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의 블록화·탈달러화 움직임
하반기 금 가격 온스당 1950~2150달러
【투데이신문 박중선 기자】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으로 안전자산 심리가 높아진 가운데 신흥국 중심으로 금 매입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어 하반기에도 금 가격 상승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25일 하나증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규모는 228톤으로 2000년 통계 발표 시작 이후 최대 규모다. 특히 터키, 우즈베키스탄, 인도, 카타르 등 신흥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이 두드러진 것으로 집계됐다.
하나증권 전규연 연구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 자산 동결로 인해 친러 성향을 가진 신흥국들의 금 보유 유인이 늘어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이 지난해 11월부터 6개월 연속 금 매입을 크게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연구원은 “전쟁 이후 중국의 미 국채 보유 잔액 감소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고, 위안화 결제액이 급격히 증가하는 점으로 미루어보아 중국은 미 달러와의 패권전쟁 차원에서 금 보유량을 늘릴 공산이 크다”며 “세계 경제의 블록화와 탈달러화 움직임이 신흥국 중앙은행의 금 사재기 현상을 유도하고 있다”고 짚었다.
미국 경제의 역성장 가능성과 금융시장 불안심리 확대,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 등도 금 매수세를 부추기는 원인으로 지목했다.
전 연구원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지난 3월부터 금 선물의 투기적 순매수세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고, 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로 달러 약세 흐름과 실질금리 하락 흐름이 이어진다면 금 가격은 하반기에도 상승압력이 우세할 것으로 보여 역대 최고치 경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하반기 금 가격 밴드를 온스당 1950~2150달러 수준을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