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 국회의사당에 조명이 켜져 있는 모습. [사진=AP/뉴시스]
미국 워싱턴 국회의사당에 조명이 켜져 있는 모습. [사진=AP/뉴시스]

【투데이신문 문영서 기자】 미국 의회가 신규 회계연도 예산안을 도출하지 못하며 정부 셧다운에 돌입했다. 이에 연방 공무원 일시 해고 등 불확실성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1일 AP에 따르면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은 신규 회계연도 시작을 앞두고 전날 각자 주도로 마련한 예산안을 표결에 부쳤다.

공화당이 내놓은 7주짜리 임시예산안이 찬성 55표 대 반대 45로 부결됐으며 민주당 임시예산안도 통과되지 못했다.

현재 미국 상원 분포는 공화당이 53명, 민주당이 45명, 민주당과 노선을 함께하는 무소속이 2명으로, 민주당 예산안은 범민주 진영에서 47표를 얻는 데 그쳤다.

이번 셧다운 돌입으로 향후 의회가 예산안을 통과시킬 때까지 광범위한 미국 연방 정부 서비스가 중단되거나 차질을 겪을 전망이다. 각 정부와 기관은 비필수 업무부터 중단할 것으로 보인다.

연방 공무원 지위 및 처우에도 불확실한 상황에 놓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되돌릴 수 없는 나쁜 짓을 하겠다”는 보복성 발언을 함에 따라 많은 관공서가 일시적으로 업무를 중단할 뿐 아니라 그중 일부는 영구적으로 폐쇄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마지막 셧다운이었던 2018년에는 34일 동안 연방 공무원 210만 명 중 80만여 명이 일시 해고되거나 무급으로 일하는 사태가 벌어진 바 있다.

신규 회계연도 예산안을 둘러싼 핵심 쟁점은 의료 정책이다. 민주당은 이른바 ‘오바마케어(ACA·Affordable Care Act)’로 불리는 공공의료보험 보조금 지급 연장을 원하지만 공화당은 협상을 거부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셧다운을 원하는 건 민주당”이라며 “어떤 국가도 불법 이주민에 대한 의료 혜택을 감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우리는 셧다운을 원하지 않았다”며 “초당적 타협안을 위해 공화당과 협력할 준비가 됐다. 공은 그들 쪽에 있다”고 했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미국 하원의장은 이날 CNN 인터뷰에서 “지금은 (셧다운이) 불가피하다”며 “유일한 질문은 척 슈머가 언제까지 정부를 폐쇄할 것인가다. 이는 위험한 도박”이라고 했다.

워싱턴 싱크탱크인 양당정책센터의 경제정책 담당 이사이자 전 백악관 예산 담당관인 레이첼 스나이더먼은 “정부가 어디에 예산을 지출하는지가 나라의 우선순위를 보여주는 지표”라고 말했다.

그녀는 정부 셧다운이 “전국적으로 경제적 손실과 공포, 혼란만을 초래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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