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한강 차로 줄여 보행·녹지공간 조성
국회대로 지하화, 상부 11만㎡ 대규모 공원
용산공원, 국가별 정원문화 경험 공간 조성
“서울정원박람회 세계적 박람회로 키우겠다”
【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광화문~서울역~용산~한강까지 이어지는 가로(街路)가 ‘녹지생태가로’로 재편되고 용산공원 반환부지엔 세계 정원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녹지공간 시설이 조성될 전망이다.
유럽 출장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2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8구역 도심 녹지축 조성 지역과 세계 3대 정원 축제인 프랑스 ‘2022 쇼몽 국제 가든 페스티벌’을 잇달아 찾아 이같은 구상을 밝혔다.
국가상징가로, 녹지생태가로로 재편
24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 시장은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 파리시 관계자 등으로부터 파리8구역 도심 녹지축 조성 사업계획을 청취하고 현장을 함께 둘러본 후 “광화문과 서울역, 용산, 한강을 잇는 국가상징가로를 비롯한 주요 가로를 녹지생태가로로 재편하겠다”고 말했다.
파리8구역 도심 녹지축 조성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명소인 샹젤리제 거리와 콩코드 광장을 2030년까지 역사와 문화가 함축된 도심 녹지축이자 시민을 위한 정원으로 재단장하는 프로젝트다.
하루 6만대 이상의 차량이 달리던 8차선 도로를 4차선으로 줄이는 대신, 보행자를 위한 휴식 공간과 녹지를 풍부하게 조성하는 게 핵심이다.
서울시는 역사성·장소성 등 여러 면에서 국가상징가로와 유사점이 많은 샹젤리제 거리와 콩코드 광장 프로젝트로부터 급속한 도시화로 의미가 퇴색하고 있는 국가중심가로의 정체성 회복 해법을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시는 현재 재개장한 광화문광장과 연계해 국가상징가로 조성을 본격화하는 등 서울 도심 곳곳에 선형공원을 조성하고, 서울 전역의 초록공간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기 위한 공간 재구조화를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해 시는 올 초 공개한 서울 전역의 숲, 공원, 정원, 녹지를 연결하는 ‘초록길 프로젝트 계획’을 통해 2026년까지 총 2000㎞ 규모의 녹지 네트워크를 시민들에게 선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가상징가로는 서울의 역사·문화를 대표하는 광화문~서울역~용산~한강을 잇는 7㎞ 구간이다. 시는 이 구간을 파리 샹젤리제 거리처럼 서울의 대표 상징공간으로 만들어 위상을 높이고, 광화문광장에서 시작된 활력을 한강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시는 지난해 5월 세종대로 사거리~숭례문~서울역 1.55㎞ 구간에 세종대로 사람숲길 조성을 완료했다. 기존 9~12차로를 7~9차로로 줄이고, 서울광장 면적의 2배가 넘는 보행공간을 마련했다.
세종대로 전 구간에는 자전거도로가 새로 생겼다. 거리 곳곳에는 느티나무, 팽나무, 느릅나무 등을 다양하게 식재해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올해부터는 서울역에서 용산을 지나 한강까지 이어지는 5.3㎞ 구간 사업을 본격화한다. 서울역~한강대로 구간(4.2㎞)의 차로를 6~9차로에서 4~6차로로 축소하는 대신 좁고 불편했던 보행로는 폭을 최대 1.5배 확장하고 자전거도로를 신설한다.
또 서울역광장 앞 등 보행단절 지역에는 횡단보도를 마련해 보행환경을 개선하고, 한강대로에는 스마트 자율주행 버스전용차로 기반시설을 조성한다. 가로시설물에는 통합 디자인과 스마트 기술을 적용한다.
이밖에도 시는 국회대로 상부 공원화 사업도 추진 중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고속도로로 개통돼 50년 넘게 자동차 전용도로 역할을 수행해온 국회대로(신월IC~국회의사당 교차로 7.6㎞)를 지하화하고, 지상부에는 약 11만㎡의 대규모 선형공원을 조성하는 내용이다.
서울시는 국가상징가로, 세종대로 사람숲길, 국회대로 상부공원 등 다양한 공원 녹지길은 물론 고가차도 하부, 지하보도 같은 도시기반시설과 서울둘레길 등 기존 명소를 연계해 시민들이 서울 어디서든 초록여가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보행친화 녹색도시, 서울’을 만들어간다는 목표다.
“용산공원에 세계 각국 정원 만들 것”
같은 날(현지시간) 세계 3대 정원 축제인 프랑스 ‘2022 쇼몽 국제 가든 페스티벌’을 찾은 오 시장은 “서울시가 매년 개최하는 ‘서울정원박람회’를 세계적인 박람회로 발전시켜나가겠다”고 선언했다.
‘쇼몽 국제 가든 페스티벌’은 1992년부터 프랑스 상트르 주 루아르 강변에 위치한 쇼몽성 일대에서 시작한 국제정원박람회로, 영국 ‘첼시 플라워쇼’, 독일 ‘BUGA(연방정원박람회)’와 함께 세계 3대 정원 축제로 꼽힌다.
매년 4월~10월 6개월여에 걸쳐 개최되며, 30개 내외의 정원을 조성하고 이중 일부는 종료 후에도 존치해 이듬해 선보이기도 한다.
오 시장은 세계 정원문화를 선도하고 있는 ‘쇼몽 국제 가든 페스티벌’의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정원들을 집중적으로 둘러보고 ‘서울정원박람회’를 세계적인 수준의 축제로 발전시키기 위한 아이디어를 모색했다.
‘서울정원박람회’는 2015년 시작해 올해로 7회를 맞이하며 서울시민들의 생활 속 정원문화를 확산시키는 대표 행사로 자리매김 중이다.
여의도공원 등 서울 곳곳에서 열린 지난 여섯 번의 박람회를 통해 총 411만 명의 발길이 이어졌고, 올해는 북서울꿈의숲에서 ‘꿈의 숲 그리고 예술의 정원’이라는 주제로 지난달 30일 개최됐다.
시는 내년에는 서울의 대표 수변공간인 한강공원으로 ‘서울정원박람회’ 무대를 옮기고, 전시정원의 규모를 확대해서 시민들이 아름다운 한강의 경관과 정원문화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루아르 강변에 위치한 쇼몽 박람회장 같이 정원 조성을 위한 넓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만큼, 정원 감상 기회가 한층 풍부해질 것으로 보인다.
전시 규모도 올해 28개 정원에서 내년에는 40개 이상으로 확대하고, 최초 정원 조성 이후에도 계절별로 어울리는 꽃으로 재단장해 ‘쇼몽 국제 가든 페스티벌’처럼 봄부터 가을까지 시민들이 정원을 즐길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또한, 어르신·어린이 등 다양한 계층을 위한 정원체험프로그램도 연중 상시로 열어 정원문화가 생활속 가까이 들어올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다.
2024년에는 국내는 물론 해외 유명 작가들이 참여해 세계적인 수준의 정원을 선보이는 ‘서울국제정원박람회’로 확대 개최를 추진한다.
‘쇼몽 국제 가든 페스티벌’ 같은 세계적인 정원문화 축제로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체계적인 준비를 거쳐 추진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