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아파트단지와 연결된 버스노선 태부족…통근길 어쩌나
김포지역 운수업체, 노선 증설 검토 “구두협의 단계서 막혀”
인천시 “종합적 검토 필요…수요맞춤형 대책 세우고 있어”

원당대로에 위치한 검단신도시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이번달 준공예정인 검단파라곤 센트럴파크 단지가 보이고 있다. 해당 단지에서 이 정류장까지의 거리는 도보로 약 20분이 소요된다. ⓒ투데이신문
원당대로에 위치한 검단신도시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이번달 준공예정인 검단파라곤 센트럴파크 단지가 보이고 있다. 해당 단지에서 이 정류장까지의 거리는 도보로 약 20분이 소요된다.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홍기원 기자】 인천시 서구 검단신도시에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된 가운데 버스노선 증설 여부를 두고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인근 김포지역 운수업체가 아파트 단지 사이를 가로지르는 버스노선을 검토하고 있으나 ‘보이지 않는 벽’에 가로막힌 모습이다.

현재 검단신도시를 운행하는 대다수 버스노선은 동서로 이어진 원당대로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그러다보니 최근 입주했거나 곧 입주예정인 아파트 단지에 연결된 버스노선은 부족한 상황이다.

2일 검단신도시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주민은 “이곳에서 서울로 가는 가장 빠른 대중교통수단은 버스를 타고 인근 계양역으로 이동해 공항철도를 이용하는 것이다. 서울시 도심까지 직통버스가 있지만 약간 돌아서 간다”고 사정을 전했다. 서울시 강서구에 있는 회사로 통근한다는 이 주민은 “지금은 버스를 타는데  많이 붐비지 않지만 입주가 시작된 아파트 단지들이 늘어나면서 사람들이 많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검단파라곤 센트럴파크 황병엽 입주예정자협의회장은 “본격적으로 입주가 시작될텐데 아파트단지에 연결된 버스 노선이 매우 부족하다”라며 “새로 배정된 인천버스 75번 노선은 배차간격이 30분이나 걸려 인근 단지 입주민들까지 모두 수용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우려했다. 황 입예협회장은 “김포지역 운수업체에서 기존 버스 운행경로를 변경하려 한다는데 인천시에서 난색을 보이고 있다. 관내업체 보호 때문이라는 얘기가 있다”라며 “인근 단지 입주민들과 상황을 공유하고 대책을 마련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검단파라곤 센트럴파크, 호반써밋프라임뷰, 대방디에트르더펠리체 등의 아파트단지에서 원당대로에 위치한 버스정류장까지는 도보로 약 20~30분 내외가 소요된다. 그 사이에는 87번 버스가 운행할 뿐이다.

75번 버스와 87번 버스는 검단신도시와 계양역을 연결하고 있다. 황 입예협회장은 “약 5000여 세대를 두 노선이 감당해야 하는데 출근시간대엔 만차가 돼 타기도 힘들 것 같다”면서 “인천시에 민원을 넣었지만 만족할만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2일 오전 검단신도시 주민들이 계양역 방면으로 운행하는 87번 버스에 승차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2일 오전 검단신도시 주민들이 계양역 방면으로 운행하는 87번 버스에 승차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인근 경기도 김포시에 위치한 A 운수업체 관계자는 “김포시와 검단신도시가 인접해 사전에 몇몇 노선의 변경을 검토해왔다. 현재 언제든 노선을 증설할 준비가 됐다”라며 “인천시의 사업계획 변경에 대한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아직 정식으로 공문을 제출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사업계획을 변경하려면 보통 지방자치단체와 구두협의를 해서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구두협의 단계에서 막혀 있다”고 답답해했다.

해당 운수업체는 원당대로에서 떨어져 있는 아파트 단지 사이로 버스노선을 변경해 김포공항, 서울역, 그리고 일산 등을 연결하는 노선들을 검토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버스노선이 실제 운행된다면 인접한 아파트단지 입주민들의 대중교통 이용이 한결 용이해질 전망이다.

한편, 인천시는 아직 정식으로 노선 변경을 협의하는 운수업체는 없었고 검단신도시 대중교통과 관련한 대책을 수립 중이라는 입장이다. 인천시 버스정책과 임원종 노선조정팀장은 “아직 노선 변경에 대한 협의는 없었다”면서도 “경기버스의 노선 변경은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단서를 달았다.

임 팀장은 “인천버스는 준공영제로 운영되지만 김포지역은 민영제로 운영체계가 다르다. 또, 요금도 인천 버스는 1250원이지만 김포 버스는 1450원이다”라면서 “실제로 협의를 해봐야 노선 변경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단신도시에는 상반기에 원당대로를 중심으로 6개 버스 노선을 넣었고 오는 4일부터는 신도를 위아래로 종단하는 75번 노선이 투입된다. 아직 부족한 면이 있지만 수요맞춤형으로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검단신도시 아파트 단지 전경. ⓒ투데이신문
검단신도시 아파트 단지 전경. ⓒ투데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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