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가 넘어야 할 산 몇가지…‘통합’, ‘혁신’, ‘존재감’ 그리고 ‘지지율 반등’

통합·혁신·존재감이라는 키워드 갖는 의미
내년 지방선거 승리 위해 해야 할 숙제는
쉽지 않은 당 대표의 길, 안철수의 미래는
최대 문제는 지지율 반등, 어둠 밝히는 해법
국민의당 새 당 대표에 안철수 대표가 선출됐다. 1년 4개월만에 다시 당 대표가 된 기쁨도 잠시 안 대표가 넘어야 할 파도가 많이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거대한 파도를 넘어야 대선까지 안착할 수 있다. 과연 어떤 식으로 난관을 뛰어 넘을 것인지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벌써부터 걱정과 기대가 뒤섞인 상황이다. 그만큼 안 대표가 나아가야 할 길이 상당히 험난하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국민의당 ‘창업자’다. 국민의당을 창업했고, 오늘날까지 이끌어온 인물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새 당 대표 당선은 안 대표의 귀환을 알리는 것이다. 안 대표가 지난 대선 당시 서울 노원병의 국회의원 자리를 내놓고 선거운동을 했다. 그리고 패배를 하면서 사실상 아무런 직책을 갖고 있지 않은 상태가 됐다.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 아들 문준용씨 취업 특혜 의혹 관련 증거 조작 파문이 일어나면서 안 대표는 당시 사과 기자회견까지 열었다. 그만큼 정치에 복귀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의미에서 안 대표가 전당대회 출마를 한다고 했을 때 당 안팎에 있는 사람들이 거의 대부분 만류를 했다. 그만큼 위험한 도박이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그 도박이 성공을 하면서 다시 당 대표가 됐다.
안철수의 기회
안 대표의 당 대표 당선은 그에게 좋은 기회를 제공했다. 그 기회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은 내년 지방선거 승리다.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하지 못한다면 안 대표의 미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안 대표의 시계는 내년 지방선거에 맞춰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 대표가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가장 필요한 키워드는 ‘통합’, ‘혁신’, 그리고 ‘존재감’이다.
국민의당은 크게 ‘호남’과 ‘친안계’로 분류가 된다. 이번 전대에서 안 대표가 출마를 한다고 했을 때 가장 강력하게 만류를 했던 세력은 호남 세력이다. 이 호남 세력은 결국 앞으로 안 대표의 정치적 행보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호남 세력이 당내 가장 주축 기반이라는 점이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분당될 때 가장 주축 세력은 호남이었다. 만약 호남이 없었다면 지금의 국민의당은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호남 세력과의 화합은 가장 큰 숙제가 됐다. 호남 세력은 안철수 사당화를 가장 크게 걱정하고 있다. 안 대표가 내년 지방선거에서 공천권을 함부로 휘두른다는 지적이 호남 세력에서 나오기 시작한다면 당은 걷잡을 수 없는 계파 갈등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안 대표로서 남은 숙제는 바로 ‘통합’이다. 호남과의 통합을 어떤 식으로 이뤄낼 것인가의 숙제가 남아있다. 통합을 제대로 이뤄내지 못해서 선거를 망친 케이스는 얼마든지 있다. 가장 가까운 예로는 지난해 총선 당시 새누리당은 공천 파동에 휩싸이면서 당내 갈등이 폭발했고, 이로 인해 원내 제1당의 자리를 더불어민주당에게 내어줘야 했다. 만약 국민의당이 당내 갈등을 계속 내재한 상태에서 내년 지방선거를 치르게 된다면 내년 지방선거는 불 보듯 뻔한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또 다른 키워드는 바로 ‘혁신’이다. 국민의당은 지난해 총선 직전에 만들어진 신생정당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권자들에게 낡은 정당의 이미지가 강하게 박혔다. 구세력의 집합체라는 인식이 강하다. 때문에 혁신이 필요하다. 혁신이라는 것이 ‘제도’와 ‘사람’을 바꾸는 것을 말한다. 제도라는 것은 기존의 제도가 아닌 새로운 제도를 통해 새로운 사람을 수혈해서 새롭게 거듭나는 것을 말한다. 안 대표는 전대 출마를 하면서 ‘극중주의’를 이야기했다. 이는 중도를 걷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호남 세력이 ‘중도’로 걷는 것보다는 다소 왼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극중주의를 놓고 호남 세력과의 갈등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를 어떤 식으로 교통정리를 할 것인가가 가장 큰 숙제다. 이는 결국 제도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 극중주의라는 것을 당헌·당규에 넣을 것인지도 가장 큰 관심거리 중 하나다.
또 다른 하나는 바로 ‘사람’이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얼마나 새로운 사람을 영입할 수 있느냐가 가장 큰 숙제다. 새로운 사람들이 당에 대거 들어와서 당에 확력을 불어넣는 작업을 해야 한다. 지난해 총선 당시 더불어민주당이 원내 제1당을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새로운 사람들이 대거 영입됐기 때문이다. 문재인 당시 당 대표는 표창원·김병기 의원 등 새로운 인물에 대해 1년 정도 공을 들여서 영입작업을 했다. 그 정도 노력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새정치민주연합 탈당 사태 때 당을 지키겠다면서 온라인 당원 가입이 급증했다. 이런 식으로 새로운 사람의 영입이 국민의당에게는 가장 필요하다. 문제는 과연 새로운 인물들이 얼마나 들어올 수 있을지 여부다. 이는 결국 안 대표의 능력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철수의 도전
또 다른 키워드는 ‘존재감’이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를 하기 위해서는 국민의당의 존재감이 필요하다. 국민의당의 존재감을 살리기 위해서는 결국 정국의 주도권을 국민의당이 쥐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곧 정기국회가 시작되고, 예산 정국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내년 지방선거 전까지는 계속해서 임시국회가 잡혀있다. 이 정국에서 국민의당이 주도권을 쥐고 있어야 존재감을 살릴 수 있다. 안 대표는 수락연설에서 11차례 “싸움”이라는 단어를 꺼내들었다. 문재인 정부와 각을 세우겠다는 전략이다. 안 대표의 전략은 문재인 정부에게 협조할 것은 협조하면서도 싸울 것은 싸워서 얻어내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이 전략이 과연 얼마나 먹혀들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우선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70%대라는 박스권에 갇혀있다. 현재로서는 더 이상 내려올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럴 때 문재인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전략이 과연 효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전략인지 여부는 따져봐야 할 문제다. 특히 호남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지지율 격차가 상당히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국민의당이 문재인 정부와 계속 대립각을 보이는 것이 좋은 전략인지는 따져봐야 한다.

또 다른 문제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바른정당과의 연대 문제다. 일각에서는 안 대표가 내년 지방선거에서 어떤 정당과의 연대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당이 독자 후보를 배출해서 과연 당선이 가능하겠느냐라는 문제는 별개의 문제이다. 때문에 국민의당으로서는 바른정당과 연대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대 과정에서도 이언주 의원은 바른정당과의 연대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바른정당과의 연대 목소리는 지방선거에 가까워지면 더욱 크게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지금의 안 대표로서는 바른정당과의 연대 가능성은 극히 낮다. 실제로 지난해 총선 당시에도 더불어민주당과의 후보 단일화 문제가 거론됐을 때 안 대표는 후보 단일화는 없다면서 강하게 밀어붙였고, 결국 성공했다. 때문에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안 대표는 계속해서 독자 노선을 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독자 노선이 과연 국민의당 존재감을 얼마나 살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안철수의 미래
결국 이런 ‘통합’, ‘혁신’, ‘존재감’이라는 키워드를 집어삼키는 키워드는 ‘지지율’이다. 지지율이 상승해야 모든 것이 해소된다. 국민의당 지지율은 현재 바닥을 치고 있다. 그리고 답보상태에 놓여있다. 아무도 국민의당 지지율에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 만약 안 대표가 올해 가기 전에 지지율을 두 자리 숫자로 상승시키지 못한다면 안 대표의 정치적 운명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으로 치달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지율 반등을 시켜야 하는데 그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지지율 반등을 위해서는 ‘통합’, ‘혁신’, ‘존재감’의 키워드를 드러내야 한다. 그런데 이를 위해서는 ‘지지율 반등’이 필요한 셈이다. 다시 말하면 이 네 가지 키워드는 상호작용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느 하나 삐걱이기 시작하면 국민의당은 와해될 수도 있다. 안 대표로서는 그야말로 고통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