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사회복지회 강대성 회장
△ 대한사회복지회 강대성 회장

스타트업은 새로운 시대의 개척자다. 그들은 낯선 길을 두려워하지 않고, 익숙한 질서를 흔들며 스스로의 길을 만들어간다. 누군가는 그들을 ‘작은 기업’이라 부르지만, 나는 ‘세상을 다시 설계하는 사람들’이라 부르고 싶다. 

그들의 시작에는 언제나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뜨거운 열정이 있다. “로켓이 대기권을 돌파할 때, 가장 큰 공기 저항을 받는 순간을 맥스큐(Max-Q) 구간이라 부른다. 스타트업이 초기 단계를 지나 성장기로 진입할 때가 바로 그 순간이다” 얼마 전, 이금룡 회장이 흥미로운 비유를 들려줬다.

그는 이 시기를 무사히 넘기기 위해서는 ‘클러치 능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위기의 순간을 집중의 순간으로 바꾸는 힘, 그 능력은 세 가지에서 비롯된다. 바로 심리적 안정감, 즉각적인 판단력, 그리고 자신감 있는 실행력이다.

이 세 가지 요소는 단순한 경영 기술이 아니다. 스타트업 리더에게 그것은 마음의 근육이자, 생존의 무기다. 불확실한 시장 속에서 투자자는 불안하고 구성원은 지쳐간다. 그때 리더가 흔들리면 모두가 흔들린다. 하지만 리더가 마음을 단단히 붙잡으면, 그 에너지는 고스란히 조직으로 흘러간다.

심리적 안정감이 바로 조직의 ‘심장’인 셈이다. 심리적 안정감이 리더의 ‘심장’이라면, 즉각적인 판단력은 두뇌이고, 자신감 있는 실행력은 근육이다. 불확실성 속에서 순간의 결정을 내리는 판단력, 그리고 그 결정을 행동으로 옮기는 실행력이 없다면 스타트업은 방향을 잃은 배처럼 표류할 것이다. 

결국 리더는 이 세 가지를 균형 있게 단련해야 한다. 마음은 흔들리지 않되, 머리는 냉철해야 하고, 몸은 두려움을 뚫고 앞으로 나아갈 줄 알아야 한다.

나는 이런 리더십을 실제로 보여주는 사람들을 만난 적이 있다. 최근 여러 스타트업 대표들을 만나며, 그들이 어떻게 이 치열한 시장 속에서 버티고 있는지 직접 들을 수 있었다. 그들의 눈빛은 살아 있었고, 잠을 줄여가며 팀을 이끌고 있었다. 누구보다 빠르게 움직였고, 자신보다 젊은 구성원에게도 겸손하게 배우려 했다. 그들의 얼굴에는 피로 대신 희망의 불꽃이 타오르고 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다른 모습도 있었다. 투자금 유치에 몰두하느라 정작 그 자금을 책임감 있게 운용하는 기본을 놓치는 경우였다. 성장의 조급함이 초심을 삼켜버린 것이다.

나는 그들에게 조심스레 말했다. “조금 느리더라도, 투명하게 가십시오. 창업의 초심을 자주 떠올려야 합니다. 이 질문에 언제든 답할 수 있어야만 합니다. 왜 이 회사를 세웠습니까?”

돈을 버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회에 어떤 가치를 남기느냐다. 가치가 분명한 기업은 시장의 폭풍 속에서도 쉽게 꺾이지 않는다.

스타트업의 길은 언제나 외롭고 거칠다. 투자가 끊기기도 하고, 핵심 인력이 떠나기도 한다. 그럼에도 리더는 다시 일어서야 한다. 그것이 곧 기업가 정신의 본질이다.

기업가 정신은 단순한 혁신이 아니다. 끈질긴 생명력, 실수를 배움으로 바꾸는 용기, 그리고 세상을 이롭게 하려는 의지가 그것을 완성한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이런 기업가 정신 위에 세워진다. 기술만으로는 강국이 될 수 없다. 인간에 대한 이해와 사회적 가치의 감각이 더해질 때, 비로소 스타트업은 ‘강소기업(强小企業)’으로 성장할 수 있다.

작지만 단단한 기업, 이익보다 신뢰를 앞세우는 기업이 우리 사회의 건강한 근육이 될 것이다. 지금의 흔들림은 실패가 아니다. 그것은 성장의 진통이다.

이제 막 맥스큐 구간을 통과하려는 모든 스타트업에게 말하고 싶다. 로켓이 대기권을 넘어설 때 가장 큰 저항을 받듯, 당신이 맞닥뜨린 시련은 더 높은 고도를 향한 증거다. 그러니 멈추지 마라. 당신의 땀과 눈물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꾸고 있다.

나는 오늘도 조용히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열정으로 세상을 움직이는 스타트업 기업가들이여, 당신들의 도전이 곧 우리 모두의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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