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 해외 부동산 투자 비중 오피스가 절반
상업용 부동산 대출 연체율 하반기까지 증가 전망

[사진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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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박중선 기자】 국내 증권사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체율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공실률이 높아 임대지표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오피스 투자가 전체 해외부동산 투자의 절반인 것으로 나타나 추후 투자 손실 현실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주요 증권사들이 투자한 해외부동산의 규모는 약 15조5000억원으로 집계돼 해외 상업용 부동산 중심으로 리파이낸싱 부담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부동산 투자가 가장 많이 이뤄진 지역은 미국이다. 약 7조2850억원으로 전체의 47%를 차지했다. 이어 유럽(26%), 아시아(12%), 영국(8%) 순이었다. 특히 최근 공실률 증가세가 뚜렷한 영국을 포함한 유럽과 미국은 전체의 81%를 차지했다.

용도별로 살펴보면 오피스가 약 7조7500억원으로 전체 비중의 50%를 차지했다. 이어 숙박시설(17%), 주거용(12%), 물류(7%) 등이 뒤를 이었다. 

증권사의 해외부동산 국가별 비중(왼쪽), 해외부동산 용도별 비중(오른쪽) [사진출처=한국신용평가]
증권사의 해외부동산 국가별 비중(왼쪽), 해외부동산 용도별 비중(오른쪽) [사진출처=한국신용평가]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2022년 사이 한국 투자기관들이 매입한 유럽 부동산은 90건 이상으로 각 건물당 매입가도 약 2억유로(약 2900억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한 재택근무 확산으로 오피스 수요가 줄어들고 글로벌 긴축기조로 금리까지 뛰면서 대출 상환에 경고등이 켜진 상황이다. 

실제로 오피스 연체율은 올해 들어 눈에 띄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신한투자증권 한세원 연구원은 “오피스 연체율은 1년 전 1.68% 수준에 불과했으나 6월 기준 4.5%까지 도달한 상태”라며 “특히 오피스 자산군의 상업용 부동산 저당증권(CMBS) 특별관리율(Special Servicing Rate)은 한 해 동안 두 배 넘게 증가해 지난 201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짚었다.

이어 한 연구원은 “이는 대규모 임차인 이탈로 인한 공실 증가 혹은 시장 불확실성 확대로 인한 채무 불이행이 가시화되는 경우 등에 나타난다”며 “하반기 동안에도 오피스 자산을 중심으로 상업용 부동산 저당증권 대출 연체율 증가와 담보 실행 위험은 꾸준히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감독 당국도 각 증권사들에게 해외부동산 투자 리스크 자체 점검 실시와 최대한 보수적인 충당금 산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금융감독원 황선오 부원장보는 “해외 대체투자의 경우 건별 금액이 크고 지분이나 중·후순위 대출 방식으로 투자된 경우가 많아 증권사 건전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손실 징후가 발생할 경우 재무제표에 적시 반영될 수 있도록 상시적으로 자체 점검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해외 부동산 투자는 중소형 증권사보다 대형사를 중심으로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대형증권사 9곳의 전체 자기자본은 56조7000억원으로 파악되며, 이 중 해외부동산펀드와 부동산담보대출, 우발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24%였다. 반면 중소형 증권사 17곳은 전체 자기자본(18조4000억원) 중 해외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11%로 대형사 대비 낮은 수준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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