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교 의원 “감사원, 철저한 재감사 통해 국민 앞에 진실 밝혀야”

국회 행정관들이 지난해 10월 7일 오후 서울 성동구 21그램 사무실을 찾아 대통령실 관저 공사 참여업체 21그램 김태영 대표에 대한 동행명령장을 집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br>
국회 행정관들이 지난해 10월 7일 오후 서울 성동구 21그램 사무실을 찾아 대통령실 관저 공사 참여업체 21그램 김태영 대표에 대한 동행명령장을 집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강지혜 기자】대통령 관저에 다다미방과 히노키탕, 스크린골프장 등이 설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감사원은 해당 시설의 존재조차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돼 ‘부실 감사’ 논란이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국회의원(법제사법위원회)은 지난 16일 열린 감사원 국정감사에서 21그램 김태영 대표의 증언을 인용해 “대통령 관저 2층에 다다미방과 히노키탕, 스크린골프장이 설치된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다”며 “국민 세금으로 조성된 관저가 사적 취향 공간으로 변했는데도 감사원이 이를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은 명백한 감사 부실”이라고 질타했다.

서 의원은 “21그램이 대통령실 연락을 받고 공사를 맡았지만 누가 소개했는지는 모른다고 진술했다”며 “이런 기본 경위조차 확인하지 못했다면 그것은 감사가 아니라 눈감기 행정”이라고 지적했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br>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특히 서 의원은 “증축 권한이 없는 21그램이 다른 시공업체를 통해 증축을 진행했고, 그 안에 다다미방·히노키탕·스크린골프장 등이 있었다”며 “김건희 여사와 거래 관계가 있던 업체가 관저 증축까지 맡은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또 “감사원이 현장을 보고도 몰랐다면 무능이고, 알고도 덮었다면 직무유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김태영 21그램 대표는 관저에 다다미방과 히노키탕을 넣었냐는 서 의원의 질문에 김 대표는 “2층에 다다미를 깔기는 했다. 마루로 시공돼 있고 추후에 다다미를 추가로 넣었다”고 답했다. 21그램은 2022년 윤석열 전 대통령 한남동 관저 증축 공사를 사실상 총괄한 업체다. 

이에 대해 최재해 감사원장은 “관저 감사는 1·2차로 나눠 진행됐으며, 1차 감사 당시에는 1급 보안시설이어서 현장에 들어갈 수 없었다”며 “그래서 서류상으로만 감사를 진행해 실제 시현장을 눈으로 확인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서 의원은 “감사원은 유병호 사무총장이 정권 입맛에 맞는 표적감사를 이어가며 원전과 통계청만 물고 늘어질 동안, 정작 권력형 비리 의혹인 대통령 관저 증축 문제는 외면했다”며 “감사원이 권력을 감시하지 못한다면 존재 이유가 사라진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다다미방과 히노키탕, 스크린골프장이 들어간 대통령 관저는 단순한 미적 개조가 아니라 권력 사유화의 상징이자 국민 기만의 결과물”이라며 “감사원은 철저한 재감사를 통해 국민 앞에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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