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뉴시스

추미애의 ‘땡깡’ 발언이 김명수 발목 잡아
추미애-안철수 회동 추진, 관계회복으로

민주당-국민의당, 결국 협치의 길로 나가야
전통 민주당 지지층의 반발 무마가 숙제로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준이 난항을 겪고 있다. 양승태 대법원장의 임기가 오는 24일까지로 돼 있기 때문에 그 이전에 김 후보자 인준을 마무리해야 한다. 하지만 야당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국민의당의 반발은 거세다. 국민의당은 김명수 후보자 본인에 대한 반발보다는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를 향한 반발이 포함돼있다. 때문에 추 대표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김 후보자의 운명이 갈려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7일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하기에 앞서 김명수 후보자의 인준을 처리해달라고 읍소했다. 이에 앞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도 인사 문제에 대해 사과했다. 그만큼 김 후보자의 인준이 문재인 정부에게 상당히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의미한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낙마에 이어 김명수 후보자도 낙마할 경우 문재인 정부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인사 문제에 대해 문 대통령이 읍소전략을 보인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문재인 정부가 초조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명수 후보자의 낙마는 사법부 개혁과도 상당히 연결된다. 양승태 대법원장 임기가 끝나고 나면 곧바로 후임 대법원장 임기가 시작돼야 한다. 만약 김명수 후보자가 낙마라도 한다면 결국 권한대행 체제로 가야 한다. 그렇게 되면 사법부 개혁은 당분간 뒤로 미뤄지게 되고, 대법원의 공백은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김명수 후보자 인준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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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운명은

반면 야당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김명수 후보자의 경륜, 특히 대법원 경륜이 없다는 사실을 인사청문회 때 지적했다. 또한 우리법연구회 출신 등을 지적하면서 정치적 편향성을 문제 삼았다. 정치적 편향성이 있는 사람이 대법원장에 앉게 되면 법원의 좌경화가 우려된다는 것이 보수 야당들의 일관된 논리다. 이에 대해 대법원 경력이 없다고 해서 판사 경륜이 약한 것도 아니라는 반론이 있다. 대법원장을 굳이 대법원 출신으로 채워야 할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다. 또한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라고 해서 정치적 편향성을 갖고 있다는 것 자체도 논리적 비약이라는 주장이다. 법관은 판결로 말을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정치적 편향성 역시 야당이 제기하는 기우일 뿐이라는 반론도 있다. 어쨌든 김명수 후보자 인준을 놓고 첨예한 대립이 벌어지고 있다. 여야 모두 기 싸움이 상당하다. 집권여당으로서는 이번에 밀리면 완전히 끝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야당들 역시 이번에 낙마를 시키게 된다면 문재인 정부의 주도권은 자신들이 쥐고 흔들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오는 24일 이전에 국회 본회의 표결이 이뤄져야 하는데 현재 상황으로는 표결 자체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고, 설사 표결을 한다고 해도 과연 통과될 것인가의 문제도 남아있다. 때문에 민주당으로서는 상당히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야당들의 속내도 복잡한 상황이다. 자유한국당은 김명수 후보자를 낙마시키게 된다면 정국의 주도권을 자신들이 쥐고 흔들 기회를 얻는다고 생각하고 있다. 야당들의 맏형 노릇을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야3당 공조를 통해 김명수 후보자 낙마를 계획하고 있다. 바른정당은 이혜훈 전 대표의 사퇴 이후 불거진 당내 혼란을 수습하는 방안으로 김명수 후보자 낙마를 생각하고 있다. 내부의 혼란은 외부의 적을 만들어 정리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바른정당은 계속해서 김명수 후보자 불가론을 외치고 있다. 가장 속내가 복잡한 쪽은 아무래도 국민의당이다. 국민의당 역시 김명수 후보자 불가론을 외치고 있다. 하지만 김이수 후보자 때와는 다소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인사청문회 당시에도 김이수 후보자 인사청문회 때에는 거세게 몰아세웠지만 김명수 후보자 인사청문회 때는 정책 검증 등을 했다. 그만큼 여론을 의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김이수 후보자 낙마 이후 후폭풍에 시달렸던 국민의당으로서는 김명수 후보자도 낙마될 경우 그 후폭풍을 어찌 감당해야 할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국민의당의 선택

이런 가운데 김명수 후보자 인준의 열쇠를 쥐고 있는 사람은 민주당 추미애 대표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김이수 후보자 낙마한 다음날 공식적인 자리에서 추 대표는 국민의당을 향해 ‘땡깡부린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리고 계속해서 강경한 목소리를 냈다. 그것이 국민의당을 자극했다. 국민의당 역시 계속해서 민주당을 향해 비판을 가했다. 서로 감정싸움으로 번진 것이다. 이런 감정싸움이 장기화될 경우 결국 손해를 보는 쪽은 아무래도 민주당이다. 왜냐하면 국민의당이 감정이 상했다는 이유로 김명수 후보자 인준 처리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강경파는 아예 추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그만큼 국민의당은 감정이 상당히 상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민주당은 추 대표의 사과는 물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의 회동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 대표로서도 이런 감정싸움이 장기화될 경우 상당한 손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결국 안 대표와의 회동을 적극 검토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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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의 결단

이처럼 추 대표가 안 대표와의 대화를 적극 검토하고 사과까지 고려한 것은 당 안팎에서 추 대표가 국민의당을 향해 너무 강경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추 대표는 계속해서 국민의당을 향해 강경한 목소리를 내왔다. 그것이 국민의당을 자극했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국민의당과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한데 추 대표가 국민의당을 향해 계속 강경한 목소리를 내면서 협치가 깨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때문에 이번 기회를 통해 국민의당과 손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의당으로서도 추 대표와의 회동에 굳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일 이유가 없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추 대표와 안 대표가 만났다고 해서 곧바로 김명수 후보자 인준이 통과되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 쌓여왔던 감정의 골을 좁히는 작업이지, 김명수 후보자 인준 통과를 논의하는 자리는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민주당이 높은 지지율을 등에 업고, 국민의당을 압박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당과 손을 잡고 협치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이수 후보자 낙마를 통해 국민의당의 협조가 없으면 민주당 단독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때문에 국민의당과 손을 잡아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추 대표가 좀 더 부드러운 이미지를 보일 필요가 있다. ‘땡깡’ 등의 발언을 통해 국민의당을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부드러운 메시지를 내놓아야 한다. 하지만 부드러워진 추 대표의 모습을 과연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은 용납할 것인가의 문제가 남았다. 전통 민주당 지지층은 국민의당을 좋게 바라보고 있지 않다. 그런데 추 대표가 국민의당에게 사과하고 부드러운 메시지를 내놓는다면 전통 민주당 지지층은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전통 지지층과 국민의당 사이에서 추 대표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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