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열었지만 대중의 관심은 ‘무’(無)

온라인투표 18.95%, ARS투표가 관건
안철수·천정배·정동영·이언주 4파전으로
과반 득표 못하면 결국 결선투표로 이어져
새 지도부 선출해도 산적한 숙제만 남아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국민의당 전당대회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차기 당권 주자들의 지지 호소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미 온라인 투표는 마감이 됐고, ARS 투표가 진행 중에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결선투표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누가 당 대표가 된다고 해도 험로가 예고된다. 대중으로부터 외면 받고 있는 국민의당을 살릴 사람은 과연 누가 될 것인지 관심조차 제대로 갖고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국민의당 전당대회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대중의 관심은 거의 전무하다 시피 하고 있다. 국민의당 전당대회가 당원투표로만 이뤄지기 때문에 국민의당 내부에서만 관심을 가질 뿐 일반 유권자들은 국민의당이 새로운 당 대표를 선출하는지조차 제대로 모를 정도로 세간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부적으로는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온라인 투표는 23일 마감됐다. 2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케이보팅(K-voting) 시스템에 따르면 전날 자정 기준 온라인 투표 참여율은 18.95%이다. 선거인단 24만1287명 중 휴대전화 번호가 중복됐거나 유선 전화번호를 입력한 선거인을 제외한 22만 4556명 중 4만2556명이 참여한 것이다. 국민의당 내부에서는 예상한 수치보다는 많이 참여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 유권자들도 아닌 당원들을 대상으로 해서 이뤄진 온라인 투표의 투표율이 이 정도로 집계됐다면 관심이 덜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제 남은 관심은 ARS 투표이다. ARS 투표의 경우 호남 당원들의 참여가 대거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천정배·정동영 후보가 상당히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낮은 투표율
현재 안철수 후보, 천정배 후보, 정동영 후보, 이언주 후보 등 총 4명이 당권 주자로 나왔다. 만약 투표율이 30% 정도에 머무른다면 결선투표의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특히 ARS투표가 온라인 투표보다 투표율이 높게 나온다면 결선투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정치권 안팎에서 현재 판세는 1강·2중·1약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1강인 안 후보가 크게 앞서서 과반 이상 득표를 할 가능성은 낮아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결선투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만약 결선투표를 실시할 경우 천정배·정동영 후보의 사실상 후보 단일화가 이뤄지기 때문에 안 후보가 유리하다고는 할 수 없다. 때문에 안 후보로서는 결선투표까지 가지 않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일단 후보들은 자신에 대한 지지를 계속 보내고 있다. 가장 핵심은 ‘사당화’이다. 국민의당이 안 후보의 사당화가 되는 것 아니냐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정 후보는 당이 특정인을 위한 사당이라는 명예롭지 못한 인식을 당원들이 바꿔달라면서 국민의당은 호남의 자존심으로 호남이 없었다면 국민의당이 탄생할 수 없었다라면서 정 후보 자신을 지지해줄 것을 호소했다. 천 후보 역시 안 후보의 명분 없는 출마강행은 국민의당을 보수 편향과 호남 배제로 몰고 갈 것이라면서 천 후보 자신에게 지지해줄 것을 밝혔다. 이언주 후보 역시 안 후보는 자기 철학이 분명하지 않고 애매하기 때문에 제3 정당의 지도자로 적합하지 않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반면 안 후보는 1차에서 과반 이상의 지지를 얻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처럼 4명의 후보가 각각 자신이 당 대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출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어떤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관심은 낮아지고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어느 누가 당 대표가 된다고 해도 험로가 예상된다는 점이다. 국민의당은 지난 대선에서 패배를 했다.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씨 취업 특혜 의혹 증거조작 파문으로 인해 당이 위기에 놓이게 됐다. 지지율은 바닥을 헤엄치고 있다. 여기에 전당대회에 세간의 관심은 거의 전무하다. 통상적으로 전당대회가 열리게 되면 컨벤션 효과로 인해 지지율이 반등한다. 왜냐하면 새로운 당 지도부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지지율이 반등한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국민의당이 새로운 당 지도부를 선출한다고 해도 지지율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지 않고 있다. 이미 유권자들로부터 국민의당은 신뢰를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안 후보와 정 후보는 이미 대선에서 한 차례씩 패배를 한 사람들이다. 천 후보 역시 안 후보와 더불어 이미 당 대표를 한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참신성이 상당히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안 후보의 경우에는 대선에서 패배한지 얼마 되지 않아 당 대표에 출마를 했기 때문에 세간의 관심은 더욱 냉랭하다.

여기에 호남 여론은 차갑다. 호남 여론은 이미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에 갈아탄지 오래다. 정치적 기반인 호남에서조차 국민의당은 외면을 당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는 국민의당에게는 딜레마와 다름 없다. 왜냐하면 국민의당 존재감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문재인 정부와 각을 세워야 한다. 하지만 호남 민심은 이미 국민의당을 떠나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게 가있다. 이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와 각을 세운다는 것은 자살행위나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해서 문재인 정부에게 협조를 하면 더불어민주당 제2중대라는 별명을 얻게 된다. 다시 말하면 존재감이 완전히 사라진다. 이를 새 지도부가 어떤 식으로 풀어나갈 것인가라는 숙제를 안고 있다. 이는 내년 지방선거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만약 국민의당이 호남 민심과 존재감 사이에서 재대로 위치를 잡지 못하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패배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호남에서는 참패를 할 수도 있다.
더욱이 최근 불거지는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바른정당과의 연대론이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바른정당과 연대를 한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라는 커다란 정당 대결에서 살아남기 위해 소수정당인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최소한 후보 단일화라도 이루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쏟아지고 있다. 이들 정당이 연대를 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풀어야 할 숙제를 안고 있다. 그것을 풀지 못하면 연대론은 사실상 물거품이 되고 만다. 그 중 하나가 호남 민심이 과연 연대론을 용납할 것이냐는 것이다. 이 숙제를 풀지 못한 상태에서 연대를 할 경우 국민의당은 오히려 낭패를 볼 수 있다.
전당대회가 끝나고 난 후 새 지도부가 선출된다고 해도 과연 찢어진 국민의당을 하나로 봉합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공천 갈등은 불가피하다. 계파 별로 자신들의 공천 지분을 달라는 요구가 봇물 터지듯이 터질 것이다. 이를 새 지도부가 어떤 식으로 수용해서 갈등을 봉합하느냐의 숙제가 남아있다. 만약 이 숙제를 해소하지 못하면 국민의당은 공중분해될 수도 있다.
이 숙제 어이할꼬
더욱이 안 후보의 출마에 대해 당내 불만이 상당히 많았던 것도 사실이고, 그것으로 인해 당이 분당 사태까지 간 것도 사실이다.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안 후보가 만약 당 대표가 된다면 앞으로 국민의당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 것인지는 아무도 예측하기 힘들다. 국민의당으로서는 새로운 당 지도부를 선출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일 뿐이다. 지지율도 바닥인 상황에서 계파 갈등은 여전히 내포된 국민의당의 미래는 암담하다. 이 암담한 미래를 과연 어떤 식으로 풀어나갈 것인가는 새로운 지도부의 숙제다. 그 숙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앞으로 국민의당이라는 이름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