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5일 대국민사과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알려진 최순실 씨가 대통령 연설문을 사전에 입수했다는 의혹이 보도된 지 하루 만에 박 대통령이 대국민사과를 한 것이다.

그런데 이날 대국민사과는 사실상 비선실세를 인정한 꼴이 됐다. 박 대통령은 최순실 씨와 인연이 깊었고 대통령 선거운동 기간 홍보 등에 참여했으며 대통령이 된 이후에도 보좌진을 완비할 때까지 연설문 등을 수정해줬다고 인정했다.

최순실 씨가 대선 캠프에서 아무런 직책을 갖지 않았고 박 대통령이 청와대에 들어간 이후에도 직책이 없었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이 비선실세를 인정한 꼴이 됐다.

우리나라에서는 비선조직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비선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이다. 물론 어느 정치인이든 비선조직은 갖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말 그대로 비선조직이며 세상에 공개돼서는 안 되는 조직이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박 대통령의 이날 비선실세 인정은 자충수라고 할 수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박 대통령이 정치적 입지가 좁아지더라도 비선실세를 인정하지 말았어야 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만약 앞으로 최순실 씨가 비선실세로 권력을 좌지우지했다는 증거가 발견된다면 그것은 박 대통령이 책임을 져야 하는 사태가 됐기 때문이다.

또한 청와대 보좌진이 완비한 후에도 최순실 씨가 연설문 등을 고치는 작업에 참여했다는 증거가 추가로 발견된다면 박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곧 죽어도 최순실 씨의 비선실세를 인정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이 이날 비선실세를 인정함으로써 앞으로 정치적 파장은 엄청나게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물론 여당 내부에서도 박 대통령을 가만 내버려 두겠냐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정하지 않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비선실세의 권력농단이다. 이제 그 점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 분명하다.

최순실 씨가 권력농단에 개입했다는 증거가 속속 발견된다면 박 대통령으로서는 대통령의 자리에 있기도 힘든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야말로 정치적 입지가 상당히 좁아질 수밖에 없다.

이는 새누리당에게도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으로서는 정권재창출의 가능성이 점차 좁아지는 형국이 됐다.

박 대통령의 대국민사과는 또 다른 파장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요소를 갖췄다고 할 수 있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키워드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