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 “수능 기조와 안 맞는 듯”
교육청 “정부 지침 前 나온 문제”
입시계 “9·10월 문제 풀어 봐야”

2024학년도 수능 대비 7월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시행된 지난 11일 오전 울산 중구 중앙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을 치르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2024학년도 수능 대비 7월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시행된 지난 11일 오전 울산 중구 중앙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을 치르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정인지 기자】 수험생을 대상으로 실시된 7월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에 이른바 ‘킬러문항’(교과과정 밖에서 출제된 초고난도 문항)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열 대통령의 킬러문항 배제 발표 이전에 출제돼 기조가 반영되지 못했다는 것이 교육당국의 설명이다.

12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7월 학평의 국어·수학 영역에서 킬러문항으로 추정할 수 있는 문제가 각각 2개 이상 출제됐다.

7월 학평은 지난달 15일 윤석열 대통령의 킬러문항 배제 지시가 알려진 뒤 첫 전국 단위 시험이자 수능 원서 접수 전 당국의 마지막 모의고사다. 다만 올해 초 출제된 시험이라 킬러문항이 배제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7월 학평을 주관한 인천시교육청 측은 “(해당 시험은) 지난 3월 이전 출제가 완료됐다”며 “(대통령 지시가) 발표될 때 즈음 인쇄도 거의 마무리되는 시점이었다”고 해명했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주관하는 6·9월 모의평가(모평)와는 달리 3·5·7·10월 학력평가는 시도교육청이 돌아가며 주관한다.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실시된 지난 11일 오전 대구 수성구 대륜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 배부받은 답안지를 작성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br>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실시된 지난 11일 오전 대구 수성구 대륜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 배부받은 답안지를 작성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종로학원은 국어 과목에서는 기상예보 관련 지문인 16, 17번이, 수학에서는 공통과목 주관식 22번과 선택과목 주관식 30번이 고난도 킬러문항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어는 지문의 길이가 길고 어휘가 어려워 해석이 까다로웠으며 수학은 2~3가지 이상의 수학적 개념이 결합해 해결이 복잡했다는 분석이다.

킬러문항 배제 방침이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수험생 사이에서 혼란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7월 모평 종료 직후 수험생 커뮤니티 ‘오르비’에는 “수능 기조와 맞지 않는 것 같다”는 글이 상당수 올라오기도 했다. 

배제 방침은 남은 평가부터 본격적으로 적용될 전망이다. 앞으로 수능을 앞둔 수험생들이 치르는 시험은 9월 모평(9월 6일)과 서울시교육청이 주관하는 10월 학평(10월 12일)으로 총 2번이 남았다.

입시계는 해당 기조가 반영될 남은 시험에 학습 초점을 맞추라고 조언했다. 종로학원 임성호 대표는 “남은 기간 학습 방향 조정은 9월 6일 평가원 모의고사를 분석한 후 신중히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오는 10월 학평을 맡은 서울시교육청 측은 이번 달 말부터 현직 교사들이 출제를 시작해 8월 말까지 끝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평소에도 교육과정 내에서 내려고 준비하고 있지만 이번 정부 방침이 킬러문항 배제이기 때문에 더 신경써서 점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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