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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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한영선 기자】 전세 수요가 높아지는 가을 이사철이 다가온 가운데 서울 전세 시장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2015년 이후 5년 만에 최대 상승률인 5.9%를 기록했다. 전세가격이 가장 안정됐었던 2018년 가을에 서울 아파트 전세값은 0.64% 올랐다. 반면 입주물량이 크게 줄어들며 전세시장이 가장 불안했던 2013년과 2015년에는 각각 4.05%, 3.50% 뛰었다. 

이번 주 역시 전세값 상승세는 이어졌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문의가 줄면서 상승세가 다소 둔화됐지만 전세 품귀현상이 여전한 상황이다. 이번 주 서울 전세시장도 전주대비 0.10%의 상승세를 보였다. 대단지 아파트 중심으로 수요가 유입되면서 강동(0.39%), 노원(0.23%), 송파(0.19%), 성북(0.18%),영등포(0.16%), 양천(0.14%), 관악(0.13%) 순으로 올랐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현상을 임대차3법 시행으로 전세 매물 품귀가 심화되면서 아파트 전세가 상승세가 지속되는 것으로 보고있다. 기존 세입자들이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해 예전에 비해 새로운 전세 매물이 나오기가 힘들고, 새 아파트에 입주하게 되더라도 대출과 관련 규정들이 까다로와 집주인이 직접거주를 해야 되는 요건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러한 이유들로 전세시장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부동산114 리서치팀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수도권 전세시장은 3기신도시 지역과 교통 여건이 양호한 대단지 아파트가 상승을 주도하는 모습이며, 새 임대차법 시행으로 전세 매물 품귀가 심화되는 분위기여서 수급 불균형에 따른 불안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KB금융지주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8.4 공급 대책 이후 수도권의 주택매매 상승세는 주춤하고 있으나 일부 광역시 및 세종 등 비수도권의 상승폭이 확대되면서 여전히 높은 상승률 기록했다”며 “임대차 3법 도입 및 임대인의 실거주 등으로 매물이 감소된 상황에서 전세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라고 전했다. 

더불어 “전세전망지수(126.3) 조사 이래 최고를 기록했고, 서울 및 수도권의 상승 기대감은 일부 감소했으나, 5대 광역시 중심으로 상승 전망이 확대되면서 전국 매매전망지수는 전월대비 소폭 상승했다”며 “전세전망지수의 경우 전국적으로 높은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조사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진단했다.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서울, 경기지역의 전세 평균가는 매년 3~4월에 최저가를 기록한 뒤, 다음해 1~2월에 전고점을 뚫는 패턴이다”라며 “최근 6년간 1년마다 서울은 약 1500만원, 경기도는 약 1000만원씩 상승하고 있다”며 “서울과 경기지역에 2년마다 전세를 유지하기위해서는 평균적으로 2000~3000만원의 보증금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직방 함영진 빅데이터랩장은 “전세가격은 당분간 가격 상승세가 유지될 전망이며, 특히 서울은 올해 서울지역에 남은 입주물량은 1만호 정도이고 내년에도 2만500호 정도라 예년(2018년 3만3723호, 2019년 4만6220호)에 비해 부족한 편이다”며 “임대차법 개정으로 인해 전세 재계약 건수가 증가하며 출회될 전세 매물량 역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한편, 아파트 청약을 위해 무주택자로 머무르는 수요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수급 불균형 심화로 인해 실거래가격 상승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전세가가 매매가를 상회하는 ‘깡통전세’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명지대학교 권대중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세시장은 매물이 획기적으로 늘어나기 전까지는 현재 상태가 지속될 수 밖에 없고 비수기철에 잠시 보합세를 유지하다가 이사철에는 다시 오르는 식으로 그 형태가 계속 반복 될 것”이라며 “집값이 조정 국면에 들어설 경우 깡통전세 현상도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 박원갑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임대차 3법으로 인해 고가주택 양도세 및 재건축을 중심으로 그 거주요건이 강화되면서 아예 내 집에 들어가 살려는 경향이 짙어지는데다가 4년 동안 전세가 상승이 불가해 한번에 높게 올려 받으려는 경향이 맞물려 있다”며 “깡통전세가 아직은 급격하게 확산되진 않고 있지만, 아파트 보다는 지방이나 수도권 외곽에 있는 오피스텔·다세대·다가구 등이 깡통전세가 될 확률이 높아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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