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경영인 지난해 대비 자사주 보유량 8% 증가
【투데이신문 박중선 기자】 최근 대기업을 중심으로 주가하락 시 최고경영자(CEO)들이 직접 주가방어를 위해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증시가 쏠림 현상으로 일부 종목을 제외하면 부진한 가운데 책임 경영을 통한 주주들과의 소통으로 신뢰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29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매출기준 상위 500개 기업 중 상반기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354개 기업의 414명의 전문경영인 대표이사 자사주 보유현황을 조사한 결과 185명(44.2%)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보유한 자사주는 지난해 824만8729주에서 올해 상반기 889만2589주로 7.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가장 많은 자사주를 늘린 대표이사는 메리츠금융지주 김용범 대표이사 부회장이었다. 김 부회장의 보유주식은 32만주로 지난해 상반기 4만주에서 지난 3월 29만3147주로 크게 비중을 늘렸으며, 이번 달에만 2만6863주를 추가로 매입했다.
다음으로는 SD바이오센서 허태영 대표이사였다. 허 대표는 지난해 상반기 말 25만8465주에서 올해 상반기 48만3435주로 2배 가까이 자사주를 사들였다.
미래에셋생명의 각자대표를 맡고 있는 변재상 대표와 김재식 대표도 각각 지난해 대비 올해 자사주를 3만주씩 늘렸다. 이어 대신증권 오익근 대표가 2만4727주를 늘려 7만3785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교보증권 박봉권 대표는 1만3465주를 사들이며, 2만5848주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다.
주요기업 CEO 가운데서는 삼성전자 경계현 DS부문장 사장이 1년 사이 3000주를 늘려 2만1050주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 박정호 부회장도 지난해와 올해 자사주 매입을 계속 늘려 2만2114주로 늘어났다. SK 장동현 대표이사 부회장은 올해 2월 3061주를 추가 매입하면서 9934주가 됐으며, SK텔레콤 유영상 대표도 지난해 대비 4634주의 자사주 추가 매입으로 1만1974주를 보유하게 됐다.
LG그룹에서는 LG전자 조주완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3월과 6월 각각 2000주와 1000주를 매입하면서 5373주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LG에너지솔루션 권영수 대표이사 부회장과 LG이노텍 정철동 대표이사 사장이 각각 1000주씩 늘였다.
전문경영인 중 자사주 평가액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난 이는 크래프톤 김창한 대표로 총 54만8455주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지난 25일 종가 기준 864억원이었다.
SD바이오센서 이효근 대표이사의 자사주 평가액이 556억원으로 뒤를 이었으며, 에코프로비엠 최문호 대표이사 사장(421억), 셀트리온 기우성 대표이사 부회장(194억) 순으로 집계됐다.
