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최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결제가 확산되는 가운데, 고령소비자들의 경우 전자상거래나 무인단말기(키오스크) 조작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9일 최근 1년간 전자상거래나 키오스크를 통한 비대면 거래 경험이 있는 65세 이상 고령소비자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령소비자들은 처음 비대면 거래를 할 때 회원 가입과 로그인, 용어 이해, 기기 조작 등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대상 중 전자상거래와 키오스크를 모두 이용한 소비자는 41.4%(124명)으로 나타났으며, 키오스크만 이용한 소비자와 전자상거래만 이용한 소비자는 각각 40.3%(121명), 18.3%(55명)으로 나타났다.
전자상거래 경험이 있는 고령소비자(179명, 중복응답)는 컴퓨터(44.7%, 80명)보다 스마트폰(79.9%, 143명)을 더 많이 이용했다.
100점에 가까울수록 ‘매우쉬움’을 의미하는 전자상거래 난이도는 평균 65.3점으로 평가됐다.
고령소비자가 느끼는 난이도는 이용 단계별로 차이가 나타났다. 그 중 ‘회원 가입 및 로그인’(58.5점)이 가장 어렵다는 답변이 나왔고 이후 ‘포인트 적립 및 쿠폰 사용’(63.5점), ‘결제'(65.0점)’, ‘쇼핑사이트·앱 찾기 및 설치’(66.3점) 순이었다.
키오스크 이용 경험이 있는 고령소비자 245명을 대상으로 업종별 키오스크 이용난이도를 평가한 결과에서는 평균 75.5점으로 전자상거래보다는 조금 더 쉽게 느끼는 것으로 확인됐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유통점포(71.9점)의 키오스크를 가장 어려워했으며, 이후 병원(73.9점)과 외식업(74.6점), 대중교통(74.7점), 문화시설(78.8점), 관공서(79.5점) 등이 뒤를 이었다.
키오스크 이용 중 불편한 점(중복응답)으로는 ‘복잡한 단계’가 51.5%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후 ‘뒷사람 눈치가 보임’과 ‘그림·글씨가 잘 안 보임’도 각각 49%, 44.1%를 차지했다.
소비자원은 키오스크 이용 경험이 없는 65세 이상 고령소비자 10명을 대상으로 버스터미널, 패스트푸드점, 은행의 키오스크 이용 모습을 관찰한 결과, 영문 등 익숙하지 않은 용어나 초성검색 등 조작방식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버스터미널 키오스크에서는 일부 고령소비자가 용어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해 진행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70세 이상 고령소비자 5명 중 3명은 이용 중간에 더 이상 발권을 진행하지 못했다.
패스트푸드점에서는 과반수의 고령소비자가 영문 표기된 메뉴명이나 익숙하지 않은 메뉴 분류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으며, 70세 이상 고령소비자 5명 모두 주문을 마치지 못했다.
소비자원은 이런 실정에도 고령자의 키오스크를 이용을 돕는 ‘직원 호출벨’이나 ‘키오스크 사용법’ 게시는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소비자원이 키오스크 사용이 활발한 교통시설, 대형마트, 극장, 외식 점포 등 4개 업종 30개 매장에 대해 키오스크 운영 상황을 조사한 결과, 대형마트 6개 매장에서만 키오스크 사용 보조 환경이 제대로 갖춰져 있었다.
나머지 24개 매장 중 키오스크 전담 직원이 상주한 곳은 패스트푸드점 1곳에 불과했으며 직원 호출벨도 교통시설 1곳에만 설치돼 있었다.
이밖에도 전체 30곳 중 키오스크 사용법을 게시한 곳은 9곳 뿐인데다 고령자용 화면을 제공하는 곳은 1곳도 없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이번 조사 결과를 사업자에게 제공해 키오스크 운영 개선을 유도할 것”이라며 “관련 부처에는 ‘공공 단말기 접근성 가이드라인’에 고령자용 화면 제공 조항 신설과 고령소비자가 원활히 조작할 수 있는 버튼 크기를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할 것 등을 건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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