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변동휘 기자】 카카오가 지난 10월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발생한 서비스 장애로 피해를 입은 이용자들에 대한 보상안을 확정했다. 사건 발생 후 약 2달 만에 이뤄진 결정으로, 업계 최초로 무료 서비스에 대한 보상안이 발표됐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 29일 ‘1015 피해지원 협의체(이하 협의체)’에서 수립한 SK C&C 데이터센터 화재에 따른 서비스 장애 피해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협의체는 소상공인연합회 김기홍 감사와 차남수 정책홍보본부장,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최성진 대표, 한국소비자연맹 정지연 사무총장, 공정거래·소비자보호 전문가인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최난설헌 교수, 카카오 송지혜 카카오톡 부문장 등 이해당사자와 전문가로 구성됐으며, 지난 11월부터 10여 차례에 걸쳐 회의를 진행해왔다.
카카오는 지난 10월 19일부터 11월 6일까지 총 19일간 서비스 장애 피해사례 접수를 받았으며, 공식 채널을 통해 접수된 10만5116건 중 카카오의 타 계열사 접수 건을 제외한 8만7195건을 분석했다. 그 결과 피해 신고 주체는 일반 이용자가 79.8%로 가장 많았고, 소상공인 20%, 중대형 기업 0.2% 등으로 확인됐다. 유료 서비스 피해 접수 건수는 1만4918건으로 전체의 17.1%를 차지했으며, 무료 서비스 중 금전적 피해를 언급한 내용은 1만3195건(15.1%)으로 집계됐다.
이번에 결정된 지원책은 카카오 서비스를 이용하는 일반 이용자와 영업에 피해를 입은 비즈니스 파트너로 구분해 실행된다. 먼저 일반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이모티콘 3종(영구 1종, 90일 사용 2종)을 제공하며, 카카오메이커스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감사쿠폰 2종(2000원, 3000원), 톡서랍 플러스 1개월 이용권(300만명)을 추가 지급할 예정이다.
소상공인들에게는 매출 손실 규모액에 따라 지원금을 차등 지급한다. 매출손실 규모액이 30만원 이하일 경우 3만원, 30만원 초과 50만원 이하인 경우 5만원을 지원한다. 영업이익률과 대체 서비스 유무, 해당 서비스에 대한 카카오의 점유율 등을 반영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또한 ‘소상공인을 위한 카카오톡 채널 캐시 프로그램’을 신설, 전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채널 메시지를 발송할 수 있는 무상 캐시(5만원 상당)를 지급한다.
50만원을 초과하는 피해 사례에 대해서는 개별 검토를 통해 추가 지원을 고려할 방침으로, 소상공인 확인서, 매출 피해 입증자료, 서비스 활용 엉업 입증자료 등을 기준으로 사례 검토가 이뤄질 예정이다. 개인 이용자 중에서도 구체적인 금전 피해사례를 접수한 경우 1월 중 별도 고객센터를 통해 추가 협의를 진행할 방침이다.
피싱 사례에 대한 주의도 덧붙였다. 소상공인 대상 추가 피해접수는 1월 중 소상공인연합회 홈페이지를 통해 안내할 예정이며, 전국민 대상 혜택은 1월 5일부터 카카오톡 앱을 통해 제공된다. 또한 카카오 측은 기존 서비스가 아닌 새로운 사이트 로그인이나 파일 설치 등을 요구하지 않으며, 개별 대상자에게 연락 시 반드시 카카오고객센터 공지 게재와 함께 안내할 예정이니 이와 무관한 문제나 메일을 통한 피싱 메시지에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같은 피해 보상안은 무료 서비스에 대한 전례 없는 피해보상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무료 서비스에 대한 보상은 국내 관련업계에서는 최초이며, 해외로 눈을 돌려도 매우 드문 사례라는 점에서다. 이에 대해 카카오 측은 이용자 생활이나 비즈니스에 불편을 끼친 부분에 대한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 일괄 지원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플랫폼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소상공인 등과 상생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협의체에 참여한 소상공인연합회 김기홍 감사는 “카카오 1015 사태는 플랫폼 기업과 소상공인의 영업 간 긴밀한 생태계가 형성돼 있음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며 “법의 논리를 들이대며 피해보상 여부를 다투지 않고, 소상공인 피해에 공감하며 경제적 약자를 위한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지 않았기에 합의에 이를 수 있었으며, 앞으로 더 많은 플랫폼 기업이 소상공인과 함께 성장하고 상생할 수 있는 건강한 산업 생태계가 구축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카카오 측은 “다양한 업계의 입장을 귀 기울여 듣고, 사용자분들께 실질적 도움이 되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지만, 저희가 준비한 방안이 모든 분을 만족시킬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발표한 지원 방안이 끝이 아닌 신뢰 회복의 시작이 될 수 있도록, 모두의 소통을 더욱 단단히 잇는 플랫폼이 되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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