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 최종 후보 선정…시대 흐름상 ‘영업력’ 촉각
현재 양쪽 2명씩 총 4명 롱리스트에 이름 올려
출신 안배 관행, 임종룡 체제 첫 행장 선출서 깰지 관건

【투데이신문 임혜현 기자】차기 우리은행장 선출 과정이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최종 선택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원덕 전 행장이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 진행돼 온 ‘행장 선정 프로그램’은 두 달간의 진행 끝에 현재 롱리스트를 선정했다. 이어 이달 말 최종 후보를 추천한다는 복안이다. 이에 따라 다음 주면 차기 행장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임종룡 체제’ 첫 행장 등극...‘영업력 강조’ 눈길

우리은행 본점. [사진제공=우리은행]
우리은행 본점. [사진제공=우리은행]

이번에 뽑히는 행장은 우리금융 임종룡 회장과 손발을 맞출 인물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아울러 ‘임종룡 체제’에서 도입된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통해 뽑히는 첫 행장이라는 의미도 있다. 

임 회장은 경제 관료 출신으로, NH농협금융 회장을 지낸 바 있는 외부 인사다. 우리금융 회장으로 선출되면서 우리금융 민영화 이후 본격적인 약진을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증권과 보험 분야에 대한 대대적 투자가 점쳐지는 가운데, 주력 계열사인 은행이 이 같은 작업을 뒷받침해 줘야 하기 때문에 차기 행장 인선에 대단한 관심이 모아지는 것.

또한 이자수익을 쉽게 올리는 패턴에 대한 사회적 비판과 함께 글로벌 경제가 전인미답의 길을 한동안 걸을 것이라는 점에서도 은행 산업 재편 작업을 새 행장과 임 회장이 손발을 맞춰 진행해야 한다는 주문도 높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번 행장 선정 향방은 향후 임원진 등 경영진을 선발하는 시스템 구축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임 회장은 1차 후보군에 대해 “영업력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자추위에서 선정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상업 출신과 한일 출신 ‘같은 수 경쟁 중’

우리금융 자회사대표후보추천위원회도 차기 행장감의 조건으로 ‘세대교체형’ 성격과 ‘지주는 전략 중심, 자회사는 영업 중심’이라는 경영방침에 부합해야 한다는 점을 우선시하고 있다.

다만 현재 롱리스트에 오른 이들의 면면을 볼 때 영업력에서는 어느 정도 대등한 평준화가 이뤄져 있다는 풀이가 나온다. 현재 롱리스트 후보군으로는 △우리은행 이석태 국내영업부문장 △우리은행 강신국 기업투자금융부문장 △우리카드 박완식 대표 △우리금융캐피탈 조병규 대표 등 4명이 추려진 상태다.   

차기 우리은행장 1차 후보군. (사진 왼쪽부터)이석태 후보, 강신국 후보, 박완식 후보, 조병규 후보. [사진제공=우리금융]
차기 우리은행장 1차 후보군. (사진 왼쪽부터)이석태 후보, 강신국 후보, 박완식 후보, 조병규 후보. [사진제공=우리금융]

이 부문장은 은행 경영기획단 영업본부장 등을 거쳐 민영화 관련 업무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은행 영업총괄그룹 집행부행장도 역임했다.

조 대표는 기업금융 부문에서 경력 상당 부분을 쌓았다. 

강 부문장은 은행 자금팀 부부장, 증권운용부장, 홍콩지점장 등을 역임한 데다 종로기업영업본부 영업본부장 등을 거쳤다. 

박 대표도 은행 영업추진부장을 지내 ‘영업통’ 평가에 손색이 없다. 

이 부문장과 조 대표는 상업은행 출신이며 나머지는 한일은행 출신이다. 1차 후보군으로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을 두명씩 선정한 것은 불필요한 출신 관련 잡음을 최소화하려는 것으로 읽힌다. 

한편 롱리스트 후보군을 동수로 맞춘 점은 한일과 상업 양측이 출신별로 번갈아 행장을 맡았던 관례를 이번에 깰 수도 있다는 포석으로도 해석된다. 공평한 경쟁을 통해 결정되는 상황이므로 계파 이슈적 해석에 연연하지 말라는 신호라는 것이다. 임 회장이 공정한 행장 선임 의지를 무기 삼아 향후 그룹 운영 방향에서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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