술협회가 선보이는 제33회 협회전 ‘유심형상 : 마음을 그리다’가 10월 20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삼청동 한벽원미술관에서 관람객을 만난다.

1980년 창립된 한국불교미술협회는 지난 45년간 정기전과 특별전을 통해 불교미술의 대중화와 발전을 선도해왔다. ‘유(唯)·심(心)·형(形)·상(像)’을 주제로 한 이번 협회전에는 강수경·서칠교·진철문 등 60여명의 전문 작가가 참여한다. 

전통적인 불화와 불상, 공예 작품뿐 아니라 현대미술과 미디어를 접목한 다양한 작품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특별 세션에서는 동국대 서울캠퍼스, WISE캠퍼스, 한국전통문화대 졸업생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신진 작가와 기성 작가가 함께하는 이번 전시는 한국불교미술의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세션에 참여한 이미희 작가는 동국대 미술학부 불교미술 전공을 졸업한 후, 전통 도상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현대적 감각을 결합한 작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출품작 ‘모자관음도’는 그의 작업 세계를 잘 보여준다. 작가는 “견고한 현실 세계는 처음부터 없었던 것일지도 모른다”며, 번잡함이 가라앉고 내면의 고요가 찾아오는 순간을 담고자 했다고 말했다. 화면 속 관세음보살은 어머니 같은 인자함으로 중생을 감싸고, 곁의 동자들은 평온하게 안식하며, 이를 통해 중생에게 가까운 존재로서 위로와 치유를 전한다.

위태천, 50*73cm, 비단에 석채·염료·금 ⓒ이미희 작가 
위태천, 50*73cm, 비단에 석채·염료·금 ⓒ이미희 작가 

이번 전시에서는 신중탱화의 주요 호법신인 ‘위태천’을 새롭게 해석한 작품이 공개된다. 권위적 상징을 친근한 소통의 대상으로 확장한 작업으로, 불교미술의 새로운 해석을 보여준다. 위태천의 상징적 요소인 깃털 투구와 단단한 눈빛은 그대로 살리면서, 얼굴은 해맑은 소년과 청년의 모습으로 표현했다. 화면 중심의 위태천은 여전히 강렬하지만 이전처럼 위압적이지 않고, 관람객과 시선을 맞추며 부드러운 기운을 전한다. 이 작가는 “위태천을 무겁고 엄숙한 존재로만 보기보다 미소와 따스함을 가진 수호자로 표현하고 싶었다”며 “작품을 본 이들이 자연스럽게 미소 짓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선희 한국불교미술협회장(금강대 불교문화학부 교수)은 “불교의 핵심 사상인 유심(唯心)은 모든 존재와 세계가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가르침으로, 이는 불교예술의 근본적인 창작 원천이 돼 왔다”며 “이번 협회전은 마음과 세계, 예술이 연결되는 불교미술의 심오한 사유와 아름다움을 탐구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이어 “불교미술의 전문성과 다양성을 확장하려면 깊은 불교적 이해와 지속적인 학문적·예술적 노력이 필수적”이라며 “한국불교미술협회는 앞으로도 미래를 이끌 인재 양성을 위해 꾸준히 헌신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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