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박중선 기자】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의 새해 첫 회의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강력한 긴축 정책에도 물가 수준이 높다는 점과 벌어진 한-미 금리 격차를 이유로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들은 오는 13일 열리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이하 한은)이 시장의 예상대로 금리 인상에 나선다면 지난해에 이어 사상 처음 7번 연속 기준금리를 올려 3.5%가 된다.
이 같은 관측은 5%에 이르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좀처럼 잡히지 않고, 1.25%포인트까지 벌어진 미국과의 금리 격차에 기인한다.
IBK투자증권 권기중 연구원은 “이창용 총재가 최근까지 물가안정 의지를 드러낸 가운데 국내 물가의 하방 경직성을 고려하면 0.25%포인트 인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앞서 한은 이창용 총재는 신년사를 통해 “소비자물가가 5% 내외의 상승률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통화정책은 물가안정에 중점을 둔 기조를 지속하겠다”고 긴축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키움증권 안예하 연구원은 “부동산 가격 하락과 자금시장 유동성 경색 등 경기 하강 리스크가 부각 되고 있으나 여전히 고물가 수준임을 감안할 때 물가안정을 위한 긴축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여 0.25%포인트 수준의 기준금리 인상을 전망한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 12월 공개된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이 물가안정 의지 약화가 아니라는 점을 언급, 2023년 금리 인하는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1.25%포인트로 벌어진 한-미 기준금리 격차도 한은의 추가 금리 인상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안 연구원은 “여전히 고용시장 수급이 타이트한 상황이라면 연준이 0.5%포인트 인상을 선택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며 “최근 환율은 다소 안정됐지만 연준의 긴축을 반영하면 재차 달러 강세가 나올 수 있어 향후 국내 기준금리 3.75% 수준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경기 침체 우려가 점차 높아지는 만큼 3.75% 수준까지의 금리 인상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의 하락추세와 금융 불균형 부담이 지속되고 있어 3.5%가 기준금리 상단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 금리 역전의 지속 구간은 과거에도 있었던 현상”이라며 “금리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