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개숙여 사죄하는 개인정보유출 카드 3사 관계자들 /사진제공=뉴시스

사상 최악의 카드사 개인정보유출 사건으로 사회적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KB국민·롯데·NH농협카드 등 해당 금융회사들로 피해 여부를 확인하려는 고객들의 전화 문의 및 상담이 폭주해 한때 콜센터가 마비되는 상황까지 벌어졌으며, 각 지점마다 카드 재발급을 요청하려는 고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20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개인정보가 대거 유출됐다고 발표한 직후 관련 카드사와 일부 은행의 상담 콜센터가 한 시간이 넘게 불통상태에 빠졌다. 이로 인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한 고객들이 지점을 직접 방문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했다.

KB국민카드의 정보유출피해 신고번호(1899-2900)뿐 아니라 일반 콜센터(1588-1688)도 마비됐다. 롯데카드 피해신고 상담번호(1588-8100)와 농협카드(1644-4199)도 마찬가지였다.

3개 카드사는 20일부터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의 전용상담창구 외에 일반 콜센터도 24시간 가동하기로 했지만 첫날 오전 9시부터 전화가 마비되어 약 1시간 20분만인 오전 10시20분 정상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피해방지를 위해 고객들의 카드 재발급 및 해지신청이 줄을 이었다. 19일 오후 기준 KB국민카드에서 확인한 고객 정보 유출 건수는 4320만건, NH농협은 2165만건, 롯데카드는 2689만건이다.

이번 사태로 가장 많은 고객 정보가 유출된 국민카드 고객들은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꽁꽁 언 눈길도 마다 않고 근처 지점을 방문해 카드를 재발급했다.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내수동 KB국민카드 본사 2층 영업부를 찾은 최모(51)씨는 "인터넷을 통해 개인정보 유출을 확인하고 왔다. 시간도 뺏기고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종로구에서 자영업하는 김모(44)씨는 "콜센터가 마비되는 바람에 불가피하게 지점을 찾게 됐다"면서 "카드 재발급이 바로 되는 줄 알았는데 일주일 정도 걸릴지 모른다고 해서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카드 재발급, 비밀번호 변경, 계좌 변경 등 고객들이 원하시는 대로 응대해드리고 있다"며 "비밀번호가 유출된 것이 아니라고 설명해드리며 고객들의 불안감을 없애드리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중구 통일로 충정로1가 NH농협 본사 2층 영업부 역시 개인정보 유출 관련 상담을 받으려는 고객들로 북적였다.

농협 관계자는 "어제까지 상담만 1500건이 이뤄졌다. 오늘은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서 상담인원을 250명에서 400명으로 늘렸다. 또 발급센터에 있는 카드 발급 기계를 24시간 풀가동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정보가 유출이 되긴 했지만 유통은 안 된 걸로 알고 있다. 혹시나 정보 유출로 피해가 발생하게 된다면 보상하는 쪽으로 방침을 정했다"면서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비상대책위원회를 통한 총력대응을 펼쳐나갈 예정이다. 무엇보다 고객피해를 최소화하는 게 최우선이다. 프로그램 업무에 대한 대응은 우선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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