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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사진제공=뉴시스]

중소기업에 다니는 김모(28)씨는 결혼할 마음을 점차 접어두고 있다. 낮은 소득과 높은 집 값 탓이다. 김씨는 “소득은 제자리걸음인데 집 값은 무서운 줄 모르고 높아만 가니 살기가 점점 더 팍팍하다. 언젠가는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희망조차 희미해져 가는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대기업에 재직 중인 박모(29)씨도 결혼에 부정적이다. 근로소득으로 버는 수입으로는 내 집 마련이 힘들 뿐만 아니라, 이미 쌓여있는 부채를 갚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박 씨는 “근로소득에 비해 터무니없이 높은 집 값 탓에 결혼은 꿈도 못꾸고 있다”며 “갚아야 학자금 대출과 기타 부채를 갚는 것이 급선무”라며 불투명한 미래에 대해 걱정했다.

【투데이신문 박세진 기자】국내 경제활동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20년 전 같은 세대와 비교했을 때 소득 수준은 낮아지고, 부채는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MZ세대가 경제적으로 취약하다는 뜻으로 풀이돼 향후 경제 전체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지난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BOK 이슈노트-MZ세대의 현황과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MZ세대가 전체 인구 중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기준 46.9%에 달했다. MZ세대의 경제적 위상은 높아졌지만, 40~60대 중장년층과 비교했을 때 소득 수준은 크게 차이 나지 않았다.

2018년 현재 MZ세대(현재 24~39세)의 근로소득은 2000년 같은 연령(24~39)의 1.4배로 나타났다. X세대(1965~1979년생), BB세대(1955~1964년생)의 근로소득이 2000년 같은 연령대의 1.5배, 1.6배 인 것을 감안했을 때 증가폭이 작은 모습이다.

금융자산도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MZ세대 연령대의 금융자산은 2012년 동일 연령대의 금융자산에 비해 1.3배 수준 증가했으나, 전기간(2001~18년)대비로 봤을 대 거의 정체됐다. 한은은 취업난 등으로 MZ세대 연령대가 금융자산 축적을 위한 종잣돈 마련에 어려움을 겪은 데 주로 기인한 것으로 해석했다.

다만, 노후대비를 중시하는 MZ세대의 특징으로 연금보험 등 저축성 보험 보유는 2018년 MZ세대 연령대가 2001년 동일 연령대 대비 1.92배 수준으로 증가해 2018년 X세대의 1.72배 수준으로 나타났으며, BB세대의 1.49배 수준으로 나타났다.

소득과 자산의 경우 소폭 늘어난 반면, 빚은 매우 큰 폭으로 증가했다. 총부채의 경우 2018년 MZ세대가 2000년 동일 연령대의 총부채 대비 4.3배에 이르러 X세대(2.4배), BB세대(1.8배)와 비교 했을 때 크게 웃돌았다. 명목 부채의 경우 2002년 당시 38세의 총부채는 2230만원이었고, 2017년 38세는 9800만원의 빚이 존재했다.

이는 MZ세대를 약 20년 전 같은 연령과 비교했을 때, 2018년 기준 이들의 소득과 금융자산이 X세대나 BB세대보다 적게 늘어난 대신 빚은 크게 증가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원인으로 주택 마련을 위해 대출받은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2018년 MZ세대가 주택을 마련하느라 대출받은 비율은 34.4%로, X세대(32.1%)와 BB세대(19.6%)에 비해 높았다.

한국은행은 “기존 세대와 상이한 선호 체계 등을 보이는 MZ세대가 우리 경제의 주력 세대로 부상하고 있으나 이전 세대 대비 취약한 경제 상황이 향후 경제에 일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정책당국에서는 MZ세대의 생활방식, 취향 등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꾸준히 점검하는 한편 소득 증가, 부채 감소 등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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