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LG전자 미래비전 발표 기자간담회
3대 동력원 기반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목표
7년간 50조원 투자…‘트리플 세븐’ 달성 박차
고객 참여형 ESG 실천…브랜드 가치 재정립

(좌측부터) LG전자 이상수 CSO(최고전략책임자), 류재철 H&A사업본부장, 조주완 CEO(최고경영자), 박형세 HE사업본부장, 은석현 VS사업본부장, 장익환 BS사업본부장 등 주요 경영진들이 12일 개최된 미래비전 발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좌측부터) LG전자 이상수 CSO(최고전략책임자), 류재철 H&A사업본부장, 조주완 CEO(최고경영자), 박형세 HE사업본부장, 은석현 VS사업본부장, 장익환 BS사업본부장 등 주요 경영진들이 12일 개최된 미래비전 발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변동휘 기자】LG전자가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의 대전환을 선언했다. 가전 분야에서의 강점을 발전시켜 서비스 플랫폼으로의 사업 전환을 시도하는 가운데, 전장 분야 등 B2B 사업에 힘을 싣고 신사업 창출을 위한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등 ‘3대 성장동력’을 일으키겠다는 것이다. 이를 중심으로 2030년까지 연매출 10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LG전자 CEO(최고경영자) 조주완 사장은 12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미래비전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서비스화·디지털화·전기화’라는 미래 변곡점을 지목했다. 팬데믹을 비롯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세계경제 침체, 생성 AI의 출현 등 여러 사건들 속에서 LG전자를 포함한 기업들은 복잡성과 불확실성을 직면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그는 ‘결국 시장과 고객에게 답이 있다’는 일념 하에 23개국을 돌며 이 같은 흐름을 눈으로 확인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응해 그는 가전을 넘어 이동공간, 메타버스까지 고객의 삶이 있는 모든 공간에서 모든 경험을 연결하고 확장하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플랫폼 기반 서비스로의 사업 전환 ▲B2B(기업 간 거래) 사업 가속화 ▲빅 웨이브 영역으로의 신사업 진출 등을 통해 고객이 존재하는 모든 공간으로 들어가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2030년까지 50조원을 투자해 연평균 성장률 7%, 영업이익률 7%, 기업가치 7배 등 ‘트리플 세븐’을 달성하고, 지난해 기준 65조원(LG이노텍 제외) 수준인 연매출 규모를 100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투자액의 절반 가량은 R&D에 투입될 방침으로, 선진국에 현지 완결형 체제를 구축하려면 모든 밸류체인이 들어가야 하기에 설비 및 생산지 투자에 상당한 비용이 들어간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세부적으로는 전기차 충전 관련 사업와 전장, 로봇 등 B2B 영역에 많은 투자가 집중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 가전 넘어 서비스·플랫폼으로

먼저 플랫폼 서비스 사업과 관련해 조 사장은 판매 시점에만 매출이 발생하던 제품 중심 사업에 콘텐츠와 각종 서비스, 구독, 솔루션 등을 더해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모델을 제시했다. 축적된 디바이스와 데이터, 노하우라는 무기를 서비스와 결합해 하나의 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LG전자 조주완 CEO가 그간 회사의 성과를 소개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LG전자 조주완 CEO가 그간 회사의 성과를 소개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예를 들어 TV의 경우 현재 세계적으로 2억대 이상의 LG전자 제품이 사용되고 있고, 상당수 제품이 스마트화돼 있어 서비스 플랫폼으로 전환할 수 있는 배경이 마련돼 있는 상태다. 콘텐츠 측면에서는 OTT 구독 등 시청에 필요한 비용을 줄이기 위해 광고 시청이 확대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TV는 또 다른 광고판으로 기능하게 된 것이다.

이를 위한 세부 과제로는 모수 확대와 고객 맞춤형 광고 솔루션, 양질의 콘텐츠 확보를 제시했다. 모수 확대를 위해서는 다양한 TV 제조사에 웹OS를 공급하고, 차량용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기기에도 적극적으로 도입할 방침이다. 광고 솔루션 확보를 위해 미국 알폰소를 인수했으며, 콘텐츠 측면에서는 파라마운트와의 전략적 협업 등 OTT업계와의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 

■ B2B 주력 사업화

B2B 사업은 전장과 HVAC(가정·상업용 냉난방공조)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키워나갈 예정이다. 전장 사업의 경우 인포테인먼트, 전기차 파워트레인, 차량용 조명 시스템 등 3개 사업을 바탕으로 연평균 30% 성장을 기록하고 수주잔고는 100조원에 육박하는 등 중요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현재 모빌리티 산업과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 기술과 디지털 기술 진화 등이 보편화되고 있는 만큼, 이 같은 니즈에 적극 대응하고 인사이트를 적극 활용해 2030년까지 매출을 2배 이상 키워 20조원 이상의 글로벌 탑티어 업체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HVAC 사업의 경우 북미 IRA와 유럽 그린딜 정책 등 탈탄소화를 위한 정책으로 친환경 제품에 대한 니즈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냉방뿐만 아니라 난방, 제습, 청정까지 포함하는 개념으로, 글로벌 950달러 규모의 매력적인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그 중 북미·유럽이 37%를 차지하고 있다. 

12일 LG전자가 공개한 주요 사업계획은 B2B 성장 가속화와 플랫폼 활용 서비스 사업, 신사업 진출 등으로 요약된다. ⓒ투데이신문
12일 LG전자가 공개한 주요 사업계획은 B2B 성장 가속화와 플랫폼 활용 서비스 사업, 신사업 진출 등으로 요약된다. ⓒ투데이신문

이에 LG전자는 북미·유럽 등 선진국에 생산거점과 R&D, 영업 및 유지보수 등 현지 완결형 체제를 구축할 방침이다. 뿐만 아니라 ESS(에너지 저장 시스템)와 HEMS(가정 에너지 관리 시스템), VPP(가상발전소) 등을 통합한 홈 에너지 플랫폼 영역에 진출하고, 신규 투자를 확대해 글로벌 탑5 브랜드로 육성해나갈 계획이다. 이미 유럽은 매출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고, 북미에서도 다양한 인센티브와 제품 보급이 촉진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 조 사장의 설명이다.

■ 새 물결에 대응하기

조 사장은 LG전자가 진출해야 할 신사업을 ‘빅 웨이브’로 명명했으며, 구체적인 분야로는 전기차 충전사업과 디지털 헬스케어 등을 지목했다. 먼저 전기차 충전사업의 경우 2단계로 나눠 진행할 방침이다. 초기에는 리더십과 안정된 유지보수를 제공하는 충전기 사업자로서 시장의 니즈를 탐색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충전 솔루션 업체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것이다. 

상반기 동안 30개 이상의 고객사를 통해 잠재 수요를 조사한 결과 잦은 고장과 느린 속도의 유지보수, 불편함 등이 지적됐으며, LG전자 서비스망을 활용하면 빠른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자사의 강점인 제조역량과 글로벌 오퍼레이션 및 서비스망, 버티컬 고객 네트워크를 활용해 빠르게 조 단위 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것이 그의 포부다. 

디지털 헬스케어의 경우 병원 중심 치료에서 예방과 사후관리로 확장되는 흐름에 따른 것이다. 디지털 기술을 통한 가정으로의 진입 기회를 포착했으며, 이미 북미에서 파트너사 암웰과 함께 자체개발 솔루션을 제공해 병원 내 원격진료 솔루션을 운영 중이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실리콘밸리 소재 북미이노베이션센터를 통해 전략적 투자를 이어갈 방침이다.

LG전자 조주완 CEO가 주요 사업계획과 브랜딩, ESG 등 미래 비전에 대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LG전자 조주완 CEO가 주요 사업계획과 브랜딩, ESG 등 미래 비전에 대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브랜딩과 ESG 경영 부분도 중요한 포인트로 지목했다. 타협 없는 고객경험과 인간 중심 혁신, 미소짓게 하는 따뜻함 등을 중심으로 한 브랜딩 활동을 펼칠 예정이며, 고객이 경험하는 모든 접점에서 ‘라이프스굿(Life's good)'의 가치를 느끼게 하고, 따뜻하고 미소가 지어지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방침이다. ESG 경영 측면에서도 현재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 고객들, 지구 공동체의 더 나은 삶을 함께 만들어가기 위해 자사와 협력사, 고객들까지 공감하고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다.

조 사장은 “‘가전은 역시 LG’로 대표되는 과거의 성공에 머물지 않고, 고객의 다양한 경험을 연결하는 진정한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의 도약을 약속드리겠다”며 “저를 포함한 구성원들이 치열하게 고민해 세운 비전이며, 이 목표를 향해 모두가 같은 목표를 바라보고, 일하는 방식과 소통하는 방식까지 리인벤트(Reinvent, 재창조)함으로써 새로운 LG전자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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