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은 상승했으나 아직도 ‘불안’

각종 여론조사서 안철수 바람 무서울 정도
하지만 여론조사 곳곳 문제점 숨어 있어
남은 숙제 해결해야 대세 될 수 있어
여론조사 수치로 현주소 살펴보니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공포스러울 정도로 무섭게 상승했다. 안철수 후보의 상승으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양강 구도를 이루고 있다.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 상승은 분면 문재인 후보에게는 상당히 공포스러운 상승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여론조사를 뜯어보면 안철수 후보가 앞으로 쉽지 않은 길을 갈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지지율 상승은 무섭지만 그만큼 문제점도 보이고 있다. 이를 해소하지 않으면 안철수 후보의 상승은 멈춰질 가능성이 있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불과 몇 주만에 한 자리 숫자에서 대폭 상승했다. 이제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을 턱밑까지 쫓아온 형국이다. 양자구도는 물론 다자구도에서도 이제는 ‘해볼만’한 경쟁이 됐다. 안철수 후보가 광주 지역 경선을 하기 전까지는 지지율이 한 자리 숫자이거나 두 가리 숫자를 넘겨도 10%대 중반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35%대로 그야말로 20%p 이상 상승했다. 매서운 기세로 상승한 셈이다. 하지만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 상승도 무섭지만 그만큼 문제점도 내포하고 있다.
우선 여론조사 질문 내용에 따라 양자대결 지지율은 널뛰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YTN과 서울신문이 엠브레인에 의뢰해 전국 성인 남녀 1042명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6자 대결 구도에서 문재인 후보는 38.2%로 지지율 1위를, 안철수 후보는 33.2%를 기록했다. 또한 양자 대결에서는 안철수 후보가 47%, 문재인 후보는 40.8%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4일 유무선 전화면접 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응답률 14.1%,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양자대결의 허점
또한 매일경제신문·MBN이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5일 전국 성인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긴급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상세내용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한 결과, 다자구도에서 문재인 후보는 41.3%, 안철수 후보는 34.5%를 기록했다. 양자 구도에서는 문재인 후보(46.3%)가 안 후보(42.8%)를 오차범위 내에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양자구도 여론조사가 여론조사 기관마다 다른 결과물을 보인 것은 역시 질문 내용 때문이다. 서울신문-YTN 여론조사의 양자구도 질문 내용은 “선생님께서는 이번 대통령선거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출마하는 양자구도로 치러질 경우 누구를 지지하시겠습니까”이다.
반면 매일경제·MBN의 질문 내용은 “다음으로는 이번 대선이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의 연대 단일후보 문재인, 국민의당과 자유한국당, 바른정당의 단일후보 안철수의 양자대결로 치러진다면 누구에게 투표하시겠습니까”이다. 이 질문 내용을 살펴보면 확연히 다른 질문내용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서울신문-YTN 질문내용은 안철수 후보가 다른 정당의 후보와 단일화를 하는 ‘전제조건’이 빠지고 단순히 양자 대결 구도만 부각시켰다. 그러나 매일경제·MBN 여론조사의 경우에는 다른 정당 후보와의 단일화 ‘전제조건’을 친절하게 설명을 했다. 이 확연히 다른 질문 내용은 결국 다른 결과물을 내놓았다. 다시 말하면 다른 정당과의 후보 단일화를 설명해주는 것과 설명해주지 않은 여론조사 결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단순히 비문 세력의 대표로 안철수 후보가 문재인 후보와 대결하는 것은 용납을 하지만 다른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을 통한 비문 세력의 대표로 나서는 것에 대해서는 아직도 부정적인 입장이다. 만약 자유한국당 홍준표,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와 후보 단일화를 통해 양자 대결로 간다고 해도 안철수 후보가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적극투표층은
또 다른 난관은 적극투표층의 움직임이다. 프레시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뷰에 의뢰한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투표의향층’에서는 문재인 후보가 43.1%, 안철수 후보가 35.6%를 기록했다. 이 조사는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서치뷰(대표 안일원)가 언론협동조합 프레시안과 함께 4월 4~6일 3일간 전국 만19세 이상 휴대전화가입자 1012명을 대상으로 ARS 자동응답시스템을 이용해 임의걸기(RDD)로 진행했다. 통계보정은 2017년 3월말 현재 행정자치부 주민등록인구통계에 따라 성·연령·지역별 가중치를 부여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12.2%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리서치뷰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이 여론조사를 분석해보면 투표를 하겠다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후보가 안철수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따돌리고 있다. 통상적인 여론조사가 투표를 ‘할’ 사람들과 투표를 ‘하지 않을’ 사람들 모두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이기 때문에 실제 투표한 이후 득표율과는 상당히 차이가 있다. 때문에 적극 투표층에 대한 조사도 반드시 읽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주목을 해야 할 또 다른 점은 ‘당선가능성’이다. 같은 여론조사의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차기 대통령 당선 가능성에서 문재인 후보는 54.7%, 안철수 후보는 31.9%를 나타냈다. 이는 이른바 대세론과 연관돼있다. 안철수 후보가 아무리 무서운 돌풍으로 문재인 후보를 쫓아온다고 해도 막상 투표장에 가서 투표를 할 때 유권자가 고려하는 것 중 하나가 대세론이다. 즉, 당선될 사람에게 찍자는 심리가 작동한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문재인 후보의 당선가능성이 절반을 넘겼다는 것은 안철수 후보에게 상당히 고민을 해야 할 대목이기도 하다.
발목잡는 국민의당
또 봐야 할 대목은 정당지지도다. 역시 같은 여론조사 기관의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더불어민주당은 3월 4주차 대비 9.2%p 급락한 41.5%를 기록했다. 국민의당은 직전 대비 10.1% 급등한 23%를 기록했다. 문재인 후보의 정당 지지율이 문재인 후보 지지율보다 높다. 이는 민주당이 대선 본선 선거운동에서 본격적인 활동을 하기 시작한다면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할 여지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안철수 후보는 국민의당 지지율보다 높다. 이는 국민의당 지지율이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에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더욱이 호남에서 민주당은 53.1%, 국민의당은 32.1%로 민주당이 21%p 차로 강세를 보였다. 대구·경북에서 민주당이 35.6%, 국민의당이 15.6%를 기록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후보가 대구·경북에서 지지율 상승이 이뤄졌고, 이것이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 상승에 상당한 견인을 했다.
그런데 국민의당 지지율이 15.6%를 기록했다는 것은 결국 안철수 후보 혼자 고군분투를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욱이 최근 홍준표 후보 등 자유한국당에서는 “안철수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가 상왕이 된다”면서 이른바 상왕정치론을 꺼내들었다. 대구·경북에서는 박지원 대표 비토가 상당히 심하다는 점에서 본다면 ‘안철수=국민의당’이란 이미지가 부각되면 부각될수록 오히려 마이너스 감점 요인이 된다.
투표 의향에서도 안철수 후보에게 불리한 편이다. 역시 같은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응잡자 96.4%가 대선 투표 의향이 있다고 했다. 세대별 투표의향은 ▲19/20대(97.9%) ▲30대(97.6%) ▲40대(96.9%) ▲60대(95.8%) ▲70대(95.7%) ▲50대(94.0%)순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하면 젊으면 젊을수록 투표 의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층에서는 문재인 후보가 강세이고, 노년층으로 갈수록 안철수 후보가 강세인 점을 살펴볼 때 안철수 후보의 숙제 중 하나는 노년층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이끌어내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안철수 후보는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론조사 곳곳에서는 아직도 안철수 후보에게 빈틈을 보이고 있다. 이를 해소하지 않으면 안철수 후보도 쉽지 않은 여정을 밟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