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한국농아인협회가 수어·청각장애 비하 논란에 휩싸인 ‘SNL 코리아’ 측에 제대로 된 수어를 사용한 방문 사과를 요청했다.
한국농아인협회는 지난 22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공식 성명서를 발표했다. 협회 측은 “이번 ‘SNL 코리아’의 수어 비하 영상은 더욱 우리 농인들을 화나게 했다”며 “쿠팡플레이에 업로드된 수어 비하 영상은 명백히 ‘조롱’의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SNL 코리아’ 속 수어 비하는 한국 사회에서 소수로서 소외된 우리 농인들에게는 일본인이 ‘니다(nida)’ 거리며 한국인을 비하하는 것과 동일한 수준이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들은 주어가 명확하지 않은 ‘SNL 코리아’ 제작진의 SNS 사과문에 대해서도 말문을 열었다. 협회 측은 “우리 농인들은 분노하게 만드는 것은 제대로 된 사과가 없다는 것”이라며 “쿠팡플레이와 제작진은 수일간 동안 거듭된 비난에 사과문을 올리면서 영상을 삭제하겠다고 했지만, 대체 누구에게 사과하겠다는 것이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협회는 쿠팡플레이의 책임자와 ‘SNL 코리아’ 책임자가 직접 한국농아인협회에 방문해 제대로 된 수어로 모든 농인들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앞서 지난 12일 공개된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시즌2’의 코너 ‘위켄드 업데이트’에서는 올림픽 소식을 설명하는 기자와 해당 중계를 수어로 통역하는 AI(인공지능) 로봇의 모습이 그려졌다. 해당 코너에서 배우 정상훈이 AI 로봇인 ‘기가후니’를 연기하며 수어를 표현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AI 로봇이 우스꽝스러운 표정과 손짓으로 수어를 희화화하고 청각장애인을 비하했다며 논란을 제기했다.
짧게 편집된 해당 코너의 영상은 쿠팡플레이 공식 인스타그램에 게재되는 등 온라인 상에 빠르게 번졌다. 이에 발맞춰 수어·청각장애 비하했다는 논란이 거세지자, ‘SNL 코리아’ 제작진은 지난 21일 쿠팡플레이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사과문을 올렸다.
제작진은 “베이징 올림픽 편파판정 이슈를 풍자하는 과정에서 제작 의도와 다르게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며 “해당 영상은 삭제 조치했으며 본편에서도 삭제 반영될 예정이다. 앞으로 프로그램 제작 과정에 있어 소재와 표현에 주의를 기울여 즐거운 웃음을 드릴 수 있게 더욱 노력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사과문에 명확한 잘못 내용과 사과를 전하는 대상이 정확하게 언급돼 있지 않는다는 누리꾼들의 지적이 잇따라 이어졌다.
관련기사
주요기획: [남녀편견지사],[존폐 기로에 선 여가부], [내 이웃, 이주민]
좌우명: 꿈은 이루어진다 다른기사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